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논란 이어지던 로봇 기관지경 마침내 임상 정착하나

발행날짜: 2025-09-30 05:30:00
  •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회의에서 무작위 대조 임상 결과 공개
    미세 기관지경보다 접근성 우수…"진단율 최소 3배 이상"

접근하기 힘든 폐 부분에 로봇이 접근해 생검을 진행하는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효용성을 입증하면서 마침내 임상 현장에 정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존하는 다른 어떤 방법보다 진단율이 최소 3배 이상 높다는 것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일고 있는 가격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유럽호흡기학회에서 로봇 보조 기관지경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무작위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사진=ESC).

현지시각으로 오는 10월 1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진행중인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회의(ESC 2025)에서는 로봇 보조 기관지경의 효용성에 대한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로봇 보조 기관지경은 컴퓨터 단층촬영(CT)와 결합해 기관지경이 접근하기 힘든 부분의 종양을 찾아내고 의사가 생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의료기기다.

하지만 현재 미세 기관지경 기술이 워낙 발달돼 있는데다 기기값이 워낙 비싸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효용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 토마스 가이슬(homas Gaisl)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실제로 이러한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비용효용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무작위 대조 임상을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가이슬 교수는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매우 진보된 기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존 기관지경에 비해 더 좋은 효용성을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며 "더욱이 비용적으로 더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근거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폐암이 의심되는 78명의 환자를 모집하고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이 환자들은 폐 바깥쪽 가장자리에 총 127개의 비정상적인 종양을 가지고 있었으며 종양의 평균 크기는 11mm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기존 기관지경으로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이었다.

이 환자들은 CBCT와 로봇 보조 내시경을 시행한 그룹과 현재 표준 검사법인 X레이 유도 미세 기관지경을 하는 그룹으로 무작위로 배정됐고 검사 후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표준 검사법, 즉 X레이를 보며 미세 기관지경을 삽입하는 검사를 받은 환자 중에서는 23%만이 생검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CBCT와 로봇이 유도하는 기관지경을 받은 환자는 84%나 종양에 정확하게 접근해 생검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표준 검사법으로 검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전제로 다시 CBCT와 로봇 보조 기관지경을 실시한 결과 93%의 환자가 성공적으로 생검을 진행하는데 성공했다.

표준 검사법에 비해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확실하게 접근성이 좋으며 심지어 미세 기관지경으로 접근할 수 없는 부위도 효율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로 인해 다른 요인들을 모두 제외하고 순수하게 검사법만으로 진단율을 비교하자 CBCT 기반의 로봇 보조 기관지경은 다른 기관지경 검사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높은 진단율을 기록했다.

기존 기관지경으로는 암으로 진단되지 않는 1기 환자들이 로봇 보조 기관지경 검사를 받으면 진단된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로봇 보조 기관지경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마스 가이슬 교수는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다른 기관지경 검사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기는 하지만 기존 기기로는 진단이 불간으한 환자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하지만 현재 유럽 전체에서도 이 기기가 도입된 곳은 20곳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로봇 보조 기관지경을 활용하면 폐의 거의 모든 부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환자들이 조기 진단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른 의학자들도 로봇 보조 기관지경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치료 부분까지 결합할 경우 효용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가 로봇 보조 기관지경에 대한 비용효과성 논란을 일부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호흡기학회 중재적 폐질환 전문가 그룹 의장인 알레스 로즈만(Aleš Rozman) 교수는 "폐암은 유럽에서만 매년 25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로봇 보조 기관지경이 미세 종양을 월등하게 더 높은 확률로 진단할 수 있다면 추가되는 비용에 충분한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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