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협상 앞둔 렉라자 'EAP' 적용 변수로 작용할까

발행날짜: 2023-10-13 05:00:00
  • 환자 프로그램 운영 속 위험분담제 '초기 환급' 여부 관심
    11월 27일 협상만료인 타그리소와 함께 건정심 상정 주목

타그리소(오시머티닙)에 이어 렉라자(레이저티닙)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문턱을 속전속결로 넘어서며 급여 적용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급여 적용에 따른 위험분담제(RSA) 적용을 놓고 두 약제간의 차이가 존재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 급여 적용 일지.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1일 제10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유한양행의 폐암 국산 신약 렉라자의 1차 치료 급여확대 적정성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심평원은 8월 암질환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렉라자의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해 급여기준을 설정한 바 있다.

지난 6월 말 1차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 받은 지 두 달만이다.

만약 이달 개최될 예정인 심평원 약평위 마저 통과한다면 약 3개월 만에 급여 확대의 가장 큰 관문을 모두 넘어서는 셈이다.

동시에 현재 약가협상 명령이 떨어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는 동일선상에서 논의를 벌이게 된다. 참고로 타그리소를 둘러싼 건보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약가협상 기한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이 가운데 렉라자 급여 확대 과정에서 타그리소와 동일한 약가 인하 방식을 적용할지도 관심사다.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위험분담제(RSA) 적용이 유력시 되는데 방식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참고로 타그리소는 1차 치료 급여확대안이 적용될 경우 상당한 약가인하가 유력 시되는데, 약가 상한금액을 대폭 인하하기보다는 공급되는 '실제가격'을 인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 측도 이에 상응하는 약가인하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차이가 있다면 초기 환급률이다.

유한양행이 1차 치료 허가 이후 도입한 무상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이 약가인하 적용에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최근 주요 대학병원 호흡기내과와 혈액종양내과 중심으로 EAP를 적용 중인데 향후 급여 적용 시 해당 환자들이 생명 연장 여부에 따라 초기 환급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렉라자의 경우 위험분담제 적용 과정에서 초기 환급률을 제외하거나 낮추는 대신 이후 분담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렉라자의 위험분담제 모형에 따라 동일한 접근 방식을 요구할 경우 약가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10월 말 협상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타그리소와 동시에 급여로 등재하는 일정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11월 27일이 타그리소의 최종 협상 기한인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협상만 완료한다면 12월 급여 등재도 가능하다는 제약업계의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렉라자의 EAP를 운영 중인데 향후 급여 적용된 후 EAP에 참여한 환자들의 생명 연장 여부가 위험분담제 적용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라며 "EAP를 적용받은 환자들이 향후 급여적용 후 생명 연장 여부에 변화가 생긴다면 초기 치료비용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 초기 환급형 위험분담제 적용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렉라자가 약평위를 통과하면서 타그리소와 폐암 1차 치료 동일 급여 등재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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