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엄두도 못내는 '수술 합병증 관리', 학회가 나섰다

발행날짜: 2016-04-04 05:00:44
  • 간담췌외과학회, 국가 수술 질 향상 프로그램 개발 돌입

"어떻게 하면 수술 합병증을 줄이고 질을 높일 수 있을까."

한국간담췌외과학회가 이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국가 수술의 질 향상 프로그램'.

서경석 이사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제 44회 춘계학술대회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월부터 한국형 수술의 질 향상 프로그램 개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합병증 사례를 모아 분석, 공유하고 표준화된 지침을 제공하면 합병증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는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2016년 현재 미국은 700곳 이상의 의료기관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며 이를 통해 연간 10만건 이상의 합병증 발생을 감소시켜 미국 전체 의료비 중 6억 달러(약 6900억원)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비용 및 인프라의 한계로 추진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약 1억 5000만원의 예산과 연구인력을 투입하면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간담췌외과학회는 향후 6개월간 전국 16개 대형병원에서 실시하는 담낭절제술에 대한 합병증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합병증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합병증 사례에 대한 자료입력을 시작해 내년초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말이면 논문으로 발표한다.

첫 연구 과제로 담낭절제술를 택한 이유는 이는 간담췌외과술 분야 중 연 6만건에 달할 정도로 가장 빈번한 수술이기 때문이다.

좌측부터 김동식 학술위원, 이현국 기획이사, 서경석 이사장, 장진영 학술이사
간담췌외과학회는 1차 연구 결과 즉, 합병증 발생현황을 16개 참여기관과 공유하고 실제로 수술 합병증 감소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추가 연구도 계획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담낭절제술 이외 다른 외과 수술로 확대해 '한국형 수술의 질 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수술 합병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적정성평가 등 정부주도의 질관리 시스템에서 벗어나 학회 중심의 질 관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서경석 이사장은 "합병증은 객관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자료를 철저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모든 자료는 학회 내부의 자료로 정부와는 공유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10여년전부터 선도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미국의 경우도 학회가 중심이 되어 자료는 학계 내부에서만 공유하고 정부에는 일체 공개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운영 중이라는 게 그의 설명.

서 이사장은 "같은 맥락에서 16개 의료기관명도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통해 제재를 가하는 게 아닌 순수하게 합병증을 줄이는게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는 사망률만으로 평가하는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합병증을 줄임으로써 수술의 질이 높아지면 입원기간 및 약제비 감소 등 의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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