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청와대 국민청원 청원인 보호기능 상실"

이창진
발행날짜: 2021-06-16 10:27:01
  • 의료과실 의혹 복지부 답변 불구 해당병원 청원인 형사고발

환자단체가 의료과실을 제기한 피해자의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해당 병원의 소송 제기에 청원인 보호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한 청원인을 보호하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강도태 차관이 지난해 11월 의료사고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모습.
앞서 청원인은 지난해 6월 부산 모 병원에서 유도분만으로 태어난 지 4시간 19분 만에 세상을 떠난 젤리(태명) 사망에 의료사고 의혹을 담은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보건복지부 강도태 제2차관은 지난해 11월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전담수사팀의 엄정한 수사를 통한 사건 진상 규명을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청원인은 해당 병원 진료기록 조작 등 7가지 의혹 진상규명과 분만실, 신생아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을 주장했다.

해당 병원은 지난해 10월 청원인을 대상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업무방해죄로 부산 지역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12월 해당 병원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의견을 검찰에 송치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청원인 주장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는데도 부산 지역 경찰서는 8개월째 수사를 종결짓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청원 내용은 분만실과 신생아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와 의료사고 소송 중인 의료인의 의료업 종사 금지에 대한 의료법 개정 요구 그리고 20만명 이상 청원 내용 동의를 고려하면 공공의 이식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은 해당 병원을 특정하지 않기 위해 변호사 자문을 받아 상호 대신 부산에 있는 M여성병원으로 표기했다"고 덧붙였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청와대 공식 답변까지 들은 경우에도 피청원인 특정 여부에 대한 청와대 관리자의 사전검토에서 걸러지지 않고 오히려 형사고발을 당해 피의자로 고통을 겪으며 국민청원을 제기한 것까지 후회한다면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는 대국민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해당 병원의 형사고소에 유감을 표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하는 청원인을 보호하는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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