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파라 현지 네트워크에 진단 AI 결합해 진입 장벽 돌파
AACR 참여 등 학술적 근거 확보로 업셀링 전략 가속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볼파라 인수를 통해 시장 진입로를 연 이후 다양한 학술 연구를 이어가며 근거를 확보하는 전략으로 세계 최대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
2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현지 유통망과 학술적 근거를 결합한 투트랙 전략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의료 시장은 기술혁신에 개방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의료 시장은 글로벌 AI 헬스케어 분야의 약 45%를 점유하며 기술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투자 흐름 역시 단순 기술력을 넘어, 명확한 투자수익률(ROI)을 입증하는 솔루션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치 기반 의료(VBC)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지면서, 의료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
다만 미국은 시스템적으론 매우 보수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현업에서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법인이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제품 성능보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중요하다.
이에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현지 법인 설립 및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취득 등 시장 진입에 힘을 주고 있지만, 수익화 단계에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루닛은 볼파라와의 통합 솔루션 출시 1년 만에 미국 내 도입 병원 330곳을 확보하는 등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M&A를 통한 신뢰 자산 확보로 미국 시장의 진입 장벽을 정면 돌파한 것.
볼파라는 미국 내 유방검진 센터의 약 42% 점유율을 보유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루닛은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진단 AI인 루닛 인사이트를 결합해 판매하는 크로스 셀링 전략을 전개해 왔다. 그 결과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유방 촬영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대규모 영업 인력 투입 없이 현지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수익 구조 변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볼파라는 매출의 약 97%가 구독형 모델(SaaS)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실제 루닛은 2025년 매출 831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월간 기준 영업현금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AI 의료기기 업계의 고질적 난제였던 적자 구조를 탈피, 자생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닛은 이후 학술적 근거를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유통망에 임상적 유효성이 검증된 솔루션을 결합, 고단가 서비스로의 업셀링을 유도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그 일환으로 루닛은 이달 '2026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 참가해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성과 6편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루닛 관계자는 "볼파라 인수 후 지난 1년 동안 루닛의 AI 솔루션을 통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AI 솔루션이 없던 기존 볼파라 채널에 루닛의 기술을 더하는 업셀링 비즈니스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기존 클리닉 내 도입 범위를 넓히거나 연간 스크리닝 계약 건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ACR 참가는 치료 영역인 루닛 스코프의 연구 성과를 입증하는 자리로 볼파라 인수와는 별개로 지속해 온 과제다"며 "시장 진입 비중을 늘리면서 학술적 성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