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침묵은 의료 붕괴…내부 화합 우선해야"

발행날짜: 2025-09-29 05:30:00
  • [인터뷰] 최전선 나선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회장
    유튜브·현장 소통 노력 "각자도생에서 벗어나야"

의정 갈등이 회복기라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의료계 내부에선 여전히 갈등과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폭력 사건, 불합리한 제도 개정, 필수의료 붕괴 등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크다.

"의사가 침묵하면 의료는 무너진다"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회장이 취임 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배경에도 이런 의료계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한다. 메디칼타임즈는 25일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회장을 만나 그가 의료계 최전선에 서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메디칼타임즈는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회장을 만나 그가 의료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계기를 물어봤다.

■ 성남시의사회 여러 창구로 목소리 "현실 보여줘야"

성남시의사회 김경태 회장은 당선 이후 적극적인 성명서 발표와 유튜브 채널 개설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 같은 행보의 계기에 관한 질문에 지역 의사회가 침묵한다면 회원들의 권익도, 환자의 안전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 성남시의사회는 단순히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을 찾아 항의하는 등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엔 분당서울대병원 PA 간호사 증원에 대해 직접 병원장을 만나 항의 의사를 전달하는 행보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여러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가 발표한 '의료 소송 연평균 34건'이라는 통계가 현실을 왜곡하는 축소된 수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정책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왔다.

유튜브 채널 '의료붕괴TV'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은 4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조회 수는 2000만 회를 넘어섰다. 이 채널은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패널로 의료 현안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와 현실을 전하고 있다.

별도의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인력이 필요한 유튜브 특성상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관련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부대변인으로 활동할 당시 유튜브 활동의 효과를 직접 경험하면서, 채널을 개설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설명이다. 글이나 성명서보다 영상이 대중에게 더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것.

김 회장은 "성남시의사회는 등록된 회원만 1800명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결코 작은 목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지를 모아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일례로 분당서울대병원에 방문해 PA 문제를 직접 항의했던 것도 환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 환자를 보낼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기억에 남는 보람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고 의료계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활동으로 의대생 학부모님들께서 직접 찾아와 '지치지 말고 끝까지 해달라'고 말씀해주신 것도 큰 힘이 됐다"며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끝까지 담아내고,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이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태 회장은 최우선 목표로 의료계 내부 화합을 끌어내 현안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꼽았다.

■ 행동하는 리더십 중요 "정책은 목소리 내는 자의 몫"

김 회장은 의료계 리더로서 정책 현안에 직접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잘못된 제도를 막고 올바른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침묵하지 않고 사실과 논리로 맞서 싸워야 하며, 이것이 곧 국민 안전과 환자 권익을 지키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또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의료계 내부의 갈등 봉합과 화합을 꼽았다. 표면적으론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등 의정 갈등이 마무리 단계인 것 같지만, 그 내면엔 세대·직역 갈등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 내부 정비와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총체적인 의료 현안에 힘 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회장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간 쌓여온 의료계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 내부가 하나 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제대로 풀 수 없다"며 "1년 6개월 동안 의정 갈등을 겪으며 세대 갈등, 직역 갈등부터 시작해 내부적으로 너무 많은 갈등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밖에도 현재 의료 현장은 제도·재정·인력 등 총체적인 현안들로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 대외적으로 설득력도 잃고, 회원 권익 역시 지켜내기 어렵다"며 "따라서 무엇보다 내부 화합을 바탕으로 총체적인 의료 현안에 힘 있게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매주 직접 회원들을 찾아가는 '현장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유다. 김 회장은 이런 소통은 단순한 인사 차원이 아니라, 회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은 매일 변하고, 작은 불편이 쌓이면 결국 회원 권익이 침해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신속히 확인하고 지원해야 회원들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

현장 소통으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성남시의사회 회비 납부율이 눈에 띄게 오른 것. 이렇게 강화된 재정 건전성이 다시 회원 서비스와 권익 보호 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젊은 의사들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의료붕괴TV 외에 '닥터 성남씨'라는 유튜브 채널로 병원 홍보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노력으로 전공의가 정책 이사로 합류했으며, 군 문제 지원이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준비 등 여러 현안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김경태 회장은 성남시의사회 중장기 목표로 모든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는 것을 제시했다.

■ 내부 갈등 해소 시급 "현장 소통으로 결집력 강화"

김 회장은 "매주 직접 회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수금하러 다니냐'는 농담도 들었다. 덕분에 '의사회가 나와는 상관없는 조직'이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이제는 '의사회가 내 권익을 지켜주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소통이 회원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 단체가 갈수록 모래알처럼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는데, 회장이 직접 찾아다니며 흩어진 회원들을 뭉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사회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때 비로소 단합된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회원 모두가 주인 되는 의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성남시의사회의 중장기 목표로 '회원 한 분 한 분의 권익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는 것을 제시했다. 현재 의료계는 제도적·법적 위기 속에서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등 모든 회원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의사회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필요한 곳에 힘 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각오다.

또 그는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의료 현안 신속 대응 ▲법률·행정 지원 확대 ▲회원 민원 해결 체계 강화 ▲재정 건전성 확보를 통한 안정적 서비스 제공 등을 꼽았다. 이를 통해 의사회가 회원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곳이라는 믿음을 주고, 회원들이 의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작은 의견도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정책은 목소리를 내는 쪽의 의견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의료계는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부담된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자주 내지 못했다"며 "그 결과 법과 제도가 일방적으로 만들어져 의사와 환자가 모두 피해를 봤다. 이럴 때일수록 의사회가 먼저 나서서 회원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그 권익을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내부 화합을 바탕으로 총체적인 의료 현안에 힘 있게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것이 결국 국민 안전과 환자 권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성남시의사회의 가장 큰 사명은 회원들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앞으로도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회원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병·의원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