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의 반전…대면 강의보다 평가·만족도 월등

발행날짜: 2021-01-05 05:45:57
  • 주관식 시험 포함 실습 점수 등 학업 성취도 훨씬 높아
    강의 선호도도 온라인이 압도적 "포스트 코로나 방향"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온라인 교육의 증가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로 나타났다. 오히려 온라인 강의를 들은 의대생들의 성적과 만족도가 월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기 주도 학습의 결과라고 평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의학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려 씻어낸 온라인 강의 평가와 만족도 모두 월등

4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온라인 전환으로 인한 의대 교육의 변화와 이에 대한 전후 평가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1.36.e13).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장기화로 교육과 평가 등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 만큼 이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것. 과연 온라인 전환 등으로 교육의 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번져 나가면서 국내 모든 의과대학이 2월부터 대면 강의와 수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더욱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의대 교육의 특성상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연구진이 코로나 전후 평가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교육 전환이 교육의 질 하락을 불러왔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실습이 밑바탕이 되는 해부학 수업 및 실습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대면 강의와 실습, 참관이 필수적인 해부학을 통해 성취도를 비교 평가하기 위해서다.

현재 상당수 의대들이 해부 실험실을 폐쇄한 채 해부 과정을 비디오로 시청하거나 3D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잣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이같은 비교는 2019년 본과 3학년을 보낸 학생들과 2020년 온라인을 통해 본과 3학년을 지낸 학생들간의 성취도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들었고 시험 내용과 형식이 같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험 성적을 직접 비교한 것이다.

반복 재생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 효과 "뉴 노멀 제시"

그 결과는 매우 의외였다. 온라인을 통해 해부학을 배운 학생들의 성적이 모든 면에서 월등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우려에도 실제 평가는 월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단 해부학 강의에 대한 성적을 분석하자 2019년도 학생들은 평균 76.36점을 기록했지만 2020년도 학생들은 82.35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해부 실험실에서 이뤄진 평가도 2019년도에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63점에 불과했던 반면 지난해 온라인 강의를 들은 학생은 68.44점을 기록했다.

이같은 경향은 모든 평가에서 마찬가지로 반영됐다. 실제로 주관식 문제에서도 2019년도 학생들의 점수는 71.88점이었지만 2020년도 학생들의 평균은 80.14점이었다.

MCQ(Multiple Choice Question, 선다형 문제) 또한 그랬다. 2019년도 강의를 들은 학생 평균은 83.71점에 불과했지만 2020년도에는 평균 86.09점으로 집계됐다.

성적과 평가뿐만 아니라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실제 온라인 강의를 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하자 온라인이 좋다는 의견이 78.9%로 오프라인(21.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매우 그렇다 65.8%, 그렇다 23.7%).

절약된 시간은 자기 주도적 학습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시간이 절약되면서 혼자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 유용했다는 답변이 많았기 때문이다(매우 그렇다 35.5%, 그렇다 39.5%).

이에 대한 이유로는 녹화된 강의 동영상을 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1회로 끝나는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모르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76.3%).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점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기술적인 부분이었다. 응답자의 61.9%가 온라인 강의 중에 접속 및 네트워크에 문제가 있었다는 답변을 내놓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보면 MCQ보다 주관식 점수가 크게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며 "주관식을 올바르게 풀기 위해서는 MCQ보다 내용을 더욱 숙지하고 이해해야 하는 만큼 학습 내용을 보다 잘 이해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환경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반복 학습을 한 것이 개인 맞춤형 및 자기 주도적 학습 기회의 증가로 이어졌다"며 "이를 촉직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의 역할에 대한 강력한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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