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BTK 억제제 급여 1년, 치료효과 체감 중이죠"

발행날짜: 2025-05-21 05:30:00
  • 김대식 고대구로병원 교수, 브루킨사 임상현장 도입 평가
    "고령 환자 '심장 독성' 부담 줄어…치료중단 비율 적어"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CLL)은 과거 비교적 드문 질환으로 속하는 동시에 세포독성 항암제 이외 주요 치료옵션이 부족한 대표적인 질병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ruton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 등 새로운 치료제가 도입되고 임상 현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임에 따라 Chemo-Free(세포독성 항암제 사용에서 벗어난)로 치료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2세대 BTK 억제제인 '브루킨사(자누브루티닙, 베이진 코리아)'가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되면서 임상현장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대식 고대구로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2세대 BTK 억제제 브루킨사 등장으로 국내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21일 김대식 고대구로병원 교수(혈액내과)를 만나 CLL과 소림프구성림프종의 질환 특징 및 국내 치료 현황을 알아보고 2세대 BTK 억제제 등장에 따른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치료옵션 확대 속 선택 잣대 된 약제 '내약성'

CLL은 성숙한 림프구가 골수를 비롯한 혈액 및 림프 조직에 축적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비교적 드문 질환에 속한다. 임상현장에서는 림프구가 말초 혈액보다 림프절이나 림프구에 침착해 림프절 비대를 형성하는 소림프구성림프종(Small Lymphocytic Lymphoma, SLL)과 동일한 질환으로 간주된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CLL 발병률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환자 수는 지난 5년간(2019~2023) 1461명에서 2195명으로 약 50% 증가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더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진단 시 평균 연령은 70세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브루킨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CLL 1차 치료로써 표준옵션을 의미하는 'Preferred regimen'으로 권고되고 있다. 복지부도 이를 반영해 지난해 6월부터 브루킨사를 '만 65세 이상의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CLL 또는 SLL 환자에서의 단독요법,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CLL 또는 SLL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건강 보험 급여를 적용했다.

김대식 교수는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급여 적용을 통해 브루킨사가 임상현장 표준옵션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세대 BTK 억제제로 분류되는 이브루티닙은 급여 적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1차 치료제로 사용되기 시작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며 "다만, 이브루티닙은 부정맥이나 심장 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문헌상으로도 5~10% 정도 보고되고 있고, 실제로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향도 있다. 2세대 BTK 억제제인 브루킨사는 생각보다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고령 환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브루킨사는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ALPINE'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브루티닙과 비교한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였던 전체 반응률(ORR)에서 브루킨사군은 83.5%, 이브루티닙 군은 74.2%를 보임으로써 1세대 BTK 억제제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브루킨사는 이브루티닙 대비 전반적인 심장혈관 관련 안전성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관찰됐으며 특히 심장 질환 발생률, 심장 관련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혹은 사망 모두 브루킨사 군에서 낮게 보고되었으며, 이상반응에 의한 치료 중단 비율 또한 브루킨사 군에서 낮아, 기존 BTK 억제제 대비 우수한 내약성이 검증됐다.

이를 기반으로 김대식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가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CLL 환자 수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일반화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2세대 BTK 억제제를 사용하면서 아직까지 크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은 환자가 없었다. 용량 감량을 한 환자도 많지 않았다"며 "경험 상 80대 환자 한 명 정도만 용량 조절을 했을 뿐, 70대 후반 환자에서도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치료 경험을 공유했다.

김대식 교수는 "고령 환자에게 브루킨사를 사용하는 데 있어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느낀 것은 맞다"며 "임상 연구에서도 기존 이브루티닙 대비 부작용으로 인한 용량 감량이나 치료 중단의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동일하게 체감했다"고 평가했다.

1세대→2세대 치료제 스위칭 변화 주목

그렇다면 브루킨사가 급여로 적용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임상현장 치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여기서 김대식 교수는 기존 1세대 BTK 억제제의 부작용인 심장독성 문제를 경험한 환자들이 약제 변경여부에 주목했다.

참고로 현재 급여기준 상 기존 BTK 억제제 치료 실패 시 약제 변경이 불가하다. 다만, 치료 실패가 아닌, 심장 독성 등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가 치료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 변경이 허용된다.

이를 바탕으로 김대식 교수는 "브루킨사 급여 전 이브루티닙으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 중에서 심장 독성 문제를 경험한 경우에는 브루킨사로 변경하는 환자들이 있었다"며 "브루킨사에서는 약제를 변경해야 할 정도의 케이스를 직접 경험한 적은 아직 없었다"고 치료 경험을 전했다.

김대식 교수는 "이브루티닙에서 부작용이 심해져서 브루킨사로 가는 경우라면 몰라도 브루킨사를 사용하다 다시 이브루티닙으로 되돌아가는 게 맞는지에 대한 부분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만약 브루킨사에서 이브루티닙으로 변경해야 한다면 다음 치료제에 대한 남은 옵션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브루킨사가 빠르게 임상현장 표준옵션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를 활용한 최적의 치료전략을 마련하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브루킨사는 병이 진행하는 동안에는 계속 쓰는 약이기 때문에 치료하는 동안 병이 악화되고 진행이 계속되면 치료제 변경을 고려할 수 있겠다"며 "CLL 치료에 BTK 억제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네토클락스도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베네토클락스를 2차 치료에서는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식 교수는 "현재 브루킨사의 경우 1차 치료에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중앙생존기간(median overall survival)에 도달하지 않았고, 5년 이상 반응이 유지되는 환자가 절반 이상으로 확인된다"며 "다른 혈액암에 비해 CLL에서는 치료제 라인 체인지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치료 전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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