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들 사명감에 읍소해선 의료인력 난제 못 푼다"

발행날짜: 2022-09-05 05:20:00
  • 강릉아산병원 유창식 병원장, 지방병원 의사 구인난 고민
    "지방병원 자생 한계" 지역병원 성장에 지자체 역할론 주장
    2년 임기동안 목표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체계 수준으로 성장

"대학병원이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의료인력 확보는 여전히 난제다. 정부의 지원금 등 수가정책을 제시하며 사명감에 읍소하는 것으로는 젊은의사들의 발길을 돌릴 수 없다."

강릉아산병원 유창식 병원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만남에서 필수의료를 지키는 지방대학병원의 고충을 털어놨다.

■지방대학병원장이 본 의료인력난 해법은?

그는 "과거 외과,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정부는 가산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나마 전공의, 전임의 인력을 유지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이 정도로는 지금의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신경외과 의사는 수술에 대한 리스크와 야간당직 등 업무강도를 고려해 내과 의사 대비 몸값이 몇배 높다. 힘든 만큼 금전적으로 확실하게 보상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일부 수가를 소폭 개선하는 게 아니라 눈에 띄는 수준의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파격적인 변화가 없이는 필수의료분야 의료진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유창식 병원장은 지방의 의료인력난 해법은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덕아산병원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지방 병원은 자생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병원이 성장하는데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일본을 사례를 들었다.

일본의 경우 빅5병원처럼 몰리는 병원이 따로 없다. 그 이유는 각 지자체가 지역 병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유수의 병원으로 키우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빅5병원 의료진도 200%만족하는 강릉아산 혜택은?

유 병원장 또한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을 지내며 빅5병원 대장암 명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외과의사. 그도 강릉행을 택하기 까지 고민이 컸지만 막상 근무하면서 만족도는 200%다.

일단 서울아산병원 대비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환자 한명 한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병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초반에는 경영에 집중했지만 최근 환자진료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좋은 의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근무할 때만해도 암으로 진단한 환자를 수술하려면 몇주간의 대기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강릉에선 당일 진단해서 입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해 1주일내에 수술까지 마칠 수 있다. 방사선치료장비도 서울아산과 동일해 의료장비에 있어서도 뒤쳐지지 않는다.

물론 암환자 등 중증환자의 수도권 이탈현상은 있지만 강릉아산병원의 진가를 제대로 안다면 서울로 향하는 약 30%의 환자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과거 암 환자가 외래진료를 오기까지 1개월의 시간을 소요했는데 외래 진료이후에도 수술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고 말할 때마다 안타까웠다"면서 "여기선 어제 동네의원을 찾았다가 내원한 환자를 그 주에 수술까지 할 수 있으니 보람이 크다"고 했다.

유창식 병원장은 의료인력난을 우려하면서도 강릉아산병원의 우수한 근무환경을 강조했다.

유 병원장은 이외에도 강릉아산병원의 최적의 근무환경은 자랑할 만하다고 했다. 의료진의 경우 서울아산병원과 동일한 급여체계+지역수당 월 200만원에 사택 제공에 병실에서 동해바다와 백두대간 대관령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자연환경은 덤이다. 또 야근이 잦은 간호사 등 직원들을 위해 식당의 질을 높이는가 하면 원할 때 라면 등 간식도 제공한다.

그 덕분일까. 강릉아산병원 간호사 사직율은 신규간호사 20%, 전체 10%수준으로 전국 평균 사직율 40%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급종병 지정…서울아산병원 롤모델로 뛴다

강릉아산병원 지난 2020년 상급종합병원에 지정, 또 다른 미션이 생겼다. 지역 내 상급병원으로서 지역 내 360여개 회원병원, 31개의 의료기관과 협력병원을 맺고 의료전달체계 구축에도 역할을 해야한다.

유 병원장은 지난 4월, 강원도 내 대학병원장들과 의료기관간 상생 협의체를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는 "도내 환자 이탈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정기적인 학술대회 등을 진행하며 데이터를 공유하며 지역 의료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작은 출발점이 강원도 의료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 병원장은 2년이라는 임기 내 목표로 "환자 안전, 치료성과, 의료의 질, 환자 경험 등 병원의 진료시스템을 서울아산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10위권이라는 높은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갖춘 서울아산병원에서 약 30년을 근무한 의료진으로 강릉아산병원을 서울과 같은 수준으로 이끌어 올리는데 적임자라고 자평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이 정리한 많은 정보, 지식, 교육 등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좀더 노력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지역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잘 쾌유해서 퇴원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 소박한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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