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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승계 골든타임 1년…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강덕구 세무사
발행날짜: 2026-08-18 05:00:00
  • [병원경영인사이트]
    강덕구 세무법인 정원 여의도지사 대표 세무사

[병원경영인사이트] 강덕구 세무법인 정원 여의도지사 대표 세무사

병·의원 승계 골든타임 1년, 선제적 대응 방안

재정경제부는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전면 재설계하면서 병원과 약국을 공제 대상 업종에서 제외하였다. 기존 가업상속공제는 그동안 의료기관 승계에서 부동산 중심의 상속재산을 세금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였다. 본 개정안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향후 병의원의 승계는 조세 특례의 영역에서 일반 상속세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개정안은'가업(家業)'을 특허권, 영업비밀, 산업기술, 숙련기술 등 전문 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새롭게 정의하였다. 이에 따라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는 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확정되었으며, 병원과 약국은 마트 / 버스·택시 운송업 / 주차장업 / 창고업과 함께 주요 제외 업종으로 분류되었다.
가업상속 공제 요건 또한 전반적으로 대폭 강화됐다.

피상속인의 경영기간은10년에서 30년으로, 상속인의 상속개시일 전 가업종사기간은 2년에서 5년으로, 사후관리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여기에 재정경제부 1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최종적으로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된다. 가업상속 공제 한도 자체는 개정 전 300억 ~ 600억에서 개정 후 최대 1000억원까지 확대됐지만, 적용 대상 업종에서 빠진 병의원에는 아무런 실효성 없는 일일 것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8월 11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대상 업종에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병원은 상속인이 의사로서 직접 진료에 종사하고 인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이므로, 자산 보유만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업종과 동일선 상에 두어 가업상속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충분히 타당한 지적이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될 여지도 남아 있다. 다만 현 개정안이 원안대로 확정될 경우 이번 개정안은 2027년 7월 1일부터 상속이 개시되는 분부터 적용되는바, 실질적인 상속 준비 기간은 채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주의할 대목이 하나 더 있다. 이번에 신설된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 역시 병·의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동종업계 경영자나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 등 제3자에게 사업을 넘길 때 매도자의 양도소득세와 매수기업의 소득세·법인세를 감면하는 제도가 신설되는데, 피승계기업 첫번째 요건이'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병의원은 자녀 승계 뿐만 아니라, 물론 후배 의사 등 제3자 승계에서도 조세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 특례가 사라진 자리, 구조 설계로 메워야

이렇듯 조세 특례의 활용이 불가능해진 현시점에 남은 것은 특례 활용이 아니라 선제적인 구조 설계다.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 병원 부동산과 의료업의 소유·운영 구조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본인과 배우자, 자녀를 주주로 하는 가족법인을 건물 현물 출자 방식으로 설립해, 건물을 가족법인이 보유하게 하고, 진료는 원장님 명의로 유지하면서 가족법인과 임대차 관계를 설정하는 구조다.

그 동안 원장님 개인에게 귀속되던 부동산 수익은 법인의 이익잉여금으로 쌓이고, 자녀는 이 수익으로 향후 장기적인 상속세 납세재원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가족법인에서 축적된 임대수익으로 원장님 명의의 토지를 단계적으로 취득해 나가면 토지의 미래가치 증가분이 개인의 상속재산으로 편입되는 것을 차단하여, 상속재산 자체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검토할 사항도 적지 않다. 건물을 현물출자하는 시점에 원장님에게는 양도소득세, 가족법인에는 취득세가 발생한다. 특히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설립 5년 이내의 법인이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취득세 중과 대상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건물의 임대료는 반드시 시가 수준이어야 하고, 토지를 가족법인에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증여하는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과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문제가 따라온다. 선제적인 구조와 더불어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모두 합산해 실익을 따지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전증여의 시간표 자체도 앞당길 필요가 있다.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가산되므로, 10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에 시작해야 실익이 있다. 증여재산공제 한도와 10년 주기, 자산 평가액이 낮은 시점을 함께 놓고 분할 증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이다.

상속의 문제는 세액의 크기보다는 본질적으로'유동성 부족'에서 발생한다. 부동산은 있는데 막대한 상속세를 낼 현금이 없어 부동산을 급매하거나 병원을 폐업하는 경우다. 이럴 때 종신보험을 활용하면 상속세 납세 재원 마련에 매우 유용하지만, 계약자와 수익자, 실제 보험료 부담자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될 수도,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상속세 납세 재원 마련을 위한 종신보험 계약의 외관을 갖췄다 하더라도 실제 보험료를 피상속인이 부담한다면, 그 비율만큼은 상속재산에 해당하여 상속세가 과세된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병·의원 승계는 이제 하나의 특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부동산과 사업의 소유구조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세무의 영역이고, 인력과 조직을 어떻게 승계할 것인지는 노무의 영역이며, 납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재무설계의 영역이다. 이 세 영역이 따로 움직이면 어느 한 곳에서 반드시 공백이 생긴다.
상속은 예고하고 오지 않는다. 가업의 승계와 상속설계를 시작할 시점은 국회 통과를 확인한 다음이 아니라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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