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새 이정표 쓴 포시가…이젠 전략 다듬을 시점"

발행날짜: 2023-05-26 05:30:00
  • 흐로닝언의대 히또 히스핑크 교수‧신촌세브란스 유태현 교수
    SGLT-2 억제제 미충족 수요 신장이식 및 투석 환자 연구 강조

"DAPA-CKD 연구를 통해 다파글리플로진이 만성신부전 치료제로서 2형 당뇨병 동반 유무와 상관없이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점은 다른 약제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후 신장 이식 환자나 기능이 매우 악화된 환자에게 처방하기 위한 연구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DAPA-CKD 연구를 통해 만성신부전(CKD)으로 치료영역을 확대한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임상 현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해외학회는 물론 국내 가이드라인까지 변화가 이뤄지면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왼쪽부터)신촌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 네덜란드 흐로닝언의대 히또 히스핑크 교수

대한신장학회 제43차 국제학술대회에 방문한 DAPA-CKD 연구의 1저자인 히또 히스핑크 교수(네덜란드 흐로닝언의대)와 신촌세브란스병원 유태현 교수(신장학회 KRCP 편집위원장)는 이제 기존에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던 환자에서 효과 확인과 조기 진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포시가의 만성신부전 적응증 확대의 기반이된 연구는 DAPA-CKD다.

연구 결과 1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50% 이상 지속 감소 또는 말기 신질환 발생, 신질환 또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한 결과 포시가를 복용한 환자들이 위약군보다 39% 의미 있게 낮았다.

히스핑크 교수는 "이전에는 2형 당뇨병을 동반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만 SGLT-2 억제제가 활용됐지만, 이제는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도 콩팥 기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높은 치료성과로 DAPA-CKD 연구가 조기 종료됐지만 이 정도의 효과를 거둘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두 교수의 시각이다.

히스핑크 교수는 "1996년에 동물실험을 진행했던 당시에도 단백뇨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 2형 당뇨병이 있는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좋은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했었다"라며 "하지만 당뇨병이 없는 환자도 이처럼 임상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포시가가 임상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거두면서 당뇨 유무와 별개로 신장을 보호할 방법이 ACE억제제나, ARB차단제 등 외에 선택지가 없었던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좋은 효과들이 발표되면서 신장학회 진료지침위원회에서 발간한 진료지침에서도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메트포르민과 함께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며 "국내 처방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DAPA-CKD 연구 중 오히려 아시아에서 효과가 좋은 것으로 결과가 나온 부분도 있어 만성신부전의 이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포시가의 만성신부전 적응증이 비급여임에도 불구하고 단백뇨가 동반되고 당뇨병이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처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유 교수의 설명.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들이 경제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히스핑크 교수는 국내 신장내과 의료진이 SGLT-2 억제제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만성신부전 치료 향후 관심사 '장기‧중증 환자' 효과

DAPA-CKD 연구 제1 저자인 히스핑크 교수가 한국에 방문한 만큼 국내 의료진과 만성신부전 치료와 관련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는 후문. 히스핑크 교수는 국내 신장내과 의료진이 SGLT-2 억제제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의료진의 관심은 SGLT-2 억제제의 장기적인 영향이었으며, 환자가 약물을 통해 10~20년까지 콩팥 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SGLT-2 억제제는 유럽에서 2013년부터 등록됐기 때문에 이미 8~10년의 임상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부분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히스핑크 교수는 "SGLT-2 억제제 복용 환자 중 혈당 수치가 높은 80세 환자도 장기적으로 콩팥 기능을 유지하며 관리 중이라는 이야기도 공유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SGLT-2 억제제는 고령층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이에 대한 처방이 고민이 있는 상황.

유 교수는 "처음에는 고령 환자의 경우 체액량 감소 때문에 콩팥 기능이 더 악화될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신 환자들에게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SGLT-2 억제제가 만성신부전 치료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다음 과제는 아직 미충족 수요로 남아있는 환자에서 효과를 보일 수 있는가의 문제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 히스핑크 교수는 콩팥이식 환자나 콩팥 기능이 매우 약화된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스핑크 교수는 "콩팥 기능이 eGFR 20 ml/min/1.73m2 미만일 정도로 악화가 된 환자 또는 이식이나 투석을 진행하고 있는 환자들은 이번 임상에서 제외됐다"며 "RENAL LIFE CYCLE 연구를 통해 18세 이상의 성인 중 eGFR이 25 ml/min/1.73m2 매우 낮고 신장이식 또는 투석을 진행한 이력이 있는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이 사망,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입원율, 신장 기능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히스핑크 교수는 만성신부전 치료를 위해 환자를 조기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신장은 비가역적인 기관으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여러 임상에서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 처방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매년 국민의 단백뇨를 측정해 만성신부전 환자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안정적이고 효과가 좋은 SGLT-2 억제제 처방을 통해 삶의 질 향상과 효과적인 증상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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