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장에서 경영수장으로 변신한 정진엽 의료원장

이창진
발행날짜: 2020-11-23 05:45:50
  • 정진엽 부민병원 의료원장
    9월부터 부민병원에서 새출발... 대학병원 수준 시스템 정립
    원격문진·미래의학센터 등 구축 "전문병원 의료전달체계 개선 기여"

대학병원 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전문 종합병원 의료원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정진엽 의료원장. 그에게 병원과 의료계는 인생의 동반자이다.

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65, 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전문 종합병원도 대학병원만큼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면 우리나라 의료가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거의 경험을 접목시키기 위해 부민병원으로 왔다"고 밝혔다.

부민병원 정진엽 초대 의료원장.
그는 서울의대 졸업(1980년) 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쳐 올해 정년퇴임 후 지난 9월 부민병원 초대 의료원장에 취임했다.

부민병원은 척추관절 전문 종합병원으로 부산과 서울 등 4개 병원에 16개 진료과와 1200병상, 임직원 2000여명으로 구성된 병원 그룹이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대학병원을 능가하는 부민병원의 의료시스템 구축을 첫 번째 과제로 내걸었다.

그는 "부민병원 그룹 내 4개 병원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의료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면서 "대학병원을 찾지 않아도 전문성 있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부민병원 4개 병원 시너지 극대화…안정적 의료시스템 구축

부민병원은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척추관절 분야 글로벌 병원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해외환자 진료는 물론 베트남과 중국 등에 부민병원 노하우와 시스템을 결합한 해외 병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국내외 어디서든 부민병원을 내원한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해 아시아 최고의 관절척추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원장과 복지부장관 재임 시 주력한 인재 육성도 부민병원에 적용할 예정이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최고의 의료전문가와 행정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부민병원 구성원 모두 자신의 비전과 부서의 비전을 염두해 두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구성원이 리더십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부민병원만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부민병원은 AI(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등 스마트 헬스케어를 접목한 원격문진과 미래의학센터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의료진 육성 교육시스템 도입…지역주민과 소통 경쟁력 관건

그는 "원격 AI 문진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들이 내원 이전 증상에 대한 사전 설문지에 응답하면, 임상 알고리즘을 통해 예상 질환을 도출하고, 대면 진료와 연동해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부민병원 발전과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의학센터를 구축해 임상 빅데이터 분석을 비롯한 AI를 활용한 스마트 의료기기 개발 등 의료산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병원의 노력은 환자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최근 증축한 서울 부민병원의 경우 스마트 감염관리 병실과 안면 인식장치 등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병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간 무한경쟁은 부민병원 역시 피할 수 없는 현안이다.

복지부장관을 역임한 그는 의료 현안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성은 역설했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현재 의료전달체계가 있지만 환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전문병원도 대학병원만큼 전문적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전문병원 시스템 구축은 결국 국내 의료전달체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소병원 육성 정책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병원 경쟁력 강화 방안과 관련, "아무리 잘하고 있더라도 지역주민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병원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병원 내 직종 간 소통과 배려 등 조직 문화와 함께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홍보사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끝으로 "일부 경영자의 활약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보람을 느끼며,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 줘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환경에서 높아진 국민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충족시키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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