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겸 부회장 "경 회장 결단 내려라"

장종원
발행날짜: 2011-07-04 12:17:07
  • 한의약육성법안 책임 부회장 사퇴…선거용 분석도

대한의사협회 윤창겸 부회장(경기도의사회장)이 4일 한의약육성법 국회 통과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윤 부회장은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현 의협 집행부의 총사퇴 등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한의약육성법안의 국회 통과는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의료계는 모든 진료과를 불문하고 전 의료 영역에서 광범위한 권익 침탈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부회장은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해서도 책임론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의협 집행부는 회원은 물론 의협 내부 구성원 상호간에도 사전에 충분한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았고, 중대한 위기 때마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막중하다"면서 "법안 국회 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곧바로 총사퇴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퇴 시기를 놓친 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 집행부의 안일한 자세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먼저 책임을 지는 촉매 역할을 하고자 의협 부회장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뜻있는 다른 임원 분들의 결단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부회장은 경만호 회장에 대해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경만호 회장 역시 일련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 하루빨리 용단을 내려 의료계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면서 "경 회장의 마지막 선택이 의료계 앞날의 밑거름이 돼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부회장의 전격 사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내년도 의협회장 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사퇴 성명서 전문
저, 윤 창 겸은 2011. 7. 4. 자로,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직을 사퇴하며, 다음과 같이 사퇴의 변을 밝힙니다.
우선, 제 36 대 대한의사협회의 현 집행부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회원 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6월 29일 국회본회의에서 우리 의사들이 그토록 원치 않았던 한의약육성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은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 의료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의료계는 모든 진료과를 불문하고 전 의료 영역에서 광범위한 권익 침탈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의약분업으로 약사에게 약을 빼앗겼다면 이번 경우는 진료 영역 전반에 대한 한의사들의 침범을 허용함을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한의계는 한의약육성법 통과 후, 의료법 및 의료기사법, 약사법 개정 등을 앞으로 한의계에 유리하게 개정하겠다고 공공연히 다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는 회원은 물론 의협 내부 구성원 상호간에도 사전에 충분한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았고, 중대한 위기 때마다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책임이 막중한 바, 현 의협 집행부는 한의약육성법 국회통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곧바로 총사퇴를 하여야만 했습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의사들의 강한 분노와 우려를 알리고, 내부적으로는 현 집행부가 그간에 비판을 받아온 내부비리보다는, 정책추진의 실패로 물러난다는 명분을 남기고 물러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저는 생각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난 6.30.열린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 집행부의 인책 총사퇴와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결정 등에 필요한 효율적인 시스템 마련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요구는 오늘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퇴의 시기는 놓친 채, 지금까지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 집행부의 안일한 자세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며, 저라도 먼저 책임을 지는 촉매 역할을 하고자 의협 부회장직을 사퇴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에 뜻있는 다른 임원 분들의 결단도 촉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포기하거나 쉬지는 않겠습니다. 저를 의협으로 보냈던 의사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한 투쟁에 앞장서겠습니다. 이번 임기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의료계의 산적해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힘껏 뛰겠습니다.

이에 경만호 회장역시 일련의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여 의료계 앞날을 위해, 또 앞으로 의료계를 이끌어갈 회원분들을 위해 하루빨리 용단을 내려 의료계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경만호회장의 마지막 선택이 의료계 앞날의 밑거름이되어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저를 포함하여 신원형 전 상근부회장, 장성구 전 부회장, 이윤성 전 부회장, 김록권 전 의료광고심의위원장, 유혜영 전 재무이사, 이원철 전 기획이사, 문정림 전 공보이사겸대변인, 이동필 전 법제이사, 박찬대 전 정보통신이사 등 자진 사퇴한 많은 임원들의 깊은 뜻이 헛되지 않길 바라며, 어떤 이유, 어떤 상황이었던지 간에 의협 부회장으로서의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하였음에 다시 한 번 회원분들께 사죄드리며 사퇴의 인사를 올립니다.

2011년 7월 4일
전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윤창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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