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당뇨병학회 올해 주목할 이슈는?

원종혁
발행날짜: 2020-06-08 05:45:58
  • 80주년 ADA 2020, 심혈관질환 등 동반질환 관리 쟁점
    SU제제, SGLT-2i 및 GLP-1A 등 최신 평가자료 공개

안전성 이슈에 오랜기간 발목을 잡혀온 '설폰요소제' 사용부터, 심혈관 보호효과를 앞세워 당뇨병 분야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최신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까지.

올해로 80회차를 맞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0) 학술대회에서는 최적의 약물 치료전략을 비롯한 동반질환자 관리방안, 글로벌 가이드라인의 전문가 평가가 심도깊게 논의된다.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해 오는 12일부터 16일(현지시간 기준)까지 온라인 회의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회에서 주목해봐야 할 이슈들을 메디칼타임즈가 정리했다.

학회 첫 날엔,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심혈관 혜택으로 날개를 단 SGLT-2 억제제들의 최신 임상분석 연구들이 대거 발표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작년 6월 시판허가 5년 2개월만에 시장철수를 결정한 얀센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의 만성신장병 임상인 'CREDENCE 연구'의 추가분석 결과를 시작으로, 베링거 인겔하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랜드마크 임상인 'EMPA-REG OUTCOME 연구(2015년 첫 발표)'를 추가로 사후분석한 결과 세 편이 예정됐다.

여기서 정상적인 지방조직을 벗어나 췌장 및 간,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축적되는 '이소성 지방(ectopic fat)'과 조직 특이 인슐린 민감도를 가진 당뇨병 환자에서 자디앙과 DPP-4 억제제 '자누비아(시타글립틴)'의 개선효과를 비교한 임상은 주목해볼 첫 데이터다.

이외에도 동일 계열약으로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을 적을증으로 한 무작위대조군임상(RCT)에 세부 결과를 보고하고, 현재 처방권 진입을 준비 중인 계열 신약물질인 '벡사글리플로진(Bexagliflozin)'의 3상임상 'BEST 연구' 결과도 학회 첫날에 모두 발표된다.

이슈1. "오래된 설폰요소제 안전성 이슈, 어떻게 결론날까?"

다음날인 13일 본회의에서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전략을 놓고 오랜 안전성 논란을 불러온 설폰요소제의 사용에 전문가 찬성-반대 토론(pro-cons debate)이 한 시간 가량 예정됐다.

글래스고의대 나비드 사타르(Naveed Sattar) 교수를 좌장으로 한 해당 세션에서는, 혈당강하제 가운데 유독 오랜시간 끌어온 안전성 이슈를 놓고 보다 명확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작년 제79차 학술회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의 심혈관 안전성 임상인 'CAROLINA 연구' 결과를 통해 설폰요소제 안전성 논란에는 이미 어느정도 답이 나온 상황이기도 하다.

해당 연구가 DPP-4 억제제 임상 가운데 처음으로 설폰요소제인 '글리메피라이드(glimepiride)'와의 직접비교를 통해 심혈관 안전성을 재확인한 만큼, 두 약물 모두에서 더이상의 안전성 논쟁은 없어야한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인슐린과의 설폰요소제를 비교한 'UKPDS 임상'을 비롯한 'ADOPT 임상' 'ADVANCE 임상' 'RECORD 임상' 'TOSCA-IT 임상'에 이번 CAROLINA 임상까지 설폰요소제의 위험성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FDA는 설폰요소제의 사용과 관련해 심혈관사망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추후 심혈관 안전성 리슈를 놓고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슈2. "환자별 혈압 기준, 메트포르민 사용 엇갈린 시선"

14일 본회의에서는 세계적 당뇨병 석학인 미국 세다스-시나이메디칼센터 산자이 카울(Sanjay Kaul) 교수를 좌장으로한 제2형 당뇨병 관리전략에 주요 심혈관 진료지침들을 놓고 전문가 논평이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2017년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고혈압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130/80mmHg 미만'으로 강력한 혈압조절기준을 제시하며 파장을 일으켰던데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제2형 당뇨병 환자에 적용할 것인지 설전을 벌일 예정이다. 일단, 작년 ADA가 공개한 진료지침에서는 혈압에 더해 기저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강조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견을 모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현행 제2형 당뇨병 표준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의 사용을 놓고, 모든 환자에 1차약제로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전문가들의 입장도 팽팽히 맞설 전망이다.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진단받았거나 고위험군의 경우, 기타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다른 치료제를 먼저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게 적합하다는 작년 ADA 가이드라인 권고문과, 반대 입장을 보인 유럽심장학회(ESC)/유럽당뇨병학회(EASD)의 2019년 가이드라인을 놓고 찬반토론이 진행된다.

이슈3. "ADA가 선택한 올해 가장 주목할 임상논문은?"

15일에는 학회가 선정한 올해 최신 임상 초록(ADA Presidents' Select Abstract Presentation)들의 구연발표도 별도의 새션으로 마련됐다.

세부 목록을 보면, SGLT-2 억제제 계열약인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심부전 치료제 적응증 랜드마크 임상인 'DAPA-HF 연구'의 새 분석 결과도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임상을 근거로 당뇨병 유병률에 미치는 효과를 새롭게 분석한 데이터로 예일의대 실비오 인주키(Silvio E Inzucchi) 교수가 발표를 맡았다.

특히, 포시가의 경우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추가적인 분석 데이터도 함께 선정됐다. 예루살렘 히브류 하다싸의대 이타마 라즈(Itamar Raz) 교수팀은 대규모 심혈관임상인 'DECLARE-TIMI 58 연구'를 추가분석해 포시가가 사구체여과율(EGFR)이 급속도로 저하된 환자에서 어떠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평가한 자료다.

이와 관련, 작년 제79차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동일한 DECLARE-TIMI 58 연구의 추가분석 결과지가 공개된 바 있다. 여기서 포시가는 신장기능이 잘 보존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동반여부에 상관없이 위약 대비 신장질환의 진행을 줄이거나 예방하는 혜택을 확인했다.

다만 임상등록 환자 가운데 중등도 신장장애 환자의 참여가 적어 저위험군과 초기 당뇨병성 신장질환에 보다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는데, 이번 새 분석을 통해 신장이 급속도로 저하된 환자에서의 효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어 생활습관 교정치료가 정상인과 과체중 및 비만한 전당뇨 인원에서 공복혈당검사(FPG)에 각각 어떠한 개선효과를 보이는지를 2년간 무작위위약대조군 분석으로 진행한 결과도 나온다.

약물치료와 관련해 고위험군 남성에서 '테스토스테론 치료(남성호르몬치료)'가 제2형 당뇨병 유병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분석한 첫 결과와, GLP-1 길항제인 노보 노디스크의 '리라글루타이드'를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터류킨(IL)-21과 병용 사용했을때의 효능과 안전성을 최초 분석한 데이터도 주목하고 있다.

이슈4. "SGLT-2 억제제, GLP-1 작용제 처방 황금기 맞이할까?"

SGLT-2 억제제와 GLP-1 작용제들의 심혈관 예방효과를 놓고 심장 및 내분비 전문가들의 논평도 진행될 예정이다.

심혈관 안전성을 넘어 개선혜택을 검증받으면서 각종 국내외 당뇨병 및 심혈관 가이드라인에 주요 약물 옵션으로 이름을 올리는 상황에서, 해당 계열약들의 개선효과가 표준요법으로 "정말 황금기(Prime time)를 맞았는가" 열띈 토론의 자리가 열리는 것. 당뇨병 석학인 미국댈러스당뇨병연구센터 줄리오 로젠스톡(Julio Rosenstock) 박사를 좌장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학회 마지막날인 16일에는 당뇨병 환자에 합병증 관리전략으로 미세혈관과 대혈관 합병증을 놓고 내분비전문가들과 심정전문가들의 합동 심포지엄도 마련됐다(Microvascular and Macrovascular Complications of Diabetes Are Distinct Pathophysiologic Entities).

여기서는 남부캘리포니아의대 안네 피터스(Anne L Peters) 교수를 좌장으로 미세혈관과 대혈관 합병증에 나타나는 병리학적인 소견을 놓고 질환의 개별적인 위험인자로 평가해야할지, 아니면 연속선상에서 바라봐야 할지 찬반토론이 이어진다.

더불어 당뇨병 환자들에서 심혈관 예방관리가 중요하게 평가되면서 특정 심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일차 및 이차예방 전략에 대한 찬반토론도 계획됐다. 이 자리에는 베일러의대 크리스티 발렌타인(Christie M Ballantyne) 교수를 좌장으로 동맥경화 혈전증 합병증 및 심부전에서의 항당뇨병약제와 기타 약물치료를 통한 일차 및 이차 예방효과에 전문가 논평이 이뤄진다.

한편 자디앙 및 포시가에 이어 SGLT-2 억제제 후발주자로 진입한 MSD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의 대규모 심혈관임상(CVOT)인 'VERTIS-CV 연구'의 최종 분석결과가 16일 공개된다.

34개국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제2형 당뇨병 환자 약 8200명이 참여한 해당 임상에서는 앞선 계열약들과 마찬가지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 등 심혈관 혜택 검증에 대한 결과가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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