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적용으로 미충족 수요 채운 엠파벨리 적극 활용 필요"

발행날짜: 2025-08-14 05:30:00
  •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 실제 치료 사례 등 공유
    "실제 환자 수혈 요구량 극적으로 줄여줘…환자 삶의 질 개선"

지난해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 엠파벨리(페그세타코플란)가 급여권에 진입했다.

이는 C5 억제제에 불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새로운 PNH 치료 옵션으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으며 차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김진석 교수.

이에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를 만나 실제 엠파벨리의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과 나아가 PNH 치료제의 급여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김진석 교수는 "PNH는 발작적으로 밤에 혈색소, 다시 말해 피가 섞인 소변이 나오는 질환으로, 혈관 내에서 적혈구가 깨지는 것, 즉 용혈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세균을 공격하는 보체가 정상적인 자기세포를 공격하면서 혈관 내에서 적혈구가 터지게 되고 적혈구 안에 있는 성분인 혈색소가 소변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 혈전인데, 혈관 내에 작게 있으면 문제가 안 생기지만 중요한 장기에서 혈관을 막으면 문제가 커지는 것으로, 머리나 심장, 콩팥 등에 혈전이 생기면 치명적인 것"이라며 "PNH의 경우 5년 내 생존율이 65% 정도로 암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이에 현재 PNH의 경우 보체를 억제하는 형태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말단에 있는 C5 보체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사용 중이다. 에쿨리주맙, 라불리주맙 같은 치료제가 여기에 해당하며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투여하고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을 투여해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빈혈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치료제를 쓰면 PNH 증상인 빈혈이 완전히 해결될 줄 알았지만, 여전히 빈혈이 남아있는 환자들이 있고 30~40%는 수혈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치료를 받고 나서도 빈혈과 수혈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하나는 골수 문제로 재생 불량 빈혈이나, 골수 형성 이상 증후군 같은 것이 해당한다"며 "또 다른 문제는 혈관 외 용혈로, 혈관 내에서만 용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비장이나 다른 장기에서도 2차 용혈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 심한 환자들은 수혈을 받게 되고 수혈 환자 중 절반 정도는 빈혈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장기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극심한 피로가 생기고 장기간 빈혈이 계속되면 심부전이 올 수 있어 PNH 치료 시 수혈을 안받으면서 빈혈수치를 10이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말단 보체 억제제로 효과가 있는 환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했다"며 "그래서 근위 보체 억제제가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런 상황에서 엠파벨리가 새로운 PNH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급여 적용이 된 것.

엠파벨리의 경우 혈관 내 용혈 뿐만 아니라 혈관 외 용혈에 작용하는 첫 번째 치료제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있다.

김 교수는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면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는 PNH 환자의 기준이 혈색소 10 이하로, 이 경우 혈관 내 용혈 뿐 아니라 혈관 외 용혈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에 엠파벨리는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고,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면서 빈혈이나 수혈 요구량이 있는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기존 치료제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2~3주마다 수혈을 받아야 하는 환자가 있어 엠파벨리로 치료를 전환한 환자가 있다"며 "이 환자는 라불리주맙을 맞아도 골수 문제가 있어서 수혈이 계속 필요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저로 골수 문제가 있고 혈관외 용혈까지 겹치면 문제가 커지는 상황이었고, 반신반의하면서 근위 보체 억제제로 바꿨는데 수혈을 중단하게 됐다"며 "혈색소 수치가 6에서 9 정도로 올라갔고, 혈관외 용혈을 근위 보체 억제제로 막아주니까 수혈을 받지 않게 되면서 환자는 삶의 질이 매우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골수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골수이식도 고려하지만, 골수이식은 합병증도 심하고 고령일 경우 견디기 힘들어 골수이식 전에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단 다른 시도를 하고 안되면 골수부전을 치료해야 했는데, 다행히 근위 보체 억제제로 치료 효과가 좋게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여 "올해 1월 엠파벨리로 전환한 환자는 치료 후 2주만에 수혈 요구량이 없어져, 환자가 너무 행복해 한다"며 "PNH는 생존의 문제도 있지만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엠파벨리가 좀 더 활발히 사용돼야 하고 데이터가 쌓이고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석 교수는 수혈이 필요한 환자 등에서 엠파벨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PNH의 경우 치료제를 바꾸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기존 치료제로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은 만큼 더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빈혈이 장기간 이어지면 고령이거나 다른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위험할 수 있고, 현재 혈색소가 8 밑으로 떨어지면 수혈을 받는데, 이 경우는 새로운 치료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빈혈은 삶의 질에 영향을 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수혈을 오래 받으면 철분 과다로 간부전이나 심부전, 콩팥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당뇨가 올 수도 있어 PNH 치료에 있어 수혈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빈혈이 있고 수혈을 받아야 하는데 말단 보체 억제제를 쓰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면 엠파벨리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자가 주사라는 점에서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도 엠파벨리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PNH는 복약순응도가 매우 중요한 질환으로,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지 않으면 돌발성 용혈이 생길 수 있다"며 "엠파벨리 같은 경우 본인이 직접 투여하니, 장기 여행도 가능하고, 오히려 복용을 까먹는 경구용 제제보다 편리한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현재 엠파벨리로 치료를 전환한 환자가 고령이고 눈이 안 좋아 엠파벨리 투여에 대해 걱정을 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며 "엠파벨리는 약을 처방 받아 집에서 맞으면 되니 환자들에게 편의성이 높은 만큼 임상 현장에서 치료 경험이 늘어나고, 환자들의 경험도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진석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PNH 치료제의 보험 급여 기준이 조금 더 완화돼야 한다는 점도 주장했다.

김 교수는 "LDH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5배에서 10배 정도인 환자들도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약을 쓸 수가 없는 상태로 현재 용혈성 PNH 환자 중 30%는 급여 조건으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PNH의 경우 혈전의 위험도가 커 급여가 가능해지는 1차 합병증이 생길 때 사망에 이를 수도 있을 정도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급여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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