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남용 다제내성균 문제 심각…요양병원 최대 구멍

발행날짜: 2023-03-09 05:30:00
  • 국내 최초 전향적 다기관 연구 결과…22.7%가 다제내성
    요양병원 획득이 35.9%로 지배적…"국가적 관리안 필요"

국내에서 항생제 오남용과 잘못된 처방으로 인한 다제내성균(MDR)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기관 연구 결과 22.7%에서 다제내성균이 발견된 것.

특히 요양병원의 경우 환자의 무려 35.9%가 다제내성균이 검출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국가적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는 13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다제내성균에 대한 국내 최초 대규모 전향적 다기관 관찰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항생제 다제내성균에 대한 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제내성균은 항생제의 오남용에 의해 발생하며 상당수 항생제가 듣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패혈증 등으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 사실. 초기 항생제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직까지 이에 대한 획득 경로와 내성 패턴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위험 요소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대 의과대학 이연주 교수가 이끄는 다기관 연구진이 국내 주요 도시와 의료기관 종별로 이에 대한 전향적 연구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다제내성균이 어떤 경로로 획득되며 또한 이에 대한 지역적, 병원 종별 특징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국내 19개 대학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진단된 7024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지역 및 의료 환경에 따라 다제내성균의 분포가 다른 만큼 단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에 맞춘 분포 조사를 통해 위험 인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총 7024명 중 1596명(27.2%)에서 다제내성균이 검출됐다. 이중 다제내성 그람 음성균이 18.0%로 다제내성 그람 양성균(5.9%)보다 우세했으며 1.2%는 음성과 양성균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가장 흔한 다제내성균은 MDR Enterobacteriaceae로 13.9%를 차지했고 MDR Staphylococcus aureus가 3.1%, MDR Enterococcus spp가 3.0%로 뒤를 이었다.

다제내성균 획득 경로를 보면 요양병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유병률에서 요양병원에서 획득한 환자가 35.9%로 상당수를 차지한 것.

이어 요양시설이 29.5%로 집계됐고 병원이 26.5%, 지역사회 획득이 26.5% 순이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기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패혈증이 발생한 경우 다제내성 그람 음성균이 각각 30.4%, 26.3%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병원에서 패혈증이 나타난 경우 다제내성 그람 양성군이 10.9%로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패혈증 환자의 다제내성균 검출 위험인자

지역별로는 중부지방이 23.8%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제주도가 21.8%로 집계됐으며 남부지방이 21.1% 순이었다.

신체 부위결로는 요로감염에서 32.8%로 가장 높았고 폐렴이 19.9%로 가장 낮았다. 다제내성 그람 양성균의 경우 피부 감염이 14.8%로 가장 높았고 다제내성 그람 음성균은 요로감염이 3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살펴보면 요양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다제내성균 위험이 1.63배 높아졌으며 요양시설도 2.06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험도 또한 병원에서 걸린 것보다 요양병원에서 균에 노출된 경우 1.42배가 높았다. 요양병원과 요양기관에 입원하는 것 자체가 다제내성균에 대한 독립적 위험인자가 되는 셈이다.

특히 다제내성균에 맞춘 초기 약물의 적정성을 살펴봐도 병원은 83.1%로 상당히 높은 반면 요양병원은 66.8%, 요양시설은 73.9%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국내 패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제내성균의 유병률을 조사한 최초의 대규모 다기관 연구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다제내성균 검출의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병원에서 패혈증에 걸린 것보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걸렸을 경우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내려질 가능성이 두배나 높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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