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일반 직장인보다 우울 고위험군 비율 높다

발행날짜: 2022-07-15 11:59:40 수정: 2022-07-15 13:30:22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의사 343명 대상 조사 결과
    관계갈등·직무요구 스트레스…"문제 혼자 감당해야"

의사의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일반 직장인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혼자서 진료 및 운영 등을 감당해야 해 주변에 도움을 구하기 힘든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15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의 정신건강 관리 모형 : 대한민국 의사의 정신건강 현황을 토대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의사의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일반 직장인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조성준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은 이 보고서는 국내 의사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국내 일반 직장인들의 정신건강 관련 자료와 비교했다. 또 국내외 문헌고찰을 통해 의사의 정신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본 연구에선 343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2만4920명의 일반 직장인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연구소의 2015~2020년 자료를 이용하였다.

주요 조사항목은 우울, 불안, 수면문제, 직무 스트레스, 마음자산, 음주, 흡연, 신체활동 및 식습관, 소진 등이었다. 주요 분석결과를 보면 의사는 일반 직장인 대비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전공의와 임상강사로 구성된 20대, 1차 개원의나 봉직의 비중이 높은 30대에서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특히 20대 의사들에서는 다른 연령에 비해 수면 문제, 낮은 통제감, 식습관 문제, 번아웃이 높았고, 주당 근로시간이 길었다.

의사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20대는 높은 직무요구와 직장문화, 30대는 관계 갈등과 직무불안정, 40-50대는 매너리즘이 주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직무 스트레스 중에서는 관계갈등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직무요구가 뒤를 이었다. 관계갈등의 경우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개원의의 경우는 연령에 관계없이 관계갈등이 높았다. 이는 혼자서 진료 및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하며 주변에 도움을 구하기 힘든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통제감, 열정, 끈기, 사회적 지지로 구성 등 의사의 마음 자산에 있어 사회적 지지가 일반 직장인들 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의사의 번아웃은 일반 직장인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었지만, 20대 의사의 번아웃 비율은 일반 직장인에 비해 높았다.

연구진은 의사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개인적·구조적 차원의 개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로는 의료업무 외의 대인관계를 늘리고 매너리즘 해소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동아리 활동, 문화 행사 등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구조적으로는 1차 예방차원에서 의과대학 교육 및 연수교육을 통해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교육 및 연령별, 직역별 스트레스 완화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차 예방으로 의사의 정신건강 검진을 통한 선별검사의 도입과 익명성 보장을 통한 치료 접근성 확대 등을 추천했다.

또 연구진은 영국의 경우 'NHS Practitioner Health'를 통해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자살, 장애, 사별 등에 대한 지지프로그램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30년 이상 운영된 'Federation of State Physician Health Programs'을 통해 의사의 중독, 정신질환, 신체질환, 행동문제에 대한 발견, 평가, 치료,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정연 우봉식 소장은 "의사의 정신건강은 의사 개인만이 아닌 국민들의 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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