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편 기회 엿보는 공공병원 "민간 앞설 때"

발행날짜: 2019-12-05 05:45:55
  • 서울대·NMC·건보 일산병원 등 각자 걸 맞는 역할확대 의견 제시
    복지부 "공공의대 포기 NO…올해가 아니면 내년 될 때까지"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지역의료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공공의료기관들의 역할 확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동안은 민간병원들이 하지 못했던 취약계층 의료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역량을 확대해 공공의료기관이 앞서나가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복지부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과는 국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공의대 설립법안의 국회 통과를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4일 '공공보건의료 정책과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주제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진행한 정책 심포지엄.

이날 심포지엄에는 복지부서부터 국립중앙의료원, 건강보험 일산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재활원 등 국내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들이 각자가 고려중인 역할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복지부가 공공의료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지역책임의료기관' 설치를 골자로 한 지방의료 활성화 대책을 추진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시작으로 지역 사회에 핵심 공공병원에 '책임기관'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역할 확립방안을 각자 모색하는 것이다.

실제로 복지부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의사)은 "그동안은 민간병원에서 나서지 못했던 것을 공공병원이 떠안은 격이어서 의료 질 측면에서 민간이 앞서 나갔다"며 "이제는 공공병원이 필수의료 부분에서는 민간병원보다 앞서나가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증질환, 감염, 산모, 재활 등 필수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선 의료 인력이 필요하다"며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법률이 현재 야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했는데 정부 입장에서는 꼭 해야 한다. 올해 아니면 내년에, 내년이 안 되면 그 이듬해에서라도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공의대 설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공공의료기관들은 정부의 지방의료 대책 추진을 계기로 자신들의 역할 확대방안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각 공공병원들은 자신들이 고려중인 향후 역할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핵심 키워드로 살펴보면 NMC는 국가중앙센터, 일산병원은 적정수가 개발, 서울대병원은 4차 병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NMC 임준 공공보건의료본부장은 "핵심은 예산이 투입될 수 있는지와 시스템이 잘 작동해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결국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NMC는 정책 지원 병원 성격으로 필수의료 국가중앙센터로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등 임상과 정책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서울대병원은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 발표 후 거론되고 있는 '4차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국가중앙병원 역할과 동시에 상급종합병원으로 대표되는 3차병원의 상위 개념으로 기존 민간병원들과의 경쟁관계를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으로 대표되는 국립대병원이 앞으로 ▲공공병원 협력체계 ▲보건의료 정책파트너 ▲공공의료 의료인 양성 ▲국립대병원 협의회 구성 등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역사회 공공의료 체계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홍윤철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병원의 기본원칙은 경쟁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선도하는 국가중앙병원과 4차병원으로 받돋음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의료기관과의 경쟁관계를 탈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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