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학술대회 시대흐름인가 미봉책인가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20-05-18 05:45:57
|메디칼타임즈| 박상준 기자: 메디칼타임즈가 한주간의 이슈를 진단하는 메타포커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코로나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학술대회의 모습을 짚어볼텐데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의약학술팀 이인복 기자와 최선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먼저 이인복 기자,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인해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학회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대한당뇨병학회가 이렇게 학술대회를 치렀죠?

이인복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뇨병학회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제33차 춘계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을 했는데요. 그동안 일부 연수 강좌 등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례는 일부 있습니다만 공식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것은 의학회 6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이 쏠린 것도 사실인데 당뇨병학회도 최초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당한 자부심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상준 기자: 이러한 온라인 학술대회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죠? 세계적으로도 많은 학술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최선 기자: 네 맞습니다. 실제로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AACR, 즉 미국암학회도 지난 4월말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사실 실험적인 시도였던데다 워낙 대규모 학회다 보니 개최 전까지도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막상 끝난 뒤에는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미국내분비학회도 오는 6월 학술대회를 이미 온라인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학술대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준 기자: 이미 진행한 학회들은 나름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보이는데 온라인 학술대회의 어떤 면에서 장점이 있을까요?

이인복 기자: 온라인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인 공간의 문제가 첫 번째로 꼽힙니다. 사실 대형 호텔이나 컨벤션센터라고 해도 수용 인원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온라인은 시스템만 받쳐준다면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의 일부 세션의 경우도 동시 접속자가 3000명까지도 몰렸거든요.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죠. 기록의 의미도 좀 있습니다. 사실 학회의 모든 세션이 녹화되고 기록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이러한 것들이 가능해지다라는거죠. 회원들 대상으로는 다시보기 등의 기능이 가능해진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박상준 기자: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최선 기자: 네. 저도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감염학회 웹 세미나를 취재해봤는데 기술적으로는 매끄럽게 잘 진행됐지만 일부 물리적인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화면이 작다보니 연자가 발표하는 자료가 잘 보이지 않는 문제도 있었고 질문을 어디다 해야 하는지 그러한 질의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프라인 학회에 비해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학술대회가 일정 부분 교류의 장이 되는 성격도 있는데 이 부분이 완전히 생략이 되니까 이런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박상준 기자: 협찬 문제와 연수 평점 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이인복 기자: 네 사실 이 부분이 온라인 학술행사의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학술대회가 의학자들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제약사들이 전시 부스를 통해 주력 품목을 소개하는 중요한 장이거든요. 헌데 학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이 장이 사라져 버린 셈입니다. 그만큼 후원에도 영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수 평점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가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해서는 평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학술대회가 이어진다면 풀어야할 문제인 셈입니다.

박상준 기자: 이러한 가운데서 여전히 오프라인 학회를 진행하는 곳도 많습니다. 학회나 의사회들도 고민이 깊어질텐데요. 어떻습니까?

최선 기자: 네 우선 지난 주말 제법 큰 규모의 학술대회인 개원내과의사회가 오프라인 학회를 진행했는데요. 입구에서부터 발열 체크부터 마스크 의무화, 좌석 배치까지 조정하면서 우선 행사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한국초음파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 등도 오프라인 학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인데요. 이유는 앞서 나눈 얘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관 계약과 위약금 등도 맞물리고 있어 노심초사하면서도 우선 진행해 본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박상준 기자: 이제 춘계학술대회를 넘어 추계학술대회를 생각해야할 시점인데요. 또 날짜를 미뤄놓은 학회들도 많고요. 앞으로 학술행사 어떻게 될까요?

이인복 기자: 우선 앞서 살펴봤듯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술대회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상당수 학회들은 오프라인쪽에 무게를 두는 경향은 분명합니다. 결국 관건은 코로나로 보여지는데요. 코로나가 소강상태에 접어든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계속해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사실상 온라인이냐 취소냐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집니다. 이렇게 된다면 학술대회 양상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죠. 연장선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사실상 온라인 전환 기류가 명확하거든요. 이러한 경향도 분명히 국내 학술대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준 기자: 네. 잘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가 바꾼 학술대회 모습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하루 빨리 코로나 걱정 없이 마음껏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면서 메타포커스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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