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ES' 역대 최대 외형 과시…여전히 부족한 2%

정희석
발행날짜: 2013-03-25 06:29:10
  • 관람객 증가했지만 일반인으로 '아비규환'…무리한 부스 확장 불만

|초점|KIMES 2013 폐막

국내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와 국산 의료기기 수출 증대를 위한 '제29회 국제의료기기ㆍ병원설비전시회'(KIMES 2013)가 4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4일 공식 폐막했다.

KIMES 2013은 국내 의료기기업체 467개사를 비롯한 전 세계 37개국ㆍ1015개사가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KIMES 주최사 '한국이앤엑스'에 따르면, 올해 KIMES 총 관람객은 6만 8203명으로 지난해 5만 9758명보다 무려 844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바이어는 2804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2293명보다 511명 증가했다.

여기에 의료기기업체 및 의사들이 참여하는 의ㆍ학술 세미나 역시 지난해 80회에서 올해 110회가 열렸다.

특히 해외 21개국ㆍ110개사가 국내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참가했고 일본, 중국, 대만, 독일, 미국, 헝가리 등 국가관 참여 또한 늘어났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총 관람객 및 해외 바이어 증가, 의ㆍ학술 세미나 확대 등 외형적 규모와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올해 KIMES를 성공한 전시회로 자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회 4일간 현장에서 만난 참가업체들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이를 속단하기엔 이르다.

일반인 단체 관람객들로 '아비규환'

KIMES 개막일 21일(목)과 22일(금)은 의료관련 특성화고 학생들과 대학생, 단체 관람객들로 참가업체들이 심한 몸살을 앓았다.

우선 모 고등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KIMES 참관을 숙제로 내주면서 몇몇 참가업체 부스에 학생들이 대거 몰리자 해당 업체들의 전시회 업무가 한 때 마비될 정도였다.

업무에 차질을 빚은 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KIMES에 참가하는 것은 의사들이나 해외바이어들과 실질적인 상담이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것인데 갑자기 몰려든 학생들 때문에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업체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학생들의 '부스 Attack'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코엑스 1층 Hall B '헬스케어ㆍ재활기기관'에 집중적으로 자리 잡은 안마의자 업체부스를 가득 메운 단체 관람객들도 타 국제의료기기전시회와 이질적인 KIMES만의 독특한 풍경을 연출했다.

앞서 21일ㆍ22일 양일간 KIMES 현장에서는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줄 서 있는 나이 드신 단체 관람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 단체 관람객들은 Hall B에 대거 몰려있는 안마의자 업체부스를 방문해 누워있거나 전시장을 돌며 기념품을 받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의료기기의 개념이 과거 병의원용에서 이제는 가정ㆍ개인용으로 의미가 확대돼 안마의자도 헬스케어 범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찾는 단체 관람객들을 막을 수만은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그는 "B2C로 판매가 이뤄지는 안마의자 제품이 전시장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인솔자를 따라 일반 관람객들이 줄 지어 단체로 입장하는 모습은 흡사 의료기기 홍보관을 연상 시킨다"며 "이는 의사ㆍ해외바이어와 의료기기업체들이 중심에 서는 의료기기전문전시회 KIMES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리한 부스 확장ㆍ약발 떨어진 세미나

KIMES 주최사 한국이앤엑스는 전시회 참가신청업체가 초과하면서 올해 처음 Hall B 전시장 외부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34개 부스를 설치했다.

외부 부스가 설치된 이곳은 전시회 현장접수처와 Hall B 입ㆍ출구가 있어 관람객이 많이 모여 제품 홍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2개 부스 규모로 자리를 잡은 한 업체는 "참가신청을 늦게 해 어쩔 수 없이 외부 부스로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복도에 있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메리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인 즉, Hall B 메인 입ㆍ출구가 있는 이곳 복도에는 해당업체 제품의 실수요자인 병원 관계자나 해외 바이어가 아닌 주로 학생들과 안마의자 출품업체를 방문하기 위해 모인 단체 관람객들만 북적거렸다는 것.

해당업체 관계자는 "배정받은 부스 위치가 Hall B 재활기기관을 관람하고 나오는 단체 관람객들의 출구 쪽인지는 미처 몰랐다"며 "사전에 약속된 고객들 외에 KIMES 현장에서 상담한 의사나 해외 바이어는 거의 없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우리뿐만 아니라 외부 부스 참가업체 대부분이 불만이 높다"며 "내년에는 꼭 전시장 안에 부스를 차리겠다"고 전했다.

한편, KIMES 2013에서 열린 의ㆍ학술 세미나는 총 110회로 지난해 80회보다 크게 늘어나 의사들의 전시회 참여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매년 KIMES 기간 중 의사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세미나 및 컨퍼런스 상당수가 ▲재테크 ▲병의원 경영 ▲온라인 마케팅 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정된 주제로 재탕되면서 올해의 경우 약발이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 24일(일) 오후, 의사들이 참여하는 세미나 3곳을 둘러본 결과 적게는 30명, 많아도 60명을 넘지 않는 의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지난 1980년 시작돼 내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하는 KIMES는 그동안 국내 의료기기산업 활성화와 국산 의료기기 수출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 7대 의료기기전문전시회로 평가받고 있는 KIMES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2%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매년 총 관람객과 해외바이어가 늘고 있지만 정작 참가업체가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효과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전 세계 의료기기전시회에 참가하는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KIMES에 대한 기대치와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년 3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올해 KIMES를 규모나 수치가 아닌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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