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칼럼]"리더십의 반감기?"(63편)

한독 백진기 대표
발행날짜: 2024-01-02 05:00:00

지식의 반감기라는 것이 있다.

1962년에 경제학자 프리츠 마흐럽(Fritz Machlu)이 소개한 개념이다. 한 분야의 지식의 절반이 쓸모 없는 것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의 길이를 말한다.

그 발표가 있고 50년후, 2012년 새뮤엘 아브스만(Samuel Arbesman) 박사는 [Half-Life of Facts]라는 저서를 통해 물리학의 반감기는 13.07년, 경제학은 9.38년, 수학은 9.17년, 심리학은 7.15년, 역사학은 7.13년이라고 발표했다.

어느 재단 이사회에서 들은 얘기다.

의대대학원장을 엮임하신 재단이사님 말씀이다. 과거 의대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졸업 후 10년이 지나면 배운지식의 50%는 버려야 한다고 했다. 새뮤엘 아브스만의 발표와 같은 맥락이다.

요즈음은 어떨까? 놀랍게도 '70시간'이라고 하셨다. 의학발달속도가 과거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말씀이었다.

속으로는 '설마'했다가 그분의 전공이 영상의학이라 다른 분야보다 빠를 것 같다는 생각과 배우고 돌아서면 새 방법이 나와있는 과학기술발달을 보면서 '그래 맞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도 반감기가 있지만 리더십 특징상 반감기까지 가면 조직은 멍든다. 아마 ‘반에 반’감기만 되도 버티기 힘들다.

리더십파이프라인(emerging leader. people leader, operation leader, strategic leader)에 따라서 반감기가 다르지만 People Leader의 경우는 3년으로 본다.

단지 내 한정된 경험과 생각이다. 팀원을 이끄는 리더십은 지식, 과학기술과 다른 차원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얻는 시간은 길고 쉽지 않다.

리더는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 역량, 태도가 각각 다른 팀원들과 일을 해야 한다.

리더로서 처음 겪는 people management는 어렵다.

리더들의 개인차는 있지만 첫 1년은 허니문 기간으로 본다. 2년차는 인력관리, 성과관리 등을 한 바퀴 돌아서 자기만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3년차는 숙달된 조교처럼 팀장의 역할을 한다. 이 기간동안 팀원구성도 20%-30%바뀐다. 시장환경, 관련직무지식도 모두 바뀐다.

갈림길에 선다.

지속학습으로 계속 갈 수 있는 반감기 없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회사는 '한번 팀장이 영원한 팀장'의 덫에 걸린다.

변명은 " 특별한 하자가 안 보이는데 리더를 그 자리에서 끌어 내릴 수 있나?"이다. 고여있는 고요한 저수지 같이 보인다.

Richard L. Daft은 그의 저서 [The Leadership experience]에서 리더십의 구성요소를 아래표와 같이 6가지(영향력,의도,개인책임,변화,목표공유)로 규정했다.

이 6개의 구성요소 중 반감이 아니라 ‘반에 반’감이 되면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6개의 지표가 복잡해서 나는 2개의 지표를 제시해 본다.

그 하나는 회사측면에서 성과performance이고 나머지 하나는 팀원들이 ‘그 리더하고 근무하면서 많이 배운다’는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Performance도 그저 그렇고 팀원관리도 그저 그렇고 마지 못해 회사가 시키는 교육에 참여하고 직무지식도 그저 그런 팀장들이 버젓이 리더로 활동한다면 그 회사도 그저 그런 회사이다.

그저 그런 회사는 서서히 Fade out이다.

반감기가 훌쩍 넘어 팀원이 직무에 대해 설명을 해줘도 못 알아 듣는 팀장을 회사가 알면서 애써 외면하면 제일 먼저 유능한 사원이 떠난다. 그런 회사는 빠르게 시장에서 Fade out이다

난 개인적으로 리더십이 반감기에 도달하면 이미 영향력이 떨어져서 이미 리더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리더십은 지식이나 경험이나 역량과는 다른 차원이다. 리더십은 반감이 아니라 100%유지다.

나의 리더십은 반감기에 도달했는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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