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의료일원화 주장이 한낱 공허한 외침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입법기관인 국회는 현재의 의료일원화 논의를 이익단체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의료일원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시각도 있어 지금과 같은 감정적 대응보다는 국민의 건강을 중심에 둔 차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 등에 따르면 의사협회의 대국회 활동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의료일원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국회의원은 없다. 오히려 바쁜 현안 속에서 의료일원화 주장을 한낱 이익단체의 주장으로 치부하는 상황이다.

모의원실(한나라당) 관계자는 “의사협회가 의료일원화 주장을 국회간담회 등에서 꾸준히 하지만 한마디로 양한방 밥그릇 싸움 하는 것 아니냐”며 “이 문제에 의원님이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의원실(우리당) 관계자는 “한의계에서도 '한의학청 신설‘을 요구하는 건의서가 왔다”면서 의료일원화 요구를 일종의 이익단체의 주장으로 치부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일원화로 가야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의사협회의 주장과는 다르다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현애자 의원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의료일원화 문제를 중요한 의료개혁의 화두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해법이 의사만을 중심으로 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형근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일원화는 중장기 계획으로 세워져야 한다”면서 “의협이 주장하는 전면적인 흡수통합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형근 의원은 내달 중순쯤 토론회를 열고 의료일원화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토론회 일정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