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시장 나선 K-의료기기…'빅딜 신화' 재현할까

발행날짜: 2026-02-10 05:30:00
  • 40여 개사 참전 선언 "첨단 AI·디지털 솔루션으로 현지 공략"
    중동 의료 현대화 정책 시너지 기대…한국 기업 수혜 전망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중동 시장 진출을 목표로 대거 두바이행 티켓을 끊는다. 지난해에 이은 빅딜이 올해도 가능할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40여 개 의료기기 기업이 WHX(World Health Expo) 두바이 2026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중동 시장 진출을 목표로 WHX(World Health Expo) 두바이 2026에 출사표를 던졌다.

■AI·디지털 헬스 40여 개사 출사표 "독자 기술로 판로 개척"

올해로 51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최대 규모 의료기기 전시회다. 기존 아랍 헬스(Arab Health)에서 WHX로 브랜드를 전환한 첫해로 의미가 크다. 여기서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중동 및 글로벌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들은 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차세대 진단 및 관리 솔루션을 선보인다. 노을은 AI 기반의 혈액 분석 기술을 통해 현장 진단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젠바이오는 정밀 의료 구현을 위한 AI 분석 플랫폼을 소개할 예정이다.

프로메디우스와 휴이노는 각각 AI 기반 영상 분석과 심전도 모니터링 기술을 전시한다. 픽셀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된 시력 관리 솔루션을 출품해 스마트 의료 환경의 변화상을 제시할 계획이다.

의료 장비 및 진단 기기 부문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인다. 메디아나는 병원과 응급 현장을 연결하는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주력으로 전시한다. 메디아나는 단순한 기기 공급을 넘어 현장에 분산돼 있던 데이터와 장비 관리를 하나로 연결해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메디인테크는 AI 기반 소화기 내시경 시스템을, 힐세리온은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통해 진단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을 제안한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 메드믹스, 메디허브, 휴온스메디텍, 다인메디컬 등도 각자의 영역에서 고도화된 의료 장비를 공개할 예정이다.

생체 신호 및 모니터링 분야와 소모품 및 기타 의료용품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참가가 이어진다.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초이스테크놀로지, 투엘바이오는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 및 웨어러블 기술을 선보이며 비대면 의료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

큐라코는 자동 대소변 처리기 등 돌봄 로봇 분야 기술력을, 메디셀헬스케어는 고도화된 의료 소모품 솔루션을 전시한다. 특히 강원공동관에는 지역 내 유망 기업 23개사가 참여해 한국 의료기기 산업의 저변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을 통한 참여 모집도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랍 헬스에선 76개 기업이 조합을 통해 참여해 1053㎡ 규모 한국관을 구성한 바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 역시 지난해 6개사에서 확대된 9개 기업에 대한 선정 공고를 진행했다.

WHX 두바이 2026에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가운데, 중동 의료 현대화 및 수입 증가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성장세 뚜렷한 중동 시장…높은 수입 의존도 속 수혜 기대

이런 가운데 중동 의료기기 시장의 급변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랍 헬스에선 342건의 상담을 통한 2007만 달러(한화 약 294억 원) 상담액, 417만 달러(한화 약 61억 원)의 수출 계약액, 3건의 MOU 등 '빅딜'이 터졌다.

특히 글로벌 시장분석 기관인 피치 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UAE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3억 3700만 달러(한화 약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성장률 역시 5~6%를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의료기기 시장 규모 역시 2025년 64억 2000만 달러(한화 약 9조 3918억 원)에서 2030년 약 82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2조 405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수입 의존도는 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UAE 의료기기 제조업 기반은 미미한 수준으로, 전체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의료기기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한국 의료기기 기업들이 수출길을 더욱 탄탄히 다질 기회가 열린 셈이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한 점도 한국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4개국의 한국 의료기기 수입액은 2021년 4212만 달러에서 2024년 7920만 달러로 88% 증가했다.

■인프라 현대화 맞춤 전략 필요 "파트너십 강화로 점유율 확대"

WHX 두바이 참여 기업들 역시 이번 행사가 중동 지역 의료 인프라 현대화 정책과 맞물려 중요한 수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의료 시스템과의 유기적 연결과 운영 효율화가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전시 기간 동안 주요 정부 관계자 및 글로벌 유통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K-의료기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KOTRA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중동 진출 전략과 관련해 "UAE 의료기기 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관광 확대, 적극적인 정부 투자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AI 기반 진단기기와 원격의료, 스마트 병원 프로젝트 등 첨단 산업을 동반하려는 UAE의 움직임은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향후 GCC 통합 인증제 도입이나 가격 규제 가능성에 대비해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유통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공공 조달 비중이 높은 특성상 정부 입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우리 기업은 UAE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 맞춰 AI 영상진단과 원격 모니터링 등 첨단 기술 제품을 우선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WHX 두바이는 전 세계 180개국 이상에서 약 27만 명의 방문객과 480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헬스케어 전시회 중 하나다. 올해 행사는 현지 시각 2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두바이 세계무역센터와 두바이 전시센터(DEC)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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