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전국 환자 싹쓸이…지방대병원 속수무책

안창욱
발행날짜: 2010-01-06 06:50:10
  • 외과·흉부 수입 40% 점유 "수가 인상후 양극화 심화"

|신년기획|외과·흉부외과 미래를 여는 의사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외과와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 수가를 각각 30%, 100%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임상교수들과 전공의들은 전공의 기피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 그러나 수가 인상으로 인해 서울 대형병원과 지방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미래를 개척해 가는 의사들의 삶과 수가 인상 보완책을 진단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흉부외과 임상교수의 24시와 꿈
(중) 나홀로 전공의…그러나 미래는 밝다
(하) 더 큰 위기 내몰린 지방 대학병원들
서울의 소위 ‘빅4’ 대형병원들이 전국 43개 종합전문요양기관 전체 외과, 흉부외과 진료수입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9년 7월부터 외과, 흉부외과 수가가 각각 30%, 100% 인상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외과와 흉부외과 수가 인상이 대학병원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43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이 2008년 7~9월 3개월간 심사결정된 총진료비 자료를 심평원에 요청했다.

심평원은 3차병원의 정보 보호를 위해 서울, 서울외 지역으로만 분류해 43개 기관별 외과, 흉부외과 진료비 자료를 공개했다.

심평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3차 병원 중 서울의 빅4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과의 경우 서울의 4개 병원이 이 기간 총 743억원을 지급받아 43개 종합전문요양기관 전체 진료비 1858억원의 40%를 차지했다. 3개월 평균 진료수입을 비교하면 빅4가 186억원인 반면 나머지 39개 병원은 29억원으로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중 1위가 285억원, 2위가 178억원, 3위가 163억원, 4위가 117억원이었으며,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병원 중 100억원 대상 진료수입을 올린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같은 3개월치 진료수입을 1년치로 추정 합산한 결과 1위는 무려 1139억원에 달했고, 2위가 713억원, 3위가 651억원, 4위가 467억원이었고, 나머지 3차병원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특히 1년치 외과 진료수입 추정치를 기준으로 수가 30% 인상에 따른 추가 수입을 가정해 보면 1위 병원이 342억원, 2위가 214억원, 3위가 195억원, 4위가 14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수가인상에 따른 진료수입 증가 규모는 많아야 85억원이었고, 20억원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는 곳도 8곳이나 됐다.

외과 수가 인상에 따라 모든 병원의 진료 수입이 증가하지만 빅4와 나머지 병원간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현상은 흉부외과에서 더 심각하다.

외과 분야 빅4가 흉부외과 진료수입에서도 단연 타 병원을 압도했다.

다만 외과 진료비 수입에서는 2위인 병원이 흉부외과에서는 1위를 차지하면서 3개월간 62억원을 벌어들였고, 2위가 56억원, 3위가 42억원, 4위가 22억원인 게 다른 점이다.

이들 4개 병원의 3개월 평균 진료수입은 46억원. 나머지 39개 병원 평균인 6억원의 7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들 병원 외에 3차 병원 39곳 가운데 3개월치 진료수입이 10억원 이상은 3곳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 빅4의 진료비 수입이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사실상 흉부외과 수술을 빅4가 싹쓸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수입증가분을 1년치로 추정 환산하면 빅4의 경우 247억원, 224억원, 167억원, 86억원이다.

따라서 흉부외과 수가가 100% 인상됨에 따라 이들 대형병원은 연간 추가 수입도 이 정도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진료비 수입이 미미한 대부분의 3차 병원들은 수가 인상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형병원이 서울 빅4에 집중되자 지방 대학병원들은 수가 인상을 반기면서도 향후 진료왜곡이 더욱 심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충남대병원 흉부외과 나명훈 과장은 “수가 인상 효과가 서울 대형병원에 집중되다보니 지방 대학병원들은 더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어 걱정이 적지 않다”면서 “지방 대학병원을 위한 추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서울의 빅4는 수술 케이스가 많고 수가 인상으로 수입이 크게 늘어나니까 이를 시설과 인력에 더 투자하게 되고 그러면 환자가 더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지방 병원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박호철(외과) 원장 역시 “외과 수가가 인상되긴 했지만 사실상 몇몇 대형병원만 혜택을 보고, 추가 수입으로 투자를 확대하면 환자들이 점점 더 몰리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면서 “10년 후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런 식으로 빈익빈 부익부가 계속되다보면 빅4가 아닌 나머지 대학병원들은 진료의 질이 점점 떨어져 도태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전공의들을 이들 몇개 병원에서 다 키울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나명훈 과장은 “서울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것도 문제지만 흉부외과 봉직의 자리를 늘려야 앞으로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겠느냐”면서 “응급의료센터 등에 흉부외과 전문의가 상근하도록 하는 등 일자리를 늘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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