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학생 교육비 평균 8억 불과 "정부지원 필요"

발행날짜: 2022-04-29 05:30:00
  • 의평원 보고서, 등록금 대비 40% 이상 투자 의대 3곳뿐
    "발전기금 등 통해 재정 확보 노력하지만 역부족"

전국 의과대학이 학생 교육을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평균 8억원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소로 쓰는 의대는 1억여원, 최대는 34억여원으로 차이가 컸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은 건강보험공단의 발주로 '의과대학 교육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연구책임자 윤태영)'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역 의사 인력 활용 문제 해결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을 보조사업자로 지정하고 ▲의료인의 면허 관리 개선 방안 연구 ▲지역공공간호사 제도 시행방안 연구 ▲의과대학 교육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 ▲계약학과를 통한 의사인력 양성 검토 및 운영모델 개발 연구 등 4개 연구를 한 번에 추진했다.

4개 연구 수행에는 총 1억8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이번에 공개된 의과대학 교육 현황 연구에 가장 많은 예산(6000만원)을 투입했다.

건강보험공단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에 맡긴 '의과대학 교육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40개 의대 교육현황은? 6년 동안 3054시간 수업

전국 40대 의대에서 전공필수로 가르치고 있는 과목 수는 평균 55개, 평균 학점은 134학점, 시수는 총 305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의료인문학 교육은 권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국립대는 사립대 보다 기초의학 시간이 더 많았다.

ASK2019(의학교육 평가인증 항목)에 따르면 임상실습 기간은 주요 임상학과 실습을 포함해 최소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자유선택 임상실습 기간은 최소 2주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40개 의대 임상실습 현황 조사 결과 평균 58주, 주당 36~40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임상실습 시간이 가장 많은 의대는 72주까지 이뤄졌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 등 핵심 진료과 실습은 평균 36.5주 운영하고 있었다.

40개 의대 모두 학생 실습과 연계된 교육병원이 있었다. 다만 1차 의료기관에서 실습이 가능한 대학은 8개뿐이었다. 21개 의대는 2차 병원을 교육병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3차 대형병원은 40개 대학 중 33개 대학이 교육병원으로 활용했다.

교육병원 안 학생 전용 공간 수를 보면 학생 100명당 평균 2.54개 수준이었다. 예진실은 평균 1.73개였다.

"정부, 규제와 통제 보다 투자와 지원해야"

연구진은 우리나라 의학교육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적 장애물로 ▲의사 양성의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는 획일화된 입학선발 정책 ▲의예과와 의학과의 학제 단절 ▲의대 졸업 시점에 부여하는 독립 진료 자격 ▲의사국시 필기시험의 고정 합격선 ▲경직된 의무 수업시수 ▲교육병원의 부족한 임상실습 여건 등 6가지를 꼽았다.

연구진은 "면접을 지양하는 입시정책 때문에 필기시험이나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게 돼 좋은 의사로서 자질이나 인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한다"라며 "복지부는 의대 입학선발과 학생 지원이 단지 교육부 업무가 아니라 의사양성 정책의 시작으로 복지부 소관이기도 함을 인지하고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진국을 보면 영국을 제외하고 전공의 수련을 마친 뒤에 독립진료 면허를 주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의대를 졸업하고 면허시험만 합격하면 바로 환자 진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의대들은 졸업생이 지도감독 없이 독립진료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 졸업 직후 독립 진료를 허용하는 제도는 윤리, 전문직업성, 환자안전, 사회적 책무성 관점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38개 의과대학별 등록금 대비 교육 관련 재정 비율

더불어 연구진은 학생 교육에 지금보다 더 많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40개 의과대학 교육 관련 재정 확보 현황을 보면 평균 8억원을 쓰고 있었다. 교육 관련 재정에는 학생 실험실습비, 교육과정개발과 운영비, 교수연수지원비, 교육관련 세미나 개최비, 학생봉사활동 및 학생교육지원비 등이 포함된다.

대학별로 편차가 큰 편이었는데 최소 1억여원을 쓰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최대 34억여원을 사용하는 의대도 있었다.

학생들의 등록금 중 교육에 쓰는 재정 비율의 편차는 컸다. 최대 60% 수준이었고, 38개 의대 중 등록금 대비 교육관련 재정 비율이 40% 이상인 의대는 3곳에 불과했다. 교육에 10% 미만으로 쓰는 의대는 12개였고, 최저 비율은 3.8%였다.

연구진은 "양질의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비용이 많이 요구되고 해마다 증가 학생 교육 관련 비용을 충분히 마련하는 데 어려운 의대도 있었다"라며 "의대는 발전기금 등을 통해 교육과정의 실행 및 사회적 책무성 수행을 위해 필요한 인력 및 재정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의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인력은 보건의료시스템의 핵심이기 때문에 양성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게 매우 필요하다"라며 "복지부는 의사양성 관점에서 의대 교육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규제와 통제에 집중하기 보다 투자와 지원으로 효과적인 의사양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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