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중독, 전문치료제 필요"

발행날짜: 2010-12-27 06:46:48
  • 금연클리닉 탐방②21세기 연세의원 박수연 원장

새해를 앞두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안전하고 확실하게 금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금연클리닉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년부터 담뱃값 인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사회적으로도 금연 기업문화도 조성되고 있어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금연클리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말 기획으로 금연클리닉 전문의를 찾아 성공 운영 노하우와 개업에 도전하는 전문의를 위한 조언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금연치료, 각종 질환 예방의 첫걸음"

분당 21세기 연세의원의 금연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박수연 원장은 금연 클리닉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주목했던 것은 아니었다.

21세기 연세의원 박수연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금연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치료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개인 의지의 문제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비만인 사람들을 게으르고, 의지가 부족한 사람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운동과 식사 요법은 물론 약물치료도 병행하는 다각적인 치료법이 이루어지고 있죠. 흡연도 이와 같은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가 흡연을 치료의 대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전문의약품인 금연치료보조제 챔픽스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심장·폐질환이 있으면서도 금연하지 못하시는 환자를 보면서, 안전하고 확실하게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흡연은 더 이상 개인의 기호가 아닌,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이죠. 니코틴 중독은 치료해야 할 질환입니다. 환자에 따라 약물 치료를 통해서라도 금연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느끼던 중 금연치료 전문 처방약이 등장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죠."

박수연 원장은 3년 전부터 상담, 행동치료, 약물치료를 함께 제공하는 금연 클리닉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환자들의 거부감이 있었다.

흡연이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약물로 인한 금연의 효과에 대해 신반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적인 치료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자, 환자들이 먼저 약물 처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로 금연 치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금연에 성공한 후 성인병까지도 개선돼 건강을 되찾게 됐다. 흡연은 각종 암과 심장, 호흡기 질환 등을 발병시키고,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도 꼭 치료돼야 할 질환인 것이다.

"금연치료, 치료제 선택이 중요"

박수연 원장의 금연치료에 대한 인식은 확고하다. 흡연이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흡연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의 기호 문제로 그치지 않습니다. 비흡연자도 가족이나 직장 동료, 길거리 흡연자를 통해 흡연한 것과 마찬가지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흡연은 니코틴 중독이라는 질환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금연클리닉 초기에 환자들은 흡연이라는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상담 단계에서부터 거부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처방약으로 금연 치료를 시작하면서, 이런 부정적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방약을 통해 금연을 성공하자, ‘약을 먹으면 낫는 병’이라는 자연스러운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금연 치료에 약물요법은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 30년간 하루 두 갑씩 흡연을 하시는 60대 할머니도 약물요법을 통해 금연에 성공한 적도 있습니다. 그 동안 여러 번의 금연 시도를 실패한 환자였지만, 3개월간 꾸준히 약물치료를 통해 완전히 담배를 끊는데 성공했습니다."

박수연 원장에 따르면 금연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하게 되면 금연 성공률은 50% 이상이다.또한 장기적으로 금연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니코틴 패치나 껌처럼 단순히 니코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쾌감중추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드는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해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금연치료의 전문성을 강조하면, 역으로 흡연이 질환이라는 인식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연 전문 클리닉이 더욱 활성화 되면 자연스럽게 흡연자들이 금연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적절한 동기 부여가 금연 성공률 높여"

병원에는 금연진료 전문 병원임을 홍보하는 배너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금연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적은 편이었다. 박 원장은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들은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질문지를 통해 흡연여부를 확인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진료 상담 시에 환자 별로 금연을 유도하는 설명을 진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상담이 중요합니다. 아내가 임신한 남편의 경우에는 태아에게 간접흡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설명 드립니다. 남편이 흡연자인 경우 금연을 권유하고 내원하도록 말씀 드립니다. 흡연은 개인의 기호가 아닌 온 가족의 건강이 걸린 질환이기 때문이죠. 아내의 권유는 남편들에게 가장 좋은 자극제이기도 합니다."

아내의 권유로 내원한 환자라도 흡연의 폐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건강 상태를 진단해 주면, 자연스럽게 금연치료에 동의하게 된다고 한다. 그 다음 단계로 파거스트롬 설문지 등을 활용해 보다 구체적으로 흡연 습관을 파악하고 상태에 따른 금연치료법을 처방받게 된다.

"몇 번의 금연 실패를 경험한 환자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성공에 확신을 주는 상담이 중요합니다. 특히, 금연 중 흡연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금연 실패가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단계라고 설명하고, 재금연을 권유합니다. 이렇게 3개월 이상 금연치료보조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의 경우에는 환자들에게 처방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정확한 복약 방법과 부작용을 설명해서 환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면 치료에 대한 신뢰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연클리닉이 비만클리닉 앞서는 시대 올 것"

박수연 원장은 금연클리닉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비만 클리닉이 대중화된 것처럼, 금연클리닉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습니다. 건강 관련 TV프로그램에서 몸에 무엇이 좋다고 하면 다음날 바로 시장에서 동이 날 정도로 건강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50-60대 환자들을 중심으로 노년의 건강을 위해 금연클리닉 방문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부에서도 금연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캠페인과 정책에 힘쓰고 있는 것도 금연클리닉 운영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입사와 승진에 흡연여부를 반영하고 있어, 금연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상, 전문적이고 안전한 금연 방법을 찾는 환자들의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연 원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의료계에서 금연클리닉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단지 경제적 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의사로서 보람을 생각하고 시작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금연클리닉은 특별한 초기 투자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첫걸음이 환자와의 상담입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금연이 얼마나 필요한지 설득하고, 환자에게 맞는 금연 치료법을 처방해 주고, 끝까지 전문의를 믿고 복약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박수연 원장은 다음과 같은 포부도 덧붙였다.

"금연에 대한 상담치료 노하우나 행동·약물치료 정보를 다른 병원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서로 공유되면 흡연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하우를 쌓아 금연치료전문의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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