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장들 앞에 선 김용익 "어떻게 운영 중인 병원 피해주겠나"

발행날짜: 2018-03-15 11:59:14
  •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 정리론 동시에 '좀비병원' 퇴출 활성화 주장

"현재 운영 중인 중소병원에 피해를 주면서 어떻게 하겠나."

최근 '300병상 이하 정리론'을 펼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기존 중소병원은 유지하는 대신 새롭게 개원하는 중소병원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동시에 경영 상 어려움을 느끼는 이른바 '좀비병원' 정리 작업을 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15일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한병원협회 주최 '병원의료산업 희망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특강자로 나선 김용익 이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주장하고 있는 '300병상 이하 정리론'과 함께 병원 퇴출구조 활성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는 병원협회 주최인 만큼 김용익 이사장의 특강을 청취하기 위해 중소병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중소병원은 규모가 작으면 작을 수록 투입되는 비용이 올라가는 구조다. 모든 중소병원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원가를 낮추기 위해 사람은 적게 쓰고, 건물은 질이 좋을 수 없다"며 "수익을 위해 진료량을 늘리다가 벌어진 일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인프라의 특징은 인구 당 병상수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것"이라며 "병상 공급부족은 80년대 초반에나 있었던 일로 최근에는 시골에도 병상의 공급과잉이 심각하다. 병상 공급과잉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체계 개편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용익 이사장은 현재 운영 중인 중소병원에 피해를 주는 정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중소병원의 진입장벽 강화와 함께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른바 '좀비병원'의 퇴출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은 공급과잉으로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뱡향으로 가야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중소병원에 피해를 주면서 정책을 펼칠 수 없다"며 "일반병원은 300병상 이상으로 육성하고, 작은 병원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진입제한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유망한 병원은 육성을 해줘야 하는데, 병원의 인수, 합병을 허용해야 한다"며 "인수합병을 허용하면 전국에 이른바 프랜차이즈 병원이 생길까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하지만 동일 진료권 안에서 인수, 합병을 하도록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중소병원 중에서도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의 퇴출구조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의료법인 병원의 퇴출경로가 없다. 현재 어려운 병원은 퇴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투자한 만큼 돈을 찾아서 병원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좋은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의료시장은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좀비기업을 정리하고 퇴출시키는 것처럼 종비병원들은 국민들에게나 의료계에나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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