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통한 건강관리 실제 환자·의사가 말하는 장단점은?

발행날짜: 2022-12-28 05:30:00
  • 만성 질환자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실증사업 결과 공개
    체중감소 등 일정 부분 효과 확인…"향후 수가 기반 근거"

디지털헬스케어, 특히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건강관리가 실제 만성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엿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실증사업 결과가 그것.

결과적으로 일정 부분 효과가 확인됐지만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지만 충분한 가능성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만성질환 관리의 효용성에 대한 실증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최근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활용 실증사업을 마무리하고 27일 이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실증사업은 급성 질환 중심의 건강관리 서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디지털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가진 눔(NOOM)을 활용해 진행됐다.

비만이 있으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해 이에 대한 수가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BMI가 25 이상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 350명을 대상으로 중재군 175명과 대조군 175명으로 나눠 21개의 일차의료기관에서 12주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환자의 동의를 거쳐 체중 감량과 혈압 관리, 혈당관리에 대해 미리 세워둔 관리 방안을 적용하면서 환자에 따라 의료진이 개입 강도를 조절한 뒤 결과를 보는 방식이다.

결과에 대한 1차 평가 지표는 3개월간의 체중 변화로 잡았으며 2차 평가 지표는 스트레스와 정서변화, 수면 패턴과 약물에 대한 순응도로 설계됐다.

특히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일차의료기관에는 인당 10만원을 지급하고 중재군은 참여 기간에 따라 최대 3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중재군은 12주간 평균 0.96kg의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대조군은 0.1kg만 줄어들었지만 통계적으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93).

하지만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의 사용 전후를 분석하면 중재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P=0.001). 즉, 중재군과 대조군간 비교는 힘들지만 어플로 인해 일정 부분 체중 감소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같은 효과는 눔을 꾸준히 활용한 환자에게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9주 이상 사용한 군에서 -1.8±3.89kg으로 감소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도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눔을 꾸준히 사용해 인센티브를 3번 이상 받은 군의 체중 감소 효과가 -2.29kg로 가장 컸으며 2번 받은 중재군이 -1.24kg, 1번 받은 중재군이 0.17kg순으로 집계됐다.

수면의 질 변화 등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중재군의 경우 수면의 질이 보통 이상인 사람이 전체 대비 81.0%, 대조군은 67.0%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건강관리 어플리케이션 사용 전후를 분석해 보면 중재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면의 질 향상을 보였다(P=0.002).

하지만 우울감과 불안감 등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PHQ-2와 GAD-2 설문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 통계적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 그나마 스트레스의 경우 중재군에서만 어플을 사용한 뒤 유의미한 감소 효과가 나왔다(P=0.004).

이를 기반으로 환자들은 만약 이를 돈을 내고 활용한다면 1만 79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86점이었다.

연구진은 "분석 결과 일부 환자들에게서 체중감량, 수면 및 건강행태 개선에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그 효과의 절대적인 크기는 크지 않았다"며 "이러한 결과를 고려하면 의료진이 어플리케이션과 휴먼 건강코치를 활용해 만성질환자의 체중 감소 및 건강행태 개선에 활용 할 수는 있다고 보여진다"고 결론내렸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의사들의 평가는 어떨까. 결과적으로 효과는 있으나 실제적인 효능은 크지 않으며 다수의 환자에게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구진이 사업에 참여한 일차의료기관 의사들에게 종료 후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의료진들은 동기 부여의 효과가 있다는데는 동의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교육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고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와 관심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효과를 기대할만 하지만 다수의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에 대한 개선 항목을 묻는 질문에는 충분한 수가와 진료시간을 꼽은 의사들이 많았다. 아울러 이에 대한 적정 수가로는 초기 교육 및 상담료로 평균 4만 6240원이라고 답했고 이후 교육과 상담료로는 1만 9210원은 받아야 한다는 응답을 내놨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 어플리케이션 활용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연구"라며 "특히 코칭을 많이 받은 군에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을 고려하였을 때 코칭을 동반한 만성질환 관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 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 이는 향후 건강관리 서비스의 인증제 및 수가 도입 등의 제도화를 위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수요 확대 및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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