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질환, 소장 염증, 장내 미생물 불균형 연관성 입증

발행날짜: 2026-05-07 11:16:40
  •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연구팀, 동물실험에서 관계 규명

김나영 교수(왼쪽)와 서울대 헬스케어융합학과 하성찬 박사과정생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지방간질환이 소장의 염증 및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연관성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유도한 동물모델을 분석한 결과 소장 염증이 심할수록 간에 지방이 더 많이 쌓이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암컷에서는 상대적으로 간 내 지방 축적이 적었지만, 고령 암컷은 이러한 보호효과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로, 이 중 특히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이라 부른다.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꼴로 앓고 있으며, 간경변과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지방간질환은 주로 간 자체의 대사 문제로 인식됐으나, 최근 영양분을 소화·흡수하는 소장부터 통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장은 음식물을 흡수하는 주요 기관으로, 이곳에서 흡수된 영양분과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이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한다.

연구팀은 지방간질환과 소장 환경 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젊은 쥐와 고령 쥐를 암수로 나눈 뒤, 일부에는 일반식을, 실험군에는 고과당·고지방 식이를 8주간 급여하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고과당·고지방 식이를 먹은 쥐에서 소장 염증과 간 지방 축적이 함께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으며, 특히 소장 중에서도 영양분 흡수가 활발한 '공장' 부위의 염증이 간 지방의 축적 정도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눈에 띄었다. 젊은 수컷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를 먹었을 때 체중 증가와 간 내 지방 축적이 뚜렷했던 반면, 젊은 암컷은 같은 식이를 먹어도 지방간 축적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고령으로 갈수록 암컷에서도 지방간이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장 점막의 투과성과 관련된 Cldn-2 유전자 발현도 증가했다. 이는 젊은 암컷에서 보이는 보호효과가 노화에 따른 대사 및 호르몬 환경 변화 등으로 약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소장 미생물 분석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과가 확인됐다. 고과당·고지방 식이를 시행한 그룹 중 특히 젊은 수컷과 고령 암컷에서 소장에 사는 유산균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 intestinalis)가 감소했으며, 이 균이 적을수록 소장 염증과 지방간이 심한 경향을 보였다. 또한 소장 상피세포에 지방산으로 스트레스를 준 뒤 살아 있는 락토바실러스를 투여하자 손상된 세포의 생존율이 회복되는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지방간질환이 소장의 염증 및 장내미생물 불균형, 장벽의 투과성 변화 등과 연결될 수 있음을 규명했으며, 특히 같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를 시행하더라도 성별과 연령에 따라 서로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예방 및 치료 전략에서 성차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나영 교수는 "지방간질환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소장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동물실험·세포실험을 통해 확인한 연구결과"라며 "향후 인체 대상 후속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예방 및 치료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와 'Frontiers in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관련기사

병·의원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