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퀵으로 보내요" 연말 개원가 곤혹

조형철
발행날짜: 2004-12-29 08:09:52
  • 단골환자 잡기위해 우편발송 서비스 등 천태만상

"급해요, 영수증 좀 퀵으로 보내요"..."인터넷 발급안되나요?"..."지금 지방에 있으니 우편으로 보내줘요"

최근 의료비 소득공제를 위해 증빙서류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환자들이 편의를 위해 '퀵서비스로 영수증을 보내달라'는 등 의료기관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어 연말 개원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소득공제용 증빙서류를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해 인터넷으로 발급하거나 팩스 등을 통해 전송할 수 있지만 유독 의료기관은 원본자료만이 소득공제용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28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소득공제용 증빙서류를 e메일로 받을 수 있는지 환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퀵이나 우편으로 보내달라는 등의 요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환자를 놓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의료기관 입장에서 고객인 환자에게 무조건 내원해서 받아가라고 고집하기에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의사가 진료를 팽개치고 직원들과 함께 직접 우편발송에 나서는 등 천태만상이 벌어지고 있다.

강남 N클리닉 원장은 "단골 환자에게도 내원해서 받아가라고 하기엔 부담되서 일괄적으로 우편발송을 했다"면서 "DM발송에 일손이 모자라 점심시간까지 아껴가며 직원들하고 함께 작업해서 보냈다"고 말했다.

명동 S산부인과 원장은 "얼마 전 한 환자한테 진료비 영수증을 잃어버렸다며 퀵으로 납입 확인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황당했다"며 "계속 요구하길래 본인임을 확인하고 결국 착불로 보내줬다"고 토로했다.

양재동 P내과에 근무하는 조무사 이씨는 "최근 들어 영수증을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원칙상 거부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진료비 납입영수증은 법정서식에 의한 원본서류만이 증빙자료로 인정되며 FAX나 복사본, 인터넷 발급 등은 불가능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의료비 소득공제에 있어 증빙서류의 발급에 있어 납세자들의 불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의료업이 타 업종과 같이 인터넷 발급 등 편의가 고려되려면 제도적 보완과 안전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고자가 소득공제용 증빙자료를 위ㆍ변조해 허위로 제출하거나 부풀려 작성할 경우 이를 발급한 의료기관도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되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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