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거리두기' 언제까지?

발행날짜: 2020-04-20 05:45:58
  • 황금연휴가 고비...4월말부터 5월초 감염 확산 여부가 기준
    병원계 코로나 사태 전후로 많이 바뀔 것...진료형태 변화 전망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그 이후의 생활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생활방역위원회'를 통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의 정책 방향을 준비하면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는 17일 보건의료정책 및 감염병, 방역전문가 3인(예방의학과, 감염내과, 의료관리학)에게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이 언제쯤 가능할지, 그 이후의 의료는 어떤 모습일지 견해를 들어봤다.

좌측부터 김윤, 홍윤철, 엄중식 교수. 전문가 3인에게 생활방역 전환 시점 등 향후 변화에 대해 물어봤다.
전문가들은 초·중·고등학교의 오프라인 개학은 당분간 쉽지 않다고 봤다. 다만, 오는 4월말부터 5월초까지의 추가 확진자 현황에 따라 검토해봐야할 부분이라고 봤다.

정부는 생활방역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료전문가들은 여전히 경각심을 늦춰선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원격진료 등 의료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큰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소아환자의 급속한 감소. 일시적인 현상에서 그치지 않고 의료기관의 모습은 물론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문가 3인은 예방의학 전문가로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 감염병 전문가로 가천의대 길병원 엄중식 교수, 의료제도 및 정책 전문가로 서울의대 김윤 교수 등이다.(이하 직함 생략)

Q1: 방역당국이 '생활방역' 논의를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낼 수 있는 것인가. 그 시점을 언제쯤으로 전망하나.

엄중식=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는 것과 무관하게 국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 하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하지 않겠나. 다음 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당장 생활방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시기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최근 총선과 부활절 예배 등 국민들의 이동이 많았다. 4월말부터 5월초를 잘 넘겨야한다. 이 기간을 잘 넘기면 5월내로 코로나를 잡을 수 있지만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 생활방역 전환도 물건너 간다고 본다.

홍윤철=만약 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고강도'를 떼는 수준을 유지한다고 보는 게 맞다. 확진자 감소 이후에도 모니터링 차원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를 1만5천여건 유지해 조기발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윤=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놨다. 적어도 백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혹은 집단 면역이 생길 때까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한다.

Q2:그렇다면 초·중·고교 오프라인 개학은 언제쯤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나.

홍윤철=지금 결정하기 어렵다.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유지해야한다고 본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모니터링 데이터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5월초까지 추가 감염자 발생이 낮으면 오프라인 개학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본다.

김윤=100% 오프라인 개학은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하다. 가령, 강의는 온라인으로하고 토론은 오프라인으로 한다든지.

엄중식=코로나19 종식 이후가 적절하다고 본다. 미국, 유럽 등도 개학을 내년으로 미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걸로 안다. 물론 쉽지 않은 문제다. 일단 코로나19 유행상황을 잘 판단해 국내 감염이 없어졌을 때 개학해야한다고 본다.

Q3:당장 의과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2학기에도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야하나.

김윤=의대교육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실습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조치를 하면서 진행해야한다고 본다.

엄중식=비대면 강의로 전환해야한다. 하지만 실습, 시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진행해야한다고 본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교육과정에 구멍이 없도록 챙겨야한다.

홍윤철=의과대학마다 상황이 다를 듯하다. 일괄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Q4:코로나19로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의료기관 방문을 꺼리면서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감염병의 장기화 혹은 일상화와 맞물려 원격진료 허용을 재논의하자는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엄중식=원격진료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언급이 조심스럽다. 한마디 하자면 지금까지는 논의 자체를 안했다면 이제는 다시 논의해 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실화하려면 1차 의료기관에 한해 허용한다든지 전제조건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코로나 시국에선 원격진료가 개원가 경영적 측면에서 검토해야할 부분도 있다.

김윤=코로나19 예측이 어렵지만 당분간 의료기관 내 산발적 감염이 지속되면 환자는 병원 내원을 기피하고 이는 곧 경영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즉, 경영적 측면에서 의료기관이 먼저 원격진료 활용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본다. 환자와 물리적인 접촉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의 의료시스템 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윤철=최근 원격진료의 한시적 허용은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의료체계 즉, 1,2,3차 의료기관을 고려하지 않고 도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

Q5:결국 코로나19 이후 의료계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에 환자 대기줄이 사라지는 등 의료기관 이용 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더라. 실제로 의료기관의 진료행태를 바꿀 것이라고 보나.

김윤=상급종합병원은 환자가 계속 많을 것이다. 경증 환자 비중이 많은 1,2차 의료기관의 환자가 감소할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코로나19 가 세상을 바꿔놨다. 적응이 안될 수 있지만 바뀐 세상에 맞춰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방안은 원격진료가 될수도 있고 주치의제가 될수도 있다.

엄중식=메르스 당시에도 그랬지만 응급센터에 환자가 급감했다. 특히 소아응급환자는 많이 감소했다. 하지만 사망률이 급증했다거나 의료공백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과수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환자 감소에 따른 손실에 맞춰 저수가 문제를 해결, 의료의 양을 줄이고 질을 올리는 식으로 전환했으면 한다. 코로나를 계기로 병원 문화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홍윤철=미래 의료는 결국 바뀌어야 한다. 지역사회 의료기관이 플랫폼 기반에서 스마트 의료시스템으로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병원중심 의료에서 환자중심으로 바꾸고 질병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해야한다. 의료전달체계도 3차 의료기관 중심의 의료에서 환자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과거 환자로 바글바글하던 시대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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