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신속 허가 노리는 국산약 렉라자 "가능성 충분"

황병우
발행날짜: 2021-06-08 05:45:59
  • ASCO 통해 병용 요법 가능성 검증…바이오마커도 확인
    조병철 교수 "FDA 신속 허가 추진…혁신 치료제 노린다"

국내 최초의 3세대 표적항암 신약인 레이저티닙(렉라자)이 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요법을 통해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 약물인 오시머티닙(타그리소) 복용 중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것. 특히 면역조직화학염색검사(IHC)를 기반으로 사전에 치료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또한 마련됐다는 점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조병철 교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임상 CHRYSALIS 임상1b상 최신결과를 발표했다.

7일 의학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은 최근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에서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가 발표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임상 CHRYSALIS 임상1b상 결과를 통해 나왔다.

CHRYSALIS 임상1b상은 EGFR 엑손(exon)19 결실 또는 L858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오시머티닙 투약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 치료 분석 결과다.

실제로 오시머티닙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 45명에게 이 병용 요법을 시행한 중간 분석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36%를 나타냈다.

또한 완전 반응(CR)을 보인 1명과 부분 반응(PR)을 보인 15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치료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추적관찰 8.2개월(중앙값, 1.0~11.8개월) 시점에서 20명(44%) 환자가 계속 치료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렇게 치료가 되고 있는 16명 중 11명(69%)에게서 치료 반응(2.6~9.6개월 이상)이 유지됐고으며 무진행 생존 기간(PFS)의 중앙값도 4.9개월(95% CI, 3.7~8.3개월)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치료 전 종양 생검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과 순환종양 DNA 검사(ctDNA) 등을 시행해 병용 요법 치료 예측 바이오마커가 나왔기 때문이다.

45명 환자 중 44명의 환자를 ctDNA로, 29명을 NGS로 유전자 평가한 결과 45명 중 17명에게서 EGFR/MET 유전자 변이 바이오마커가 확인됐고 8명(47%)이 반응을 보인 것.
조병철 교수 발표내용 일부 발췌.

또한 28명 중 18명은 오시머티닙 저항 메커니즘이 확인되지 않았고, 10명은 EGFR/MET이 아닌 저항성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눈에 띄는 점은 면역조직화학염색검사(IHC)를 시행한 20명의 환자 중 EGFR과 MET 변이에 대한 H스코어가 40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환자다.

10명 중 9명(90%)은 치료에 반응했지만 H스코어가 그보다 낮은 환자 10명에서는 1명만이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조병철 교수는 "IHC 기반 접근방식으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에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식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내성 바이오마커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도 반응한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바이오마커에 대한 확인(validation)은 CHRYSALIS-2 임상 코호트D를 통해 이뤄질 예정.

하지만 조병철 교수는 오시머티닙 투약 후 내성이 생기게 되면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 상태에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이 가능성을 보인 만큼 특정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보다 확장성을 가져야 된다고 언급했다.

조 교수는 "가령 오시머티닙 내성이 생겨 여러 곳에서 암이 다른 경향을 보일 경우 어떤 요법을 선택할 것인지 임상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발표된 병용 요법이 다양하고 넓은 가능성에 두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CHRYSALIS-2 연구 디지인(ASCO 발표내용 일부 발췌)

이를 기반으로 레이저티닙은 FDA의 신속 심사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마커 또한 FDA가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BTD)로 인정할 경우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조 교수는 "CHRYSALIS-2 코호트D의 결과 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바이오마커 부분을 발전시킬 수는 있지만 일단은 BTD이후 조건부 허가를 받는 게 우선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며 "만일 FDA로부터 BTD와 신속 승인을 받는 다면 바이오마커를 임상에 접목 시키는 것은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계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연구가 현재 오시머티닙 내성 환자에게 선택지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FDA의 혁신치료제 신속 허가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CHRYSALIS-1데이터와 2의 연구의 코호트 A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FDA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혁신치료제 지정과 신속 허가가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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