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도형 AI 전환 사업 속속 도입…의료 분야도 활발
"수가 체계 편입 등 경제적 보상·데이터 규제 완화 필요"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이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이어 이에 대한 적용을 서두르고 있는 것.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일회성 기술 보급이 아닌 의학적 가치 입증과 지속 가능한 보상 모델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4일 춘천시는 오는 6~10일까지 중국 우시시를 방문해 태호만 생명·건강 미래대회와 바이오산업 박람회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방문 기간 춘천시는 샹성의료와 우시 뇌 기계 과학 혁신시범센터 등을 찾아 현지 AI 의료기기 및 디지털헬스 산업 동향을 살핀다.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과 우시시 바이오의약산업협회 간의 업무협약도 체결될 예정이다.

이런 춘천시의 행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6년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춘천시를 통해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함이다. 춘천시 역시 이들 기업이 AI·디지털헬스 등 미래 첨단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기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달 1일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 사업에 참여할 신규 광역지방정부로 강원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를 최종 선정했다.
이 사업은 지역산업 특성을 반영한 대규모 AI 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에 AI 활용 및 확산을 목표로 한다.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 특화 산업과 수요에 맞춰 자율적으로 맞춤형 AI 전환(AX)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중 강원특별자치도는 주력 특화 산업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내세웠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에 참여한 제주특별자치도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 및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체계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 역시 제약·바이오를 주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기업의 AI 운용 수준을 진단해 솔루션 도입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AI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디지털 전환(AX)을 가속화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자체가 산업의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사업을 기획하면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주요 추진 분야는 AI 솔루션 개발 및 보급, 고성능 GPU 팜 등 인프라 구축, 현장 맞춤형 AI 전문 인력 양성 등이다.
이에 따라 사업 지역 기업의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임상 데이터 분석 효율성 증가, 제조 공정·품질 관리 정밀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 AI 기반 신약 개발 및 후보 물질 발굴, 디지털 병리 및 유전체 분석 솔루션, 질병 조기 진단 및 의료 영상 판독 솔루션 등의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에서 의료가 핵심 분야로 부각하면서 관련 학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이번 사업이 지역 기반 제약·바이오 산업 고도화와 AI 융합을 가속화할 기회라 평가하면서도, 실질적 성과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짚었다.
제약·바이오 분야 AI 전환이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의학적·산업적 가치를 입증하는 실증 중심의 사업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번 사업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단순히 바우처를 제공해 AI 솔루션을 사용하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특히 의료인공지능학회 박창민 회장은 사업 과정에서 해당 AI 기술이 신약 개발이나 바이오 공정에서 어떤 의학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증명하는 단계가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사 기술의 가치를 입증하고 지역 거점 병원 및 연구소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경제적 보상 체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일회성 연구비나 사업비 지원은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AI 사용을 촉진할 수 있는 가산료 제도나 정규 수가 체계 편입 등 다변화된 경제적 보상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시적인 지원 제도를 넘어 가치를 입증한 기술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트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활용과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전향적인 논의도 요구됐다. 의료 분야 특성상 민감한 연구 데이터가 산재해 있어 관련 솔루션의 대규모 학습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합학습 등 기술적 시도와 더불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활용 규제를 완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다. 또 AI 활용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를 사전에 정리해야 현장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최근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된 사설을 인용해 AI의 잠재력은 높게 평가받지만, 임상적·약학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젠 우리에게 증거를 보여달라는 시장의 요구에 답해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의료 AI의 잠재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의학적 가치 증명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순히 솔루션을 보급하고 사용량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해당 기술이 환자 건강과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지원 사업 역시 바우처 형태의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말고 기업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고 이를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