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가 연 기회의 땅…K-바이오 토양 삼아야"

발행날짜: 2023-05-09 12:00:43
  • [메디칼타임즈 좌담회]바이오시밀러 미래 전문가 3인방에게 묻다
    바이오시밀러 통한 인력·자본 등 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성 강조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과연 K-바이오 활성화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바이오시밀러가 가진 비용 절감과 환자 혜택 등을 넘어 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성 요소로서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블록버스터 치료제들의 특허만료로 세계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책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 바이오시밀러가 세계 시장에 나가고 있는 현 시점이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10년을 좌지우지할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기회를 생태계로 연결시킬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번 좌담회는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경희대병원),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 삼성바이오에피스 김태현 한국사업본부장이 참여했으며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3명의 전문가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오시밀러와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의 연결고리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 같다. 어떤 부분 때문인가?

이승규 부회장(이하 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기업들이 만들어진지 1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특정 지역에 글로벌 1위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이오 산업계 전체로 봤을 때 큰 에너지라고 본다. 국내 기업이 단기간에 이 정도의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은 향후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왼쭉부터)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김태현 한국사업본부장

실제로 협회에서 해외와 관계를 맺다보면 신약을 개발한지 얼마 안 된 한국이 왜 이렇게 브랜드가 좋아졌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결국 글로벌 리더 위치에 있는 기업들이 산업에 큰 동력을 만들고 이런 경험을 축적해 간다면 벤처가 주도하고 있는 소재개발이나 후보물질 개발과 어느 시점에서 만나 폭발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

홍승재 보험이사(이하 홍)= 휴미라와 같은 치료제는 직접 투여하는 자가 주사이기 때문에 투여 중 흐르는 경우가 있어 '이게 한 방울에 몇 만원'이라는 말을 환자에게 할 정도다. 그만큼 바이오시밀러가 고부가가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우리나라는 신약 개발 부분에서 늘 따라가는 입장이었지만 바이오시밀러를 발판으로 이제는 궁극적 목표인 신약개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도 해외 류마티스학회를 가보면 삼성이나 셀트리온의 부스가 중앙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외국에서 한국 의사들의 생각을 묻는 경우도 있다. 생태계가 다져지고 있는 것이다.

김태현 본부장(이하 김)= 바이오시밀러가 한국에 중요한 좋은 약을 잘 제시해서(adduction) 환자들을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얼마나 기여도를 가져갈 것인지도 중요하다.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캐시플로우를 만들면 이를 다시 재투자해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국내 기업의 바이오시밀러 분야 성장이 국내 제약바이오의 신약개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인가?

이= 한국바이오협회 회원사를 봤을 때 3년 전부터 삼성 등 대기업 출신들이 창업하는 수가 늘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연구개발(R&D)을 하고 과제를 통해 탐색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면 대기업 출신 창업의 경우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가 있다. 산업이 퀀텀점프를 하는 시기가 있는데 현재가 두 번째 퀀텀점프의 시기가 올 것이라는 게 몸으로 체감된다.

김= 이미 언급한 것처럼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워낙 크고 여기서 캐시플로우를 잘 만들어서 재투자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 중 하나다. 다국적제약사(MNC)는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을 R&D에 투자하기 때문에 다른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사면되지만, 국내산업 상황에선 쉽지가 않다. 이런 부분에서 중요한 사항이 인재에 투자하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를 봤을 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약 4000명,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약 1000명에 육박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대단위 인력수급이 필요하다. 국내의 큰 회사들에서 연구, 임상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런 경험이 벤처에 흡수되는 인재 선순환이 신약개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등을 통해 산업의 크기가 커지면 이러한 자본이 다시 제약바이오 생태계 구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홍= 일례로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생태계 구축이 반도체 생태계와 비슷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선두 기업들이 큰 틀에서 생태계를 만들어 가면 그 아래에 여러 회사들이 함께 커가는 것처럼 K-바이오가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이날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을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 로 연결시킬 수 있는 고민을 강조했다.

결국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정부의 제약바이오 육성 의지와 발맞춘 지원인 것 같다. 어떤 방안이 있을까?

이= 대외적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 다음으로 국내기업이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의 숫자가 제일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상황이 좋다고 해서 그냥 있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산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버렸을 경우 정부와 정부 간의 전략적 제휴(alliance)가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있다면 아직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홍= 유럽과 미국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레드오션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제3시장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직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한국에 입국해 진료받는 해외환자 중에는 현지에서 치료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많은 양의 치료제를 한 번에 가져가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 방문 등을 통해 여러 소통이 이뤄진 것처럼 아직 기회가 있는 나라를 방문할 시 바이오 전문가들과 함께 지원을 논의한다면 기회가 더 커질 것이다.

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초에 설립 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는 것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후 프로세스를 만들어 내재화하고 많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국가경쟁력에 기여를 하려면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세제지원이나 제도지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수출 기여도가 약 13조 정도로 추산한다. 구체적인 매출 비중을 살펴봤을 때 글로벌 매출이 93%, 한국매출이 7% 정도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타 국가 대비 또는 다국적제약사(MNC) 대비 더 빠르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지원 등에 대한 고민이 K-바이오 내 바이오시밀러의 기여도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상황에 대입해 보면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인하된 오리지널 치료제의 약가를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홍= 그렇다. 정부 입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인해 오리지널 치료제의 가격이 인하돼 보건의료 비용을 줄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바이오를 육성한다는 관점에서는 약가인하와 투자라는 투 트랙 접근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재정 측면에서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바이오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안을 제시해야 된다는 의미다. 가령 100만원의 오리지널 치료제가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70만원이 됐다면 절감된 30만원의 비용을 K-바이오 육성하는데 투자하는 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고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K-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무리 조언을 부탁한다.

김=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있어도 한국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산업의 규모도 작지만 오리지널 치료제의 약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등의 바이오시밀러가 있기 때문에 병원이나 환자도 금액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실질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K-바이오 육성을 활성화할 수 있는 부분을 구체화해야 하고 현업에 있는 전문가들과 같이 논의가 필요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임상에 필요한 리얼월드에비던스(RWE)나 좋은 치료제 및 환자 편의성이 있는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

홍= K-바이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인허가 패스트트랙부터 다양한 지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패한 성공이라는 말처럼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만큼 생태계 조성을 통해 현재의 지원이 앞으로 20년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 K-바이오가 많은 시도를 하고 있지만 반대로 아쉬운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도 자정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특정 이슈로 산업계 전부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하나가 무너지더라도 회복할 수 있지만 국내 산업은 아직 한 곳이 망가져 버리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제는 민간기업의 힘만으로 나아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공의 부분에서 현재 기회를 지혜롭게 살릴 수 있도록 나서줄 필요가 있다. 기업과 함께 정부가 노력한다면 현재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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