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 급여체계 개선…코로나가 발목잡나

황병우
발행날짜: 2020-04-03 05:45:56
  • 1차 논의서 TF구성 결정…코로나19 병원수익 손실 걸림돌
    서울대병원 측 "처우개선 필요성 공감…논의 속도조절은 필요"

병원과 전공의 간의 첫 처우개선 논의로 주목받았던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가 TF논의체 구성이라는 성과를 가지고 다음 논의를 이어간다.

다만, TF구성과 별개로 실무적인 협의는 이제 시작인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속도조절을 언급해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전협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이하 서전협)는 지난 달 19일 실시한 전공의 급여체계개선 논의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TF 논의체 구성에 합의를 한 상태로 서전협의 요구한 상여금에 대해 동의를 한 상황이다.

하지만 상여금 지급에 대한 동의는 원론적인 부분으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TF 논의체에 포함되는 구성원이나 급여체계 개선 구체화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는 게 대전협의 설명이다.

특히, 대전협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측이 논의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수익 손실이 약 1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병원과의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개선의지를 갖고 있다"며 "논의는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고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있기 때문에 병원도 빨리 못 해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논의가 멈추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며 "반대로 병원 수익이 개선된다고 전공의 처우가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은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서울대병원과 전공의 간의 논의에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할 수는 있지만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

현재 대전협과 서전협은 당장의 전공의 처우개선과 별개로 이번 논의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타 병원의 처우 개선 등 2차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서울대병원은 전공의수가 많기도 하고 앞으로의 기준점이 될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다"며 "대전협도 관련 논의는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들어올 전공의들이 보장받을 수 있는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전협 관계자는 "오버타임에 대한 수당 인정문제나 최저시급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공의법 준수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며 "병원 입장에서도 전공의 처우개선에 따른 영향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고 때문에 관련 논의가 전공의법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3일에는 병원과 전공의가 급여체계 개선과 관련해 2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서전협은 TF논의체에 다양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원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서전협 관계자는 "TF는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전공의 포션이 얼마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집행부 소속 외에도 전공의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진료지원파트, 수술과, 내과계 등 여러 전공의들의 의견이 반영돼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전협은 전공의 처우 개선이 장기화 되더라도 8월 이전에는 최소한의 청사진이 나와야한다는 입장이다.

서전협 관계자는 "상여금은 당장 오는 5월에 타 직역의 직원들은 나오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달에 관련 논의를 실시해야 된다고 본다"며 "전공의 급여체계 개선은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8월 이전에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청사진이 그려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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