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관리실장 역임 '약가 정책 설계자' 사외이사 선임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등 규제 폭풍 속 '실무형 방패' 전략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삼익제약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내 약제 정책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김보연 전 업무상임이사를 사외이사로 전격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발표한 시점에 제네릭 의약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제약사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압박이 어느 때보다 거센 가운데, 정책 메커니즘을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에 수혈해 '약가 리스크' 정면 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 심평원 출신 사외이사 선임 배경은?
삼익제약은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보연 전 심평원 상임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김 이사는 1981년 입사 이후 심평원의 전신인 의료보험연합회 시절부터 약제관리실장, 의약품정보센터장, 업무상임이사 등 약가 정책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특히 그는 현재 국내 약가 체계의 근간인 '의약품 선별등재 제도(Positive List System)' 도입을 주도한 설계자로 평가받는다.
퇴임 전까지도 상근평가위원으로서 항암제 급여 기준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사결정에 참여해 왔다. 이러한 거물급 인사가 중견 제약사인 삼익제약의 이사회에 합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다.
이처럼 삼익제약이 김 이사를 선택한 배경에는 최근 제약업계를 옥죄고 있는 제네릭 약가 재평가와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정심은 최근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오리지널의 약 45%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확정했다. 기존 53.55% 기준선에서 추가 인하를 공식화한 것으로,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약사들에는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충격파다.
삼익제약은 순환기 및 당뇨병용제 등 만성질환 치료제 부문에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제네릭 품목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가 자체 생동성 시험 수행 여부와 원료의약품 등록(DMF)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제네릭 약가를 차등 적용하고, 임상적 유용성이 낮은 품목의 급여를 축소하는 정책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구조를 가진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위주 기업들에 약가 인하는 단순한 수익성 저하가 아니라 존폐의 문제"라며 "심평원의 심사 논리와 정책 방향을 꿰뚫고 있는 김 이사의 존재는 규제 폭풍 속에서 가장 강력한 실무형 방패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대관 역량 강화부터 약가 재평가 대응까지…전략적 효과
김 이사의 합류로 삼익제약의 대관(GA) 및 약가 전략은 한층 정교해질 전망이다. 단순히 인맥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보건당국이 수긍할 수 있는 논리적인 약가 방어 근거를 구축할 역량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선 기등재 품목의 재평가 대응 전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심평원 내부 심사 기준과 절차에 정통한 인사가 이사회에 포진함으로써 기존 품목의 약가 방어와 재평가 대응 논리 수립에 있어 속도와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이번 인사는 제네릭 중심의 전통적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삼익제약의 절박함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외이사 선임이 단순한 지배구조 요건 충족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핵심 사업 리스크 관리와 정면으로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책 환경이 이토록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 규제 기관의 내부 논리를 가장 잘 아는 인사를 이사회 테이블에 앉힌 것은 그 자체로 전략"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