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경제팀 이지현 기자

사직 전공의들의 본격적인 복귀가 시작되면서 수련병원들이 다시 한 번 긴장하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간 전공의들의 빈자리가 채워지는 과정에서 또 다른 잡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 수련병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장의 인건비 부담이다. 전공의 대신 진료지원인력으로 자리를 메워온 상황에서 복귀하는 전공의들의 급여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공의 복귀로 그동안 병동을 축소 운영했던 것을 확대해 운영할 수 있지만 당장 비용지출에 대한 부담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와 진료지원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해오던 것에서 다시 '전공의' 인력을 투입해 업무범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예상된다.
지난 1년 6개월간 정착한 업무를 재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병원 보직자들은 전공의 복귀 이후 직역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복귀' 자체가 아니라 '복귀 이후'다.
지난 1년 6개월간 진료지원인력이 전공의 빈자리를 대신해온 것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향후 10년을 넘어 100년 이후를 내다볼 수 있는 시스템을 안착시켜야한다.
수십년간 고질적인 문제였던 부분이 지난 1년 6개월간의 긴 터널을 거쳐오면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변화하기 적기다.
지난 2024년 2월, 의정사태는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당시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의학계에선 전공의 사직 사태 여파로 교수들이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손실이 컸다는 우려가 높았다. 그동안의 연구 공백을 채우려면 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전공의 복귀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올해 전공의가 정상적으로 배출돼야 향후 전문의는 물론 펠로우, 교수 등 미래 의료를 지켜나갈 의료진을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전공의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단순히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1년 6개월의 긴 터널을 지나며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