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존경은 못해도 존중은 할 수 있다?”(23편)

백진기 한독 대표
발행날짜: 2023-08-14 05:00:00

2010년부터 13년째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에서 징계위원으로도 30년이 넘게 활동을 했다.

두 활동의 결론은 직원간에 무례, 무시, 모멸 등의 감정싸움이 출발이다. 신청인, 피신청인을 만나보면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나 완전한 타인이다. 아니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거나 노동위원회에 사건으로 접수가 되는 순간 원수지간이 된다.

업무적으로 관계있는 직원들간에 갈등이 생긴다. 어떻게 이 분들이 이런 지경까지 왔나?

몇 명 안되는 팀내에 발생한 극한 갈등, 그속에서 생산성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사건뒤에서 조사, 인터뷰 등 그림자 워킹을 하는 인원까지 넣으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직장내 괴롭힘금지법’ 시행은 조직내 근무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선순환효과도 있지만 양 당사자가 성숙하게 갈등을 해소할 수도 있는데 그 기회가 적어져서 아쉽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 지듯 갈등해소후 더 팀웤이 좋아진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아하 이런 것도 괴롭힘이구나”하고 무조건 신고하고 양당사자중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무너진 조직이 된다. 직원간의 갈등보다 직원과 리더간의 갈등은 정말 심각하다.

이런 사건을 다루면서 얻은 결론은 직원간에 “존경은 하지 못하더라도 존중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팀장과 팀원간의 관계에서 상호존중은 필수다. 상호존중은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말로는 쉽다.

그래도 도움되는 한마디는 적고 싶다. 리더 스스로 자기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방법이다. 내가 진정한 의미의 리더인가? 아니면 회사에서 부여해준 포지션리더(position leader)인가?

노동위원회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수많은 사건 중 범위를 좁혀 리더와 직원간의 갈등을 들여다 보면, 사건의 주인공인 리더들의 공통점이 있다.

1) 자나 깨나 ‘완장’을 차고 다닌다. 퇴근후에도 완장을 벗지 않는다
2) 팀원을 부하직원, 내게 종속된 subordinate로 본다.
3) 내 말 한마디면 팀원들의 행동을 즉각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한다.
4) 지시일변도 관리이다. “나 리더야 내 지시를 어겨? 감히”

이런 사람관리방법이 제일 쉽다. 동기부여나 인정따위는 뒷전이다. 이런 리더를 ‘리더’라 하지 않고 회사에서 자리를 만들어준 포지션리더(position leader)라고 한다.

그럼 진정한 리더는 어떤가? 포지션리더의 반대이다 .

1) 우선 팀원을 부하직원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인식한다.partnership
2) 완장이나 견장이 없고
3) 권위는 있으나 권위적이지 않다.
4) 리더인 내가 먼저 변화할 것을 찾는다 independent
5) 팀원들에게 임파워링과 역량강화를 통해 업무를 완수한다.interdependent
6) 팀원들이 리더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인식한다 progress

내가 포지션리더인지? 진짜 리더인지? 쉽게 판가름 난다.

포지션 리더가 타부서로 가면 직원들은 살판난다. 퇴직까지 하면 더 살판난다. 퇴직후 자녀결혼 청첩장을 받으면 바로 쓰레기통에 버린다.

진정한 리더가 타부서로 가면 직원들이 아쉬워한다. 퇴직하면 더 아쉬워한다. 퇴직후 자녀결혼 소식이 들리면 자발적으로 참석한다.

“존경하기는 쉽지 않지만 존중은 할 수 있다.” 그러면 그 갈등건수가 현격히 줄 것이다. 그 시작점은 팀원을 부하직원subordinate이 아니라 파트너로 보는 시각에 있다.

‘완장’을 벗어버리자. 리더자신 성장목표를 진정리더로 하자 그러면 진정한 follower가 늘 것이다.

영어단어로 찾아보니 둘다 ‘respect’로 나온다. ‘respect’의 뉴앙스는 존경에 가까운데 ‘존중’에 해당되는 영어단어를 가르쳐 주셨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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