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코로나 백신 예방률 86%...해석 문제점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21-04-05 05:45:50
  • 강윤희 전 식약처 심사위원

한 국내 연구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 1차 접종만으로 86% 라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2021.2.26.~2021.3.25. 약 한 달간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 76만 3618명과 접종을 받지 않은 일반인 사이의 코로나19 발생률을 비교했고, 이 기간 백신 미접종군은 104명(계산으로 추정한 결과), 접종군은 15명(실제 감염자 수)이 발생했으므로 89명의 감염을 예방해 백신 효과가 86%라는 것이다. 이 데이터의 문제점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비교군 설정이 잘못됐다. 이 점은 굳이 의대에서 selection bias를 배우지 않은 일반 국민들도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2021.2.26.~2021.3.25. 기간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은 2021.2.26.~2021.3.22. 중에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65세 미만 입원자 및 종사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들이었고, 3.23.~3.25. 기간에는 요양병원 및 시설의 만 65세에 대한 접종이 포함된다. 즉, 이 기간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에는 일반인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의료진의 경우 개인방역이 일반인보다 더 철저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확진자를 접촉할 가능성도 일반인보다는 높을 수 있다. 또 요양병원의 경우 2021.1.11. 부터 주2회 코로나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점이 있다.

즉, 의료진이든 요양병원이든 일반인 그룹과는 방역 면에서 특수한 점들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런 특별한 그룹을 일반인 그룹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이 기간 접종 대상군이지만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도 접종을 거부한 특성 자체가 교란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 비교군 설정이 쉽지 않은데, 부득불 비교를 한다면 접종을 받은 대상군의 접종 기간 이전 데이터와 비교하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만65세 이상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은 후 2주 뒤 효과를 평가했다. 그렇게 되면 2021.3.23.~3.25. 기간 접종을 받은 만65세 이상의 데이터는 포함될 수 없게 된다. 고령이 절대적인 위험인자인 코로나 관련 연구에서 만65세 이상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부실한 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셋째, 평가지표가 모호하고 부적절하다. 연구팀이 배포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평가지표로서 '감염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용어가 '확진자'와 같은 표현이라면 지표 자체가 부적절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포함 승인되거나 또는 임상 중인 코로나 백신의 유효성은 모두 증상이 있는, 즉 유증상 코로나 감염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느냐를 지표로 삼고 있다.

평가지표로 유증상 감염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합친 확진자를 삼기 어려운 이유는 검사 빈도, 검사 방법, 검체 채취 방법 등등 교란 인자가 매우 많아서 잘못된 결과 해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구팀은 '감염자'라는 표현이 증상이 있는 확진자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무증상 확진자까지 포함하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해야 하며, 백신 유효성 평가의 기준이었던 유증상 확진자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넷째, 중요한 지표들이 전부 빠졌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접종한 영국은 real world data를 국가에서 분석해서 발표했는데, 평가 지표로서 유증상 감염율, 입원율, 사망률, 그리고 이 지표들의 고령에서의 결과 등을 분석했다. 이는 매우 실용적인 지표들로서 코로나 백신의 real world data를 분석할 때 어떤 지표들을 분석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연구이다. 이렇게 좋은 선례 연구가 있는데, 왜 연구팀은 이 중요한 평가 지표들은 전부 빠트렸을까? 물론 사망률을 분석하기에는 기간이 짧지만 입원률 정도는 분석이 가능했을텐데 말이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해 총괄하고 있고, 예방접종위원회를 통해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것처럼 문제의 소지가 있는 데이터를 발표한 연구팀은 바로 예방접종위원회 위원 중 한 사람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데이터가 발표돼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또한 급조한 날림 연구가 아니라 영국의 real world data에 준한 연구를 시행하고, 전문가 peer review를 거쳐 제대로 된 데이터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칼럼은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