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팀 김승직 기자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시체주사'.
최근 인체조직 기반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를 둘러싼 논란에서 등장한 표현이다. 사망자가 기증한 피부조직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자극적인 명칭으로 소비되는 모습이다.
실제론 기증받은 피부조직을 가공해 세포외기질을 활용하는 제품이지만, 이런 차이가 소비자의 불안까지 해소하진 못한다.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제품의 안전성과 윤리성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ECM 스킨부스터가 미용 목적으로 활용되면서도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준하는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체조직의 비영리 원칙과 상업적 활용 사이의 괴리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기존 조직이식과 구분되는 관리체계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해 관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CM 스킨부스터에 아무런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 인체조직 관련 법령에 따라 기증자 적합성 검사와 조직은행 관리 등의 규제를 적용받는다.
쟁점은 치료와 재건에 사용하던 인체조직을 가공해 피부 미용 목적으로 주입하는 경우에도, 기존 조직이식 중심의 관리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다. 원료의 관리와 개별 제품의 안전성·유효성 검증은 구별해야 할 문제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시장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쪽에선 인체조직의 오랜 임상 경험을 근거로 안전성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시체주사'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위험성을 부각한다.
여기에 피부 재생과 탄력 개선 등 효과를 강조하는 제품 홍보까지 더해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엇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업체의 주장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명확한 기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가 과장된 홍보와 자극적인 논란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본질이다.
규제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품의 가공 정도와 사용 목적에 따라 어떤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요구할 것인지, 시술받는 환자에게 원료의 출처와 부작용 가능성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제품의 효능을 홍보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과 이상사례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절차 역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규제를 강화하거나 모든 ECM 제품을 의료기기로 분류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제품별 특성을 고려해 필요한 검증 수준을 정하고, 그 결과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산업계에도 이런 기준은 필요하다. 관련 기업들이 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반복된다면 충분한 근거를 확보한 제품까지 부정적인 인식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규제 기준이 불명확할수록 기업들이 쌓아온 임상 경험과 기술적 차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도 어려워진다. 명확한 기준은 소비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검증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시체주사'라는 표현이 ECM 스킨부스터 시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언어가 돼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이런 표현을 단순한 오해로 치부하는 것만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야 불필요한 불안도 줄이고 합리적인 선택도 가능해진다. ECM 스킨부스터 시장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는 홍보나 자극적인 논란이 아니라, 무엇이 검증됐고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분명히 하는 규제체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