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논의 구고서 변화 기류 감지, 의학적 판단 집중할까
약평위와 역할 재정립 이뤄질까…임상현장‧제약업계 주목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항암신약 등 중증질환 치료제의 급여 '첫 관문'으로 불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 기조가 변화할 수 있을까.
단순한 재정 논리를 넘어 임상 현장의 전문가적 판단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기류를 보이면서, 그간 높은 문턱에 막혔던 신약들의 급여 진입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기 암(중증)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위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심의 일정에 돌입했다.
암질심은 항암제 등 중증질환 신약이 건강보험 급여를 받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 번째 단계다. 이곳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야만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11기 위원회는 대한암학회, 대한혈액학회 등 관련 학회와 협회에서 추천받은 임상 전문가 위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에는 위장관암 분야 권위자인 연세암병원 안중배 교수(종양내과)가 선임됐다. 그간 암질심 위원장을 위암 분야 석학들이 맡아왔던 전통이 이번에도 이어진 셈이다.
동시에 김범석(서울대병원), 이대호‧이재련(서울아산병원), 전홍재(분당차병원), 박용(고대안암병원), 이승룡‧김대식(고대구로병원), 김형진(은평성모병원) 교수 등 항암제 분야의 핵심 전문가들이 새롭게 선임 혹은 재선임돼 심의 방향성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논의 기조 변화 기류다.
취재 결과, 취재 결과, 안중배 위원장 체제의 11기 암질심은 향후 급여 적정성 평가 과정에서 임상 현장의 전문가적 판단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약가 대비 생존 기간(OS) 연장이라는 통계적 수치에 매몰되지 않고 ▲해당 약제가 실제 임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치료 옵션인지 ▲환자의 삶의 질(QoL) 개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심도 있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즉 약물이 실질적 임상적 효과 평가라는 암질심의 기존 역할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암질심에서 함께 논의됐던 재정 영향 평가보다는 임상적 효과 평가에 무게추를 더 두겠다는 것으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간 암질심이 사실상 경제성 평가 영역인 '재정 영향'까지 고려하며 급여 문턱을 높여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재정 문제는 차후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로 넘기고, 암질심은 '의학적 가치' 평가에만 화력을 집중하는 기조 개편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박연희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암질심은 환자에게 해당 약제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재정 문제를 이유로 임상적 가치가 충분한 약제가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구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물론 이제 막 닻을 올린 11기 암질심의 행보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암질심 위원인 한 대학병원 교수는 "11기 암질심 체제로 회의를 한 차례밖에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의 기조를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는 임상적 유용성 위주로 상정된 치료제를 평가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