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임의 비급여 갈등, 정부 직무유기 탓"

안창욱
발행날짜: 2006-12-07 06:31:47
  • KBS '추적60분' 집중조명.."의사와 환자가 힘을 합칠 때"

병원의 임의 비급여 문제는 복지부의 직무유기인가 직무태만인가.

백혈병 환우회에 이어 KBS 2TV ‘추적 60분’이 병원의 임의 비급여 문제를 집중조명하면서 책임소재와 해법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추적 60분은 6일 ‘백혈병 고액진료비의 비밀, 환자들은 왜 3억 3천만원을 돌려받았나?’ 방송을 통해 병원의 임의 비급여 실태를 고발했다.

이날 방송 내용은 최근 백혈병 환우회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병원이 급여항목을 비급여인 것처럼 속여 환자에게 부당하게 청구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백혈병 환자 16명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요청 민원을 제기해 결국 서울의 한 종합병원으로부터 무려 3억 3천만원을 환급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환자와 병원, 복지부의 견해는 크게 달랐다.

병원으로부터 진료비를 환급받은 환자 보호자는 “우리는 병원에서 내라는 대로 진료비를 냈고,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부당청구된 것이었다”고 분개했다.

반면 해당 병원은 “일례로 골수 검사비는 3만 3천원인데, 검사할 때 필요한 바늘이 5만원이 넘어 검사할 때마다 병원이 손해를 봐야 할 상황”이라면서 “요양급여기준이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와 달리 복지부와 심평원은 “심사 기준은 의사들이 만든 것이며,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추적 60분은 “임의 비급여는 병원에만 책임있다고 할 수 없으며, 건강보험 재정과 관련이 있다”면서 “복지부가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면 직무유기이며, 몰랐다면 직무태만”이라고 꼬집었다.

KBS 방송후 추적60분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장외논쟁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영은 씨는 “솔직히 병원에 장기 입원해본 환자들은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한다”면서 “방송을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몸이 아픈 것도 서러운데 마음까지 다쳐서야 되겠느냐”며 쓴소리했다.

백혈병환자인 박진석 씨는 환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급여되는 부분을 비급여로 징수하지 말고, 선택진료비를 허위 청구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만약 병원 말대로 심사기준이 잘못이라면 보건복지부도 바꿀 건 바꾸고, 병원도 앞으로 과다징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방송 내용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김소영 씨는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도개선의 여부를 다뤘으면 좋았을텐데 방송의 여파로 병원과 환자의 신뢰가 깨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면서 “백혈병환자를 살리려고 십년간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애쓴 사람들이 방송을 보면 정말 허탈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용선 씨 역시 “오늘 방송을 보면서 복지부, 심평원의 뻔뻔한 모습에 분개했다”며 “현재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이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양 모든 책임을 의사와 병원에 뒤집어 씌우는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의사와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의료정책이 시행되도록 의사와 환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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