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효과없다" 자필 편지 꺼내든 의사회

발행날짜: 2015-01-08 11:39:17
  •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진료실 환자 설득·편지쓰기 전개

"의료계 단체가 내놓는 성명서가 지금껏 무슨 효과를 봤나?"

정부의 '반 의료' 정책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료계가 활용해 왔던 성명서에 대한 자기 반성이 나왔다.

사실상 '선언'에 그치는 성명서로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진료실에서의 환자 설득과 자필 편지 보내기 운동으로 실질적인 의료계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서울시의사회와 공동으로 ▲진료실 환자 설득전 ▲자필 편지 쓰기 운동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계가 줄곧 정부의 반 의료 정책에 대해 수 많은 성명서를 내보냈다"며 "하지만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는 성명서로는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한 반성으로 진료실 내에서 환자를 설득하기 위한 문안을 작성해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며 "첫 공론화의 대상으로 노인정액제 개선을 주제로 잡아 환자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회가 작성한 '노인 정액제 문제, 이제는 해결돼야 한다'는 서명용지에는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쉽게 설명해 놨다.

예를 들면 "노인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1995년 70세 이상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된 노인 정액제는 2000년 65세 이상으로 대상을 넓혔다"며 "문제는 만성 질환 증가, 진찰료 인상 등 시대적 변화에도 상한액은 그대로여서 정액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식이다.

김 회장은 "의약분업 당시에도 적극적으로 이에 대해 설명한 의사들은 부족했다"며 "더욱 문제는 인터뷰 내용, 해법도 서로 조금씩 달라 의사들의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 의료 정책에 대한 공통적인 안내 문구를 개발해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설명하면 의사들은 그야말로 거대한 세력화를 할 수 있다"며 "짧게 설명해도 2분 정도 걸리지만 이렇게 동참했던 의사들은 추후 정책이 변경됐을 때 보람과 성취감,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이틀 만에 120부에 달하는 서명 용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설명에 애를 먹는 회원들을 위해 환자에게 설명하는 내용을 녹음해 내부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의사회는 자필 서명 운동에도 돌입한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곽경근 공보이사는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 운동의 경우 여론 형성의 좋은 툴이라고 생각해 추진하게 됐다"며 "65세 이상 정액제 문제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이 취합되는 대로 편지를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편지 쓰기 운동의 모티브가 된 것은 미국 의사협회의 대응 전략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실제로 2013년 미국의사협회는 'Fix Medicare Now' 캠페인을 통해 78만개의 이메일과 6000통의 전화를 의회에 걸어 정책에 의료계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요구한 바 있다.

김종웅 회장은 "미국 의사협회장의 말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은 의료계에 대한 적대적 정책 추진시 모든 회원이 상원, 하원의원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한다"며 "자필 편지 보내기로 의료계의 입장을 전달하면 불합리한 법안 발의를 사전에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말보다는 의사 회원들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며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 반대 성명서를 185만장을 받아 세를 과시한 것처럼, 의사들도 환자, 가족, 직원까지 설득해 의사들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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