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IMES 2026
"7년 후 당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AI 예측의 현주소는?
[메디칼타임즈=최선·김승직 기자] "당신은 7년 후 당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AI(인공지능)이 미래 건강, 특히 질병 위험도를 미리 알고 경고해 준다면 어떨까.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IMES 2026 현장은 한마디로 'AI의 임상 침투' 그 자체였다. 과거 전시회가 영상 해상도나 기계적 정밀도를 강조하는 하드웨어 경쟁의 장이었다면, 올해는 다양한 부스들이 "AI를 어떻게 접목했는가"를 설명하는 자리로 바뀔 정도로 'AI 대세론' 확인의 장이 된 것.단순 보조를 넘어, 진단·예측·치료·행정까지 의료의 전 주기를 관통하는 흐름이 드러나면서 단순한 시도가 아닌 거스를 수 없는 미래라는 인식도 같이 확산되고 있다.19일 코엑스 3층에 마련된 진단기기, 검사, 의료정보시스템관을 포괄하는 디지털헬스케어 특별관은 신기술 체험 및 기술 설명을 듣기 위한 인파들로 인산이해를 이뤘다.각종 부스들에서 심심찮게 AI가 붙은 홍보 문구가 눈에 띄일 정도로 KIMES 2026를 관통하는 주제로 자리잡은 것.먼저 빅플렉스 인터내셔널은 'ECG 기반 당뇨 위험도 예측' 기기로 참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채혈 과정 없이 단순히 손에 명함판 크기의 ECG 기기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당뇨 위험도가 나왔기 때문.심장 신호로 당뇨를 예측한다는 개념은 직관적이지 않지만 이 접근은 완전히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당뇨 환자에서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심박 변이도(HRV)가 감소하거나 QT 간격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패턴이 누적되는데, AI는 인간이 놓치기 쉬운 이런 미세한 전기적 특징을 다변량 패턴으로 학습해 위험도를 추정한다.즉 "심전도로 당뇨를 진단한다"기보다는 "심전도에 반영된 전신 대사 이상 신호를 읽어낸다"는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빅플렉스 관계자는 "침습적 혈액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스크리닝 도구라는 점에서 방향성이 명확하다"며 "일단 본인의 미래 당뇨 위험도를 바로 알려준다는 점에서 관람객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여성 관람객은 2~3분간 ECG 기기를 잡고 있자 곧 모니터 화면에 "당신은 7년 후 당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경고문구가 떴다.현장에서 체험해본 기기는 '헬스케어 키오스크'에 가까운 간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접근성의 문턱이 낮았다.눈을 통해 전신 질환을 읽어내는 시도도 한층 구체화됐다. 유엠아이옵틱스 부스에서 시연된 안저 촬영 장비 DOCTOR EYE/X-EYE는 카메라로 망막을 촬영한 뒤 AI가 수 초 내에 결과를 반환하는 구조다.이 기술의 핵심은 망막이 단순한 시각 기관이 아니라 '노출된 혈관 조직'이라는 점이다.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같은 질환은 미세혈관의 굵기, 분지 형태, 누출 패턴을 바꾸는데, 이러한 변화를 AI가 패턴 인식으로 잡아낸다.부스 관계자는 "실제로 수십만 장 규모의 안저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을 높은 정확도로 스크리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촬영부터 결과 출력까지 걸린 시간은 채 5초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실제로 50대 중반의 여성의 촬영 및 검사 결과 확인까지는 채 1분이 안 걸렸다. 안저 촬영 장비에 앉아 자세를 교정하는 사이 벌써 촬영이 끝나고 성별, 나이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하자 모니터에 안내문이 떴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X-EYE 인공지능을 이용한 판독 결과, 귀하의 좌안, 우안 안저 이미지는 정상입니다."'이상 소견 시 안과 의뢰'라는 명확한 포지셔닝 덕분에 1차 의료기관에서의 활용성이 특히 높아 보였다.여성질환 영역에서도 AI는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NTL 헬스케어의 자궁경부 촬영·판독 시스템은 초산 반응으로 변색된 조직 이미지를 분석해 병변 가능성을 선별한다.(시계 방향으로) NTL 헬스케어의 인공지능 자궁경부 촬영·판독 시스템, 이지스 AI 차트, 유엠아이옵틱스 안저 촬영 결과물, 빅플렉스 인터내셔널의 ECG 기반 당뇨 위험도 측정 기기수백만 건에 달하는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는 수 초 내 결과를 제시하며, 민감도는 고위험군 기준 90% 후반대에 이른다. 중요한 포인트는 '진단 대체'가 아니라 '선별 효율화'다.기존에는 세포검사, HPV 검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했다면, AI가 1차 필터 역할을 하면서 불필요한 검사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구조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이 같은 프리스크리닝 기술의 가치가 더 크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정신건강 영역에서는 측정과 치료의 통합이 눈에 띄었다. 브레인올은 EEG 기반 뇌파 분석과 rTMS 자극 치료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었다. 기존에는 뇌파 분석과 치료가 분리돼 있었다면, 이제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자극 위치와 강도를 조정하는 '피드백 루프'가 가능해진 셈이다.여기에 AI가 개입해 방대한 뇌파 패턴을 해석하고 치료 프로토콜을 추천한다. 아직은 의사 결정을 보조하는 수준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해석 과정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체감 효과는 분명해 보였다.의료의 또 다른 축인 '문서 노동'에서도 AI는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이지스헬스케어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은 진료 음성을 실시간으로 텍스트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SOAP 노트를 자동 생성한다. 여기에 과거 진료 기록을 요약해 보여주고, 유사 증상 기반 처방까지 추천하는 기능이 결합됐다. 직접 시연을 지켜보니 의사가 키보드를 거의 치지 않고도 진료 기록이 완성되는 구조였다. AI가 진단을 '대신'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진료 효율을 좌우하는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서는 이미 실용 단계에 들어섰다는 인상을 받았다.전시장을 돌며 느낀 공통점은 하나였다. 이제 AI는 더 이상 '붙이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의료기기의 핵심 경쟁 요소가 됐다는 점이다. 심전도, 망막, 자궁경부, 뇌파처럼 서로 다른 신호들이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인간이 직관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미세 패턴을 AI가 읽어내고, 이를 통해 '조기 발견'과 '의사결정 보조'라는 두 축을 강화하는 구조다.(시계 방향으로) 에이아이트릭스 부스와 전시 솔루션인 브이닥 프로 화면, 마이허브 부스와 전시 솔루션인 mai:BoneAge의 모습의료 AI 기술도 KIMES 2026의 한 축이다. 관련 솔루션은 단순 영상 판독을 넘어 환자 문진부터 실시간 모니터링, 사후 관리 등 진료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양상이었다.참여 기업들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연결성과 플랫폼화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플랫폼을 통한 개별 솔루션 통합과 전자의무기록(EMR) 연동을 통한 진료 흐름을 최적화하는 식이다. 파편화된 AI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의료 현장 도입 문턱을 낮춘 것.웨어러블 기기와 AI를 결합한 실시간 환자 감시 체계 고도화도 주요 흐름이다.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의료진의 관리 역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내시경 등 전문 검사 영역에서도 실시간 피드백 기능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이 두드러졌다.구체적으로 에이아이트릭스는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하는 AI 문진 및 진료 지원 솔루션 브이닥(V-Doc)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웠다.브이닥은 환자 증상에 맞춰 AI가 실시간 질문을 생성하고 의심 질환을 안내하는 앱이다.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85%의 정확도를 확보했으며 사진 업로드로 피부 질환 확인도 가능하다. 거리 기반 병원 안내 기능을 갖춰 의료법 테두리 내에서 환자 편의를 높였다.의료진용 브이닥 프로는 문진 내역을 요약해 EMR에 연동한다. 진료 중 음성을 구조화된 데이터로 변환해 기록 업무를 줄여주며 비트컴퓨터와 협업해 초진 기록지 자동 입력을 지원한다. 진료 후 맞춤 안내 메시지 발송 기능으로 환자 사후 관리까지 돕는다.현재 해당 솔루션은 강북삼성병원과 1차 의료기관 20여 곳에 도입돼 진료 효율을 높이고 있다. 향후 에이아이트릭스는 제휴 EMR 기업을 늘려나가는 한편,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안전한 AI 환경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마이허브는 의료 AI 통합 플랫폼 마이링크와 주력 솔루션 'mai:BoneAge'를 선보였다. 마이링크는 각기 다른 회사의 AI 프로그램을 하나의 서버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수골 영상 분석, 흉부 엑스레이 판독, 안저 촬영 기반 심혈관 진단 등 다양한 솔루션을 병원 환경에 맞춰 다중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현재 1000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도입해 운영 중이며, 타사 대비 높은 개방성을 바탕으로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 통로로도 주목받고 있다.핵심 제품인 mai:BoneAge는 소아 청소년의 골 연령을 분석해 최종 예측 키를 제시하는 솔루션이다. 마이허브는 지난해 11월 뷰노로부터 27억 원에 해당 기술을 인수하며 독자적인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마이링크는 개별 솔루션을 일일이 도입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결한 플랫폼으로 확장성이 장점인 만큼, mai:BoneAge 필두로 솔루션 보급을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왼쪽부터) 웨이센 부스에 AI 내시경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가 전시돼 있다.웨이센은 AI 내시경 솔루션 웨이메드 엔도의 성능을 고도화해 선보였다. 상용화 5년 차를 맞은 웨이메드 엔도는 현재 전 세계 250여 개 병원에서 사용 중이며, 사측 역시 검사 정확도와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위내시경에서 관찰 여부를 색상으로 보여주는 랜드마크 기능을 추가해 미관찰 구역을 최소화했다. 대장 내시경은 맹장 인식과 회수 시간 등 주요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검사의 신뢰도를 확보했다.환자 상담을 돕는 자동 리포트 생성 기능과 수련의용 교육 플랫폼도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리포트 기능은 AI 감지 영상을 템플릿에 자동 배치해 상담 편의성을 높였다. 트레이닝 툴은 해부학 구조와 병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자가 직접 실습할 수 있게 설계됐다.웨이센은 의료진 피드백을 수시로 반영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동 지역까지 도입 병원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시계 방향으로) 메쥬 부스와 전시 신제품 하이카디 M350, 메디아나 부스와 전시 솔루션인 유니파이드 모니터링 솔루션의 모습.오는 26일 상장을 앞둔 메쥬는 웨어러블 패치를 활용한 이동형 환자 모니터링 솔루션(ARPM)을 선보였다. 이번에 소개된 스마트 패치는 가슴에 부착해 심박수, 호흡수, 피부 온도 등 주요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진단한다.수집된 데이터는 게이트웨이를 거쳐 병원 서버인 라이브 스튜디오로 자동 전송, 의료진 한 명이 최대 256병상의 환자 상태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하이카디 M350은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단방향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다각도의 6채널 심전도(ECG) 측정이 가능하며, 별도의 손가락 장치 없이 패치 하나만으로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재 체온과 산소포화도 임상을 마쳤으며, 내년에는 혈압 측정 기능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메쥬는 환자 감시 장치 규격을 모두 획득해 패치를 부착한 상태에서도 제세동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는 의료 현장의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메쥬는 이번 신제품이 개별 측정에 따른 간호 인력의 부담을 덜고 의료 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메디아나는 의료 과정 전반의 연결성을 강화한 통합 솔루션을 선보이며 의료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메디아나는 이번 전시에서 병원 전 단계와 원내 단계를 아우르는 의료기기 라인업을 구성해 선보였다.핵심은 웨어러블 장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메디아나 유니파이드 모니터링 솔루션이다. 분산된 생체 신호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관련 제품은 상반기 중 인증을 마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 제조 허가를 받은 자동심폐소생기(ACMG)도 함께 전시했다.셀바스 AI와 협업해 생체 신호 분석 기능도 고도화한다. 올해가 의료기기 제조를 넘어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그 일환으로 단순 알림을 넘어 위험 신호를 사전에 안내하고 의료진의 워크플로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접목한다. 기존 환자 감시 장치 인프라에 웨어러블을 연동해 정보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