"빌베이 필두로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 발자취 남길 것"

발행날짜: 2025-06-05 05:30:00 수정: 2025-06-05 16:23:31
  •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 극희귀 간질환 분야 진출 출사표
    "기업철학 한국도 적용, 작지만 일하고 싶은 회사 만들 것"

소아 질환 치료제 개발 의지를 바탕으로 임상현장에서 그 위상을 공고히 해왔던 입센코리아. 최근 '환자와 사회를 향한 연대 (Focus. Together. For patients and society)'라는 기업 전략 아래 종양학과 희귀질환 분야에서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입센코리아는 한국진출 28주년을 맞은 올해 또 하나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담즙정체성 희귀 간 질환 치료제 '빌베이' 등 신약 등을 앞세워 종양학과 희귀질환 분야 대표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부터 이러한 중책을 맡고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가 바로 양미선 대표다.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는 소아 희귀질환 중심으로 치료제 라인업을 확장, 5년 내 국내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5일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사진)를 만나 혁신 의약품 국내 도입 방안과 함께 2029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위한 전략 등을 들어봤다.

소아 희귀질환 바탕 입센 레거시 전략

프랑스 기반 글로벌 기업인 입센(Ipsen)은 성조숙증 치료제 '디페렐린(트립토렐린)' 등을 중심으로 소아 질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제약사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희귀질환(rare disease)과 희귀암(rare cancer) 치료제 개발과 공급에 집중, 소아 질환 특화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해 나가고 있다.

양미선 대표도 입센코리아만이 가진 매력을 느껴 지난해인 2024년 하반기 합류했다.

그는 "회사의 규모에 비해 전략적 포커스가 매우 명확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며 "더욱 매력적으로 느꼈던 부분은, 앞으로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미선 대표 부임 후 입센코리아는 국내 임상현장 치료제 공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신장암 치료제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 치료제 '디페렐린', 말단비대증 및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소마툴린(란레오티드)'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에 더해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선 것.

2023년 정부의 신속 허가-급여-협상 병행 시범사업에 선정된 담즙정체성 희귀 간 질환 치료제(Progressive Familial Intrahepatic Cholestasis, PFIC) '빌베이(오데빅시바트)'가 대표적이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필요성 '재논의' 판정을 받고 조만간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양미선 대표는 "빌베이는 담즙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우 드물게 발병하는 극희귀질환(ultra-rare disease)인 PFIC 치료제로, 기존에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대부분의 경우 간 이식이 필요했다"며 "어린 자녀에게 간 이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결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초로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10월에 모든 서류를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에, 빌베이 급여 논의 진행 속도가 사실 굉장히 빠른 편에 속한다"며 "정부와 회사 간에는 본질적으로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 약제가 여러 번에 걸쳐 논의가 되고 있는 이유는, 결국 한 명의 환자라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정부 역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제를 공급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급여 의지를 드러냈다.

양미선 대표는 빌베이를 시작으로 향후 3~4년간 매년 국내 임상현장에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치료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희귀 간질환 치료제인 아이커보(Iqirvo, 엘라피브라노)도 출시 준비 중이다.

그는 "소아 PFIC 치료제 빌베이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고, 이어서 '알라질 증후군(Alagille Syndrome, ALGS)'에 대한 적응증 확대도 준비 중"이라며 "아이커보는 단순한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PBC) 치료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 '간 내 담즙 정체성 질환'이라는 영역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미선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희귀질환 분야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이런 히스토리를 희귀암 분야까지 치료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전략적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는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라는 기업 비전을 소개했다.

"제약업계 베테랑? '신임 GM'으로 성장"

사실 양미선 대표는 지난 20여년 간 다국적 제약업계에서 활동하며, 주요 빅파마 블록버스터 품목들의 국내 임상현장 성공을 이끌어 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양미선 대표는 이전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 '타그리소'의 1차 치료제로의 보험 급여 확대,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함께 국내에 도입한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 '엔허투'의 보험 급여 적용을 이끌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서는 HIV치료제 '빅타비', 한국MSD에서는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의 성공적인 발매를 이끈 바 있다.

국내 임상현장에서 큰 족적을 남기고 있는 치료제의 출시 및 급여적용을 함께 한 셈이다.

양미선 대표는 이 같은 경험과 최근 신약 출시를 성장 모멘텀(gross momentum)으로 삼아 입센코리아를 한 단계 성장 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희귀질환 분야를 많이 언급했지만, 항암제 포트폴리오도 갖추고 있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첫째는 희귀질환, 둘째는 종양학"이라며 "종양학 중에서 가시권에 있는 약은 '토보라페닙(tovorafenib)'으로,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pediatric Low Grade Glioma, pLGG)에 쓰이는 치료제. 현재 이 약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3~4년 내 매년 신제품 출시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양미선 대표는 "입센코리아 전 직원 수는 약 65명 정도이며, 현재 사업 규모는 6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4년 안에 비즈니스 규모를 1000억원까지 확장'하자는 목표를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했다"며 "희귀질환 분야는 블록버스터 제품이 중심이 되지는 않지만, 기존에는 없던 비즈니스가 점차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미선 대표는 신임 GM(General manager)으로서 입센코리아를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로 만들어내겠다는 개인적 목표를 전했다. 이에 따라 GM 취임 후 양미선 대표가 가장 먼저 했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입센코리아의 비전을 새롭게 수립하는 작업이었다.

그는 "일당백의 자세가 필요하다. 빅파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역할의 영역(gray area)이 있는데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이 많다"며 "이러한 문화는 직원들이 커리어를 확장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미선 대표는 "일반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은 매우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입센은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케어하고자 하는 태도가 조직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케어링(caring)을 중시하는 DNA가 있는 것 같다. 이를 입센만의 고유한 조직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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