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덕산병원 개원 임박하자, 인근 병원들 의료진 확보 '비상'
일선 병원들 "의정사태로 신규 의사 배출 중단 여파 커" 입모아
서수원에 위치한 수원덕산병원이 올해말 개원을 앞두고 인근 병원들이 의료진 사수 전략으로 분주하다.
15일 병원계에 따르면 수원덕산병원은 706병상 규모로 종합병원이자 아주대학교병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 이어 수원시에서 세 번째로 큰 병원이다. 1단계로 올해 12월 450여병상 규모로 개원할 예정으로, 2027년 전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병원은 김천제일병원을 운영 중인 덕산의료재단이 새 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병원계는 대학병원급에 못지 않는 새로운 종합병원의 탄생을 두고 벌써부터 의료진 급여 인상과 더불어 이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지난 2024년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으로 전국 대형병원의 의사 인력이 급격히 감소한 탓.
소위 '빅5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의 전체 의사 인력은 2023년 7042명에서 2024년 4463명으로 3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전공의 비중이 40% 안팎에서 5% 내외로 줄면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2023년 578명에서 35명으로 93.9%의 크게 감소했으며 세브란스병원은 612명에서 49명으로 92% 줄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올해 이어 내년 의료현장에 투입할 신규 의사 배출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이다.
지난 2024년 9월 기준 전공의 사직률은 86.7%에 달했으며 1년이 지난 2025년 전공의 모집 결과도 참담한 지원율을 기록하면서 예년 수준의 의사를 배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의대생 휴학도 장기화 되면서 향후 2~3년간 신규 의사 배출이 극도록 제한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은 물론 서울권까지 의사 인건비가 빠르게 높아졌다. 지방 중소병원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해당 병원일수록 의사 인건비는 의료기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병원도 아닌, 경기권 수원덕산병원 등장만으로도 인근 병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경기권 한 중소병원장은 "대학병원 규모의 중소병원이 건립되는 만큼 의료진을 대거 선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신생 병원의 한계점을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해당 병원이 의료진을 모두 채울 수 있을 지도 의문이고, 만약 선발에 성공한다면 인근 병원 의료진 이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또 다른 경기권 중소병원장은 "대형 대학병원인 빅5병원도 의사 부족이 극심한 상황이다. 일선 중소병원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