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심평원장, 한의사 초음파 급여 발언 파장 일파만파

발행날짜: 2023-04-27 11:45:52
  • 의료계 연일 성명서 "무책임한 발언 사과하라" 비판
    법조계도 신중론 "급여 할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급여화 절차를 고민하고 있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연일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도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의료법 위반이 아니지만 급여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급여 주무 관청이 오히려 급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의아함을 보이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강중구 원장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이 지난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허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국회 인터넷 의사중계 화면 캡쳐)

바른의료연구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 항목 관리를 직접적으로 하는 심평원 수장이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라며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행위가 급여 및 비급여 행위로도 지정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행위나 의료기술 등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 국민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여기에다 비용효과성과 의료행위의 적용 기간 등을 고려해 급여 여부를 결정한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은 물론이고 비용효과성과 여러가지 사회적, 재정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은 대법원에서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결만 나왔을뿐 유효성, 안전성, 비용효과성,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영향 등 건강보험 등재 의료행위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 중 어느 하나 검증된 것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바른의료연구소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급여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에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오는 게 먼저라고 했다. 그 후 신의료기술 평가제도를 통해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급여 및 비급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봤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강 원장의 의학적 공로는 인정하지만 심평원장이라는 자리는 건강보험 시스템의 핵심이자 행정의 영역"이라며 "매우 신중하게 발언하고 행동해야 하는 자리다.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법과 원칙에 입각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같은날 전라남도의사회도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도 질문에 당한건지, 취임 초기 무지의 소산인지 모르겠지만 의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고 업무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라며 "강 원장은 즉각 실언을 인정,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의원협회 역시 한의사 초음파 사용 급여화는 행위정의 및 신의료기술 등재 후 경제성 평가를 통해 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강 원장의 발언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즉각적인 발언 취소를 요구하며 퇴진운동을 벌이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급여 문제는 법조계도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부분이다.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지난 26일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한국의료변호사협회 토론회에서 "급여 문제는 한정된 재원에서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효과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라며 "의료법적으로 할 수 있다 없다의 영역이 대법원 판결이고 급여를 하면서까지 할 것인가는 또다른 문제다. 현재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평가를 위한 데이터가 없다. 데이터가 쌓이고 효과가 있어 보인다면 급여화 논의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의료변호사협회 이인재 고문(법무법인 우성)도 "대법원에서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한다는 판결이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라는 취지는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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