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커스] 방역패스 두고 의료계 내분…해법은?

발행날짜: 2022-02-07 05:46:17 수정: 2022-02-09 12:52:58

이인복 기자 = 안녕하십니까.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각 이슈 현안을 점검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방역정책을 두고 논란이 뜨거운데요. 흥미로운 점은 의료인들마저 각자의 과학적인 근거를 내세우며 양극단의 주장을 펼친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 강윤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위원을 모셨습니다.

이인복 기자 = 신속허가, 백신 부작용 인과관계 평가 등 중립적인 입장에서 20편이 넘는 칼럼을 쓰셨습니다. 현재 방역패스를 두고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상황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우리나라의 방역 정책이 지난 2년간 진빠지는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밀접접촉자를 추적해서 관리하는 식이었는데요. 방역당국도, 국민들도, 의료진도 많이 지쳐있는 상황에 봉창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을 우리가 대응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미크론은 조금 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모두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최악의 상황에 봉착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준비가 없이 무모하게 진빠지는 정책을 오랫동안 추진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복 기자 = 지쳐 있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해외와 국내 정책을 비교하는 글을 많이 쓰셨다. 우리나라 방역 경향 및 특징은?

감염병에 대한 정책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이 있고, 발생을 어느 정도 두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전파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어느 시점에서는 완화정책으로 넘어 갔습니다. 위중증과 사망률을 최소화하는 정책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두 정책 모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방을 할 때는 굉장히 확실하게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초기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감염학회 등 6개 이상의 전문단체가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을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지를 않았습니다. 초기에 예방 단계에서의 정책도 어정쩡하게 됐습니다. 그런 도중에 바이러스 퍼져서 지역사회로 전파가 됐는데 이제는 발생을 억제하는 어려워졌기 때문에 피해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이런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2020년 6월경이었습니다.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은 무리가 있다, 피해를 완하하는 정책으로 가야한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중앙임상위원회 활동이 사라졌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옮겨가는 시점을 놓쳤다는 점.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다른 나라들은 피해를 완화하는 정책 속에서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는 쪽이라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상당히 불안한 형국을 맞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에 잠깐 언급했지만 우리나라도 초기에는 중앙임상위원회라는 국가 자문 기구가 있었습니다. 자문 기구와 소통을 해서 방역 정책을 세웠고, 그런데 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뭔가 내부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정부가 원하는 방향하고 달랐을 것 같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전문가 집단의 소리가 사라지면서 방역정책이 비과학적인, 아주 무모한 정책으로 유지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인복 기자 = 방역패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이를 두고 의료진, 의학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식약처에서 허가 심사를 하면서 과학적 분석을 해오셨던 만큼, 느낀 부분은 무엇인지요?

방역패스 정책은 엄밀히 말하면, 백신패스인데요. 백신패스 정책은 과학적 근거가 굉장히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신접종이 감염전파를 줄일 수 있다는 근거가 있는가? 사실 백신이 감염전파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제조사는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백신회사에 요구하는 윤리 강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윤리 강령 중에 하나가 충분한 근거가 없는 자료로 제품을 홍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백신으로 감염전파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을 못하는 것은 그런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거든요. 사실 화이자, 모더나사가 백신 임상시험을 할 때 최종 임상3상을 할 때 백신의 감염 전파를 줄일 수 있는가를 같이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예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왜 평가하지 않았겠습니까. 백신이 감염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과학적 개연성이 적기 때문에 안한 것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탐색적 지표로서 평가를 했습니다. 탐색적 지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주 잘 디자인된 상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했을 때 감염전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좀 줄일 수 있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는가? 대부분 후향적 관찰 연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후향적 관찰 연구는 근거 수준이 낮은 자료입니다. 그런데 지금 백신패스 정책은 온 국민을 대상으로 자유를 제한하는 엄청난 통제를 가하는 정책이거든요. 그런 정책을 근거 수준이 낮은 후향적 관찰연구를 바탕으로 실행한다는 게 너무 비윤리적인 것이죠. 백신패스를 주장하면서 국민들에게 미접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점에서 미접종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하지 않나요? 저는 한번도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는 말만 가지고 이렇게 국민들의 자유를 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국민의 수준을 우롱하는 것으로 봅니다. 굉장히 잘못된 정책입니다.

이인복 기자 = 최근 화두 중에 하나가 검사기법의 변화입니다. 정부가 PCR을 통제하고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신속항원검사가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식약처가 허가를 안해줄 때만해도 신뢰도가 낮다는 분위기였는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신속항원 제도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바이러스가 사실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신속항원의 낮은 민감도, 실제 감염돼 있는데 감염을 검출하지 못하는 걸 위음성율이라고 하는데요. 민감도가 낮은 건 초기 데이터입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델타변이가 유행하고 오미크론으로 변했는데요. 델타, 오미크론의 특성은 바이러스이 양이 상기도에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파가 많이 되는 것입니다. 초기 유행했던 바이러스와 작년 델타, 오미크론과는 양상이 아주 다릅니다. 식약처가 말하는 것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말하는 낮은 민감도의 문제는 사실 굉장히 초기 데이터에 한정됩니다. 초창기 우한 바이러스와 델타, 오미크론은 바이러스 양이 완전히 다릅니다. 환자가 가진 바이러스 양이 델타 이후로는 훨씬 많습니다. 바이러스 양을 표현하는 CT값이라는 검사 용어가 있습니다. 바이러스 양이 많을 수록 낮아지는 특성이 있는데요.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CT값이 10점 대입니다. 신속항원 검사가 10점 대로 많은 바이러스는 거의 검출을 합니다. 칼럼으로도 말을 했는데요, 오미크론도 그렇고 신속항원 검사가 PCR보다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PCR 진단 기준을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PCR 검사의 과도함에 대한 많은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질병관리본부는 백신 접종 완료한 사람의 돌파감염에 대해서는 PCR 진단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CT값을 조정해 줬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조정이 전혀 없고, 또하나는 CT값이 25를 넘는 경우 바이러스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 실제 배양해 봤더니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별로 없었습니다.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많을 때 병에 걸리고 전파도 하는 것입니다. PCR은 지나치게 과민하기 때문에 죽어있는 바이러스도 다 검출하고, 별로 병으로 진행하거나 전파 가능성이 없는 수준의 바이러스 양도 다 검출하는데 반면 신속항원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정도면, 배양해 보면 대부분 다 바이러스 배양이 됩니다. 이런 근거에 기반해서 다른 나라들은 신속항원 검사 도입한지 1년이 넘습니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식약처도 그렇고 질병관리청도 그렇고, 심지어 아카데미라고 하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마저 최신의 연구결과들, 바이러스 변화에 대한 양상들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은 특히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그런 역할을,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같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로서 좀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좀 더 유연하게 바이러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 주었더라면 우리나라 방역 정책이 좀 더 편안한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인복 기자 = K-방역이라는 게 우수 사례로 꼽히기도 했는데 지금은 빛이 바랜 느낌이 듭니다. 방역패스나 꼬여가는 느낌도 있는데 변화의 원인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근의 의료전문가들이 K-방역은 없다는 책을 낸 것으로 압니다.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짐작이 갑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가 코로나 초기에 신천지 집단 감염을 놀랍게 막아낸 사례에 전세계가 그때 놀랐습니다. 전세계가 놀란 K-방역은 거기에 있습니다. 1만명에 달하는 신천지 집단 감염을 막아낸 것에 대해서 실체는 무엇인가? 그건 기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대구시민들이 전혀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국가가 봉쇄하지 않았지만 대구시민들이 봉쇄를 했어요. 세계가 놀란 K-방역의 실체는 국민들의 희생과 의료진의 아주 뼈를 갈아넣는 희생이 합쳐진 것이 K-방역이에요. 그런데 엄청난 희생을 가지고 얻어낸 작은 기적적인 부분을 자랑한다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닌가합니다. 국민들도 그걸 알아가는 거죠. 그래서 더 이상 K-방역이라는 용어라든지, 방역을 칭송하는 일이라든지, 그런게 국민들에게 먹힐 수 없는 것이죠.

이인복 기자 = 사실 여러 안건에 대해 지적과 비판의 목소리를 들려주셨는데요. 코로나19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면 과거의 실수와 오류를 바로 잡아가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위원님도 많은 고민을 하실텐데 개선책이 궁금합니다.

사실 메르스 때 위기를 겪고 나서 메르스 백서가 만들어졌습니다. 메르스 겪고 나서 우리가 다시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이 돌때 조금이라도 대처를 잘하기 위해서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각 지역마다 필요하다는 것이라든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위기가 끝나고 나면 다음 위기에 미리 준비하는 이런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메르스는 2~3개월 안에 끝났습니다. 코로나는 2년 이상 가고 있는데, 2년 이상 기간 동안에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바뀐 게 하나도 없습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응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위기 관리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건데, 이런 위기를 국가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데, 국가가 발전한다는 건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는 걸 의미하는데 지난 2년동안 시스템이 바뀐게 없습니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그때 그때 의료진, 국민 희생을 담보로 진행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2년 시간 지난 동안에 바뀌지 않았고, 코로나 백서가 나오겠지만 이후 바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듭니다만 꼭 바뀌어야 합니다. 코로나가 엔데믹(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풍토병)화될 시점이긴 하지만, 우리가 기반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번째로 우리나라 방역 정책이 왜 지나친 고강도의 정책일변도가 돼 왔는가하는 것입니다. 중앙임상위원회가 있음에도 위원들의 과학적 자문을 무시했기 때문에 생긴 결론이거든요. 다음 팬데믹이나 유사한 감염병 발병 시에는 중앙임상위원회와 같은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경청하는 쪽으로, 실행하는 폼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지, 정부가 방역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가 돼선 안됩니다. 정부는 전문가 집단의 결정을 실행하기 위한 행정 플랫폼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야지 정부가 지침, 정책 자체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는 전문가들이 많고 과학 강국인데, 그런 교훈을 반드시 새겨야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터뷰 때는 질문이 없어서 말씀 못드렸지만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없다고 자랑하고 싶지만 우리는 코로나가 아닌 이유로 초과 사망자가 너무 늘었습니다. 17세 고등학생이 폐렴인데 입원을 못해서 병원 12군데를 전전하다가 사망했습니다. 코로나를 잡으려고 다른 중환자를 많이 못봤습니다. 코로나 사망자는 적어 보이지만 코로나가 아닌 이유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많은 최악의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런 점들 반성이 필요할 것이고요.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백신 정책을 밀어 붙이면서 백신으로 일부 환자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저는 굉장히 무서운 생각이라는 판단되거든요. 백신 접종 전략을 추구함에 있어서 각 나라의 사람의 생명, 안전에 대한 감수성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부분이 다 드러났습니다. 어떤 나라는 한명이 사망하면 그 백신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몇 백명, 몇 천명이 사망했는데 물론 그중에 상관성 없이 사망한 사람도 있겠지만 반드시 중증 부작용, 사망자가 있는데 그런 분들에 대한 정부 태도는 그 정도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방관자적인 태도입니다. 얼마나 무자비한가.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같이 안전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 본연의 생각이 무자비하지 않나 합니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서 엄청난 피해를 받았는데 그것에 대해 전혀 차갑게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면 사과나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그런 점들은 반드시 신속하게 시정이 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인복 기자 = 네 위원님 잘들었습니다. 오늘 메디칼타임즈는 강윤희 위원과 함께 정부의 방역 정책, 그리고 백신패스부터 부스터샷까지 여러 갈등, 논란이 있는 부분을 살펴봤습니다. 앞으로도 메디칼타임즈는 이런 코로나 위기가 극복될 때까지 다양한 방안들을, 대안들을 논의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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