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대장암 발병 세계 1위…내시경 병의원 선택 기준은?

발행날짜: 2023-05-23 05:30:00
  • [인터뷰]365늘속편한내과 서종필 원장
    의료진 수·전공 여부 핵심…적정 검사 시간 확보 여부 살펴야

최근 공개된 연구에서 42개국 중 한국이 20~40대 대장암 발병률 1위를 기록했다. 젊은 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며 당뇨병 선별검사 연령이 낮아진 것처럼 50세로 설정된 대장내시경 국가 검진 사업만 믿고 있다가는 '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 어떤 증상일 때 대장내시경이 필요한 걸까.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대구 365늘속편한내과 서종필 원장을 만나 주기적인 대장내시경의 중요성 및 기관 선택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과 사망률 면에서 주요 질환이다. 국내 대장암의 발병 원인 및 특징은?

대장암의 발생에는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섭취, 흡연, 과음, 과도한 스트레스, 대장암 가족력 등의 유전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4번쨰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고 대장암으로 알려져 있고, 사망률은 폐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특히 요즘 20~49세의 대장암(젊은 대장암) 발생률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어 대장암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젊은 층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올라가고 있지만 국가 대장암 검진 사업은 50세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대장암 검진 시기까지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가는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예후가 나빠진 이후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혈변, 복통, 체중 감소 등 주요 증상을 동반한 경우라면 30대라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바 29세부터 49세까지는 검진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최근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1위인 통계를 보더라도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상 징후를 동반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종필 원장

▲대장내시경이 필요한 주요 증상은?

첫 번째가 배변 습관의 변화다. 갑작스럽게 설사를 자주 한다든가 변비가 심하다든가 복통을 느끼는 등 배변 관련 습관의 변화가 동반된 경우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원인 모를 체중 감소와 혈변은 대장암을 의심케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검진이 필요하다. 내부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 철결핍성 빈혈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이어 대장 용종증후군 가족력이나 대장암 가족력, 본인이 이전에 대장 용종을 제거했던 사례가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경험상 젊은 층에서 대장암을 발견했을 때는 한쪽으로 반복되는 만성적인 복통과 혈변이 제일 많았다. 혈변을 보면 치질이라고 단정짓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길 권유드린다. 방치하다가 진행돼서 늦게 발견한 사례도 여럿 있다.

▲대장 용종을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인 대장내시경이 필요한데 적정 주기 및 잦은 내시경으로 인한 천공 발생 우려 가능성은?

대장암의 진단 및 대장암의 전암성 병변(대장의 선종)을 제거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대장내시경이다. 대장내시경 시 발생할 수 있는 장천공은 의사의 숙련도 대장내시경 시행하는 병의원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연구나 논문마다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장천공의 확률은 한 책자에 따르면 진단 대장내시경시 0.35%, 용종절제술 시 2.3% 정도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이는 교과서적인 수치다. 용종 절제술에서 2.3%의 발생 빈도가 있다고 하면 100명당 2명 꼴인데 이는 굉장히 높은 수치다. 손기술이 좋은 한국 의사들에서는 훨씬 빈도가 적다. 본원에서는 7년 동안 대장내시경만 1만 건 이상을 했다. 산술적으로는 350건의 천공이 발생해야 하지만 본원에선 한 건도 그런 발생이 없었다.

천공의 발생은 내시경 빈도 보다는 의사의 경험치와 숙련도와 직결되는 문제다. 내시경을 처음 배우는 의사들에서 천공 확률이 아무래도 높다. S자로 구부러진 S결장 부위를 지날 때 그냥 밀고 들어가면 천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얼마나 많은 케이스를 경험하면서 숙련도를 높였는지에 따라 천공 확률은 다르기 때문에 자주하면 부작용을 경험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다. 쉽게 말하자면 내시경은 운전과 같다. 1~2년 운전자보다 10년된 완숙한 운전자가 '베스트 드라이버'일 가능성이 높은 이치다.

▲위‧대장 내시경 검사가 확대되면서 검진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의료기관 규모 혹은 의료진 전문과목에 따른 차이는?

소화기내시경세부전문의 제도로 인해 내과 전문의 취득 후 대학병원에서 임상교수 경험을 쌓고 나오는 전문의가 많아 1차 의료기관에서도 대학병원과 거의 비슷한 경험치를 가진 의사가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1차 기관에서 대장암 혹은 대장의 용종을 효과적으로 진단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1차 의료기관이 상당히 많아진 상태로 상급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위·대장·내시경 명칭을 사용한 비슷한 학회들이 많지만 이런 곳들은 소화기내과를 전공하지 않은 의료진에게 내시경의 문호를 열어주기 위한 취지로 교육 및 인증을 해주는 단체다. 소화기내과를 전공하고 소화기내시경세부전문의를 취득한 의료진들은 아무래도 내시경과 관련한 정석 코스를 밟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대장내시경을 전문으로 하는 과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점이다. 대장항문외과가 대장내시경을 전공한 과로 인식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외과는 원래 수술을 전문으로 해서 나중에 내시경을 배운 것이고, 내시경을 전문으로 하는 건 소화기내시경세부전문의들이다. 병원을 선택할 때 세부 전문의가 뭔지, 전문의가 누군지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병의원이 대장내시경을 시행한다. 의료기관 선택 기준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전공, 세부 전공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대학병원에서 내시경을 받는 것 역시 정답은 아니다. 의사의 숙련도를 봐야하는데 대학병원 검진센터는 수련 과정에 있는 펠로우(전임의)들이 내시경을 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선택 기준을 일정 규모를 갖춰는지 여부로 판단할 수도 있다. 일단 의사 수가 여러 명인 곳이 적정 내시경 검사 시간 확보에 유리하다. 1인 원장 체제의 경우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외래에 환자들이 여러명이 대기하면 내시경 검사 시간에 대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여러 원장이 있는 곳이라면 외래 환자들의 대기 시간 지연과 같은 압박을 피하며 안전하고 내시경 검사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위내시경은 상대적으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대장은 천천히 들어가서 꼼꼼히 봐야 한다.

충분히 검사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병의원에 가야한다. 그 기준의 척도가 바로 의사 수다. 의료진의 마음은 똑같다. 바쁘다 보면 실수가 있기 마련이고 서두르면 꼼꼼히 못 볼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대장용종이나 대장암이 검진단계에서 발견되면 어떤 조치가 이뤄지나?

일단 대장 용종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 진단 후 바로 제거하기도 하고 약 2cm 이상의 용종 혹은 위치가 맹장 부위이거나 장천공 또는 출혈 가능성이 높은 경우 상급 병원에 전원해서 제거하기도 한다. 단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장암이 의심되는 경우는 조직검사만 시행 후 상급병원으로 전원한다.

대장의 용종은 암이 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본원의 경우 2cm 이하까지는 발견 즉시 제거를 하는 편이다. 장을 비워야 하는 과정 등 대장내시경을 재차 하는 것에 환자들도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기기 때문이다. 특히 본원은 지혈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전원시키기 보다는 웬만한 용종은 직접 제거하려고 한다. 다른 병원을 재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없도록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는 개념이다.

▲대장암 발견을 위해 분변잠혈검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대장내시경과 차이는?

분변잠혈검사를 하는 이유는 효과 측면 보다는 비용 절감 측면이 강하다. 대장암의 진단을 위해선 대장내시경보다 확실한 수단은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비용적인 문제로 50세 이상에서 대장암 검진을 분혈잠혈 검사로 시행하는데 이 검사에서 혈이 검출되어 양성인 경우 2차로 대장내시경을 검진을 통해 시행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분혈잠혈 검사는 대장암을 진단 혹은 전암성 병변을 진단 치료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눈으로 직접 보는 내시경과 달리 분변잠혈검사로는 대장암이 만들어지고 용종이 자라고 있는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만 가지고 음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용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숙련된 의사들에게 대장내시경을 통한 대장암 검진을 받게 만드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대장암 진단 치료 예방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시행의 중요성, 필요성을 당부한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삶의 질과 건강 등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예방이 가능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보다 질높은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에는 장정결제 약이 발전해서 과거처럼 4리터를 마시는 고역을 감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맛이 좋아지고 양이 대폭 줄어들었고 알약 형태도 나왔다. 장정결제를 스포츠 음료 마시듯이 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예전의 장정결제를 생각하면서 검사를 기피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임상 현장에 있으면서 조기에 발견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봤다. 배변습관의 변화, 원인모를 체중감소, 혈변, 원인모를 철결핍성 빈혈, 분변잠혈검사 양성, 대장암 가족력, 대장 용종 증후군, 궤양성 대장질환, 이전 용종제거한 과거력 등을 가진 환자는 적극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볼 것을 권고드린다. 대장내시경은 건강한 삶을 약속하는 일종의 보험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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