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심전도 수가 적용 1년…디지털헬스 생태계 엿봤다

발행날짜: 2023-02-23 12:00:08
  • 수가 신설로 달마다 2000명 이상 진료…제약사 영업 경쟁 치열
    산업계, 국내 임상현장 발판 삼아 해외로…임상병리사 '귀한 몸'

혁신 의료기기로 기대를 모으면서도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좀처럼 활성화가 어려웠던 웨어러블 심전도(Wearable ECG) 검사기.

정부의 수가 신설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은 스타트업과 제약사, 임상현장 활용이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 대표적인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대학병원 순환기‧심장내과를 넘어 종합병원과 내과 중심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산업계는 올해 임상현장에서의 활용 사례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 생태계가 형성됨에 따라 임상병리사 등 인력수급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 임상현장에 출시된 주요 기업들의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제품사진이다.

수가 신설 1년 활용도 증가 확연…임상병리사 존재감 'UP'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는 선별급여 형태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활용할 수 있는 수가를 신설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Holter Monitoring) 항목을 기존 48시간 이내 외에 ▲48시간 초과 7일 이내 ▲7일 초과 14일 이내를 신설해 세분화했다.

이전까지는 장기 연속 검사에 대한 의료행위료 부재로 관련 기기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수가를 인정받으면서 의료현장에서 활용도가 커진 것이다.

기존 홀터기록 행위수가가 24시간 단일 기준으로 한정됐었지만, 고시 개정으로 최대 14일까지 확대되면서 수가도 기존 5만원에서 약 4배 이상 증가한 20만원까지 확대되면서 장비료 투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의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그동안 부정맥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 행위 수가를 1일만 인정됐지만, 지난해부터 14일까지 확대됐다"며 "동시에 관련 기기가 발전하면서 환자 입장에서 착용감도 훨씬 편해졌다. 활용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수가가 신설된 지 1년,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가 얼마나 늘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심전도 감시 홀터기록 48시간 초과 7일 이내' 코드를 활용한 수가 청구가 매월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확인이 가능한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의 청구현황을 확인한 결과, '48시간 초과 7일 이내'로 심전도 감시 환자는 지난해 2월 486명에서 6월 2070명으로 매월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월별 총사용량도 같은 시기 500건에서 2128건으로 매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진료액수로 따진다면 수가 신설 5개월 동안 약 9억 4000만원의 진료비가 청구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자료를 메디칼타임즈가 재구성한 것이다.

또한 '7일 초과 14일 이내'인 장기 심전도 검사 활용은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23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까지 14일 이내까지 활용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가기 많이 없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가신설에 따른 지난해 기대감을 고려한다면 임상현장의 활용도가 크지는 않다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는 부분. 이를 두고선 임상현장에서는 수가 신설 초가라는 점을 설명하며 앞으로 활용도는 늘어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업들을 중심으로는 업그레이드된 제품 혹은 일회용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며 비급여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는 한편, 전국을 대상으로 한 '제품설명회' 개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박근태내과)은 "아직까지 시장 초기인 만큼 성장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건강검진 활용을 위한 일회용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도 출시되고 있는데 대형 검진기관을 비롯해 기존 의료기관에서 별도 기기가 있는데 일회용을 추가로 사서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궁금증도 존재한다. 향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의료기관과 기업 간의 '임상병리사' 인력 수급난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산업 생태계 마련에 따라 기업들이 검사기록 판독을 위한 임상병리사 채용이 늘어나면서 임상현장에서 경력이 풍부한 인력들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사들이 임상 간호사 채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임상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이동하는 사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임상현장에서 경험이 필요한 임상병리사가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임상병리사가 필수기에 업계에서 인력 채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임상현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인력이 관련 산업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임상현장에서의 근무적인 부담감이 덜하다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는 작다…해외로 눈 돌리는 기업들

이 가운데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시장에서 경쟁 중인 주요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수가 적용을 통해 임상현장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사례를 경험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대표적인 기업이 메쥬와 동아에스티. 최근 동아에스티는 메쥬와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및 플랫폼 '하이카디'에 대한 해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달 31일 동아에스티 서울 본사에서 체결된 동아ST-메쥬 '하이카디' 해외 판권 계약 체결식에서 김민영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박정환 메쥬 대표이사(왼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미 국내 판권도 도입한 상황에서 해외 판권 계약까지 추진, 해외시장까지 메쥬와 손잡고 적극 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국내 임상현장 영업‧마케팅 시 하는 '코프로모션' 계약과 유사하다.

동아에스티 박희봉 디지털 헬스케어팀장은 "지향하는 바는 의료를 보조하고 진료행위에 도움을 주고자 함"이라며 "현재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기업들과 코프로모션 형태로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하이카디를 중심으로 올해 해외사업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새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미약품과 손잡은 에이티센스의 경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태세다.

북경한미약품과의 업무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일본 등 추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에이티센스 관계자는 "국내 의원급 의료기관 영업‧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미약품과 중국 시장 진출도 함께 논의 중"이라면서 "일본 등의 경우 현지 이해도가 높은 기업들과의 업무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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